내실다지기 주력… 온라인 발빠른 전환 눈길
2021 안경업계 결산 안경 온라인 판매, 물보전법 등 굵직한 이슈 원만해결 눈길
힘겨웠던 2021 신축년이 막을 내린다.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2020년보다 나아질 것이란 기대로 출발했던 2021년은 더욱 위중해진 코로나 상황만큼 안경업계 역시 모두가 힘들었던 한 해였다.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 논란과 함께 안경원에 슬러지 여과기기 설치를 강제하는 물환경보전법 개정안 시행 등 굵직한 이슈들이 안경업계를 뒤흔든 가운데, 안경렌즈 및 콘택트렌즈 업체들은 활발한 신제품 출시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한 모습이었다.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프레임 업계는 대규모 오프라인 수주회 개최 제약 탓에 여전히 대면영업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트렌디한 신제품들을 꾸준히 출시하며 침체된 안경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온라인 채널을 강화함과 동시에 소비자 이벤트도 적극 진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환경보전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다양한 슬러지 여과기기가 다수 출시된 것도 눈에 띄는 점이었다.
2년만에 열린 대구국제안경전(이하 디옵스)은 오프라인 전시회에 목말라 있던 업계관계자들에게 단비와도 같았다. 코로나 상황에 따라 해외바이어들의 대거 방문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안경사들을 비롯한 국내 참관객들의 발길이 전시회 기간 내내 끊이지 않았다. 오랜만에 전시회에 참가한 참가사들의 열정도 디옵스 현장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사)대한안경사협회(협회장 김종석.이하 대안협)는 김종석 협회장이 연임한 가운데 21대 집행부가 새롭게 출범하며 산적한 업계 현안들을 착실히 해결해 나갔다. 특히 지난 7월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 정책 반대를 위해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대규모 반대 집회는 국민 눈 건강 및 업권 수호에 대한 안경사들의 강력한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나타낸 의미있는 자리였다. 김종석 협회장은 집회 현장에서 삭발식까지 감행하며 안경사들의 현재와 미래를 지켜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 논란은 지난 6월 기획재정부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 겸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도수 안경 온라인 판매 추진을 포함한 '한걸음 모델' 추진현황 및 향후계획을 논의한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2019년 온라인 가상피팅 업체인 라운즈가 국민 편의와 관련 산업 활성화를 이유로 가상피팅 후 온라인 주문, 배송을 허용해 달라며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로 관련 사업을 신청한 것을 기재부는 신산업 발전 취지에서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 허용 건을 한걸음 모델로 선정한 것이다.
이에 대안협은 즉각 반대성명서를 발표하고 강력대응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이후 7월 정부 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앞에서 '안경 온라인 판매 반대집회'를 통해 국민 눈 건강을 해치는 정부의 정책에 강력하게 반대한다는 의지를 표명했으며, 이를 계기로 약 4개월 동안 전국 시도안경사회 회원 및 일반 안경사들이 총 130여 차례의 1인 시위를 통한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 반대운동을 펼쳤다. 또 '안경 온라인 판매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전격 구성해 각 권역별 위원장을 포함한 비상대책위원을 필두로 안경 온라인 판매 절대불가 운동 및 청와대 국민청원, 대국민 서명운동, 1인 시위 등을 전개해 나갔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대규모 인원이 모여 단체행동을 할 수 없음에도 안경사들의 자발적인 1인 시위 참여와 국회와 정부를 오가며 안경사들의 입장을 전한 김종석 협회장 이하 임원들의 부단한 노력이 돋보였다. 김 협회장은 국정감사 출석 및 국회, 정부, 관계부처 등 각계 각층에 안경 온라인 판매의 부당성을 호소하며 국민들의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전문가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며 혼신의 노력을 경주해 왔다. 이윽고 지난달 30일에는 현행대로 온라인 판매는 금지하고 국민 눈 건강에 미치는 영향 및 보건의료분야의 특수성이 반영된 전자상거래에 대한 공동연구조사를 진행하며, 안경업계 상호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는 합의에 이르렀다. 이로써 수개월간 안경업계를 혼란에 빠트렸던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 논란은 일단락 됐다.
물환경보전법 개정안은 올해 7월부터 본격 시행됐다. 개정안에 따라 옥습기를 사용하는 모든 안경원은 안경렌즈 연마 폐수를 여과 장치를 이용해 오염물질을 허용기준치 이하로 처리해 배출해야 하며, 관련 내용을 각 시.군.구청에 신고하게 됐다. 이로 인해 많은 업체들이 여과기기를 앞다퉈 출시했다. 부직포를 사용한 여과방법도 대안협을 비롯한 다양한 채널에서 공유되며 부직포 제작 업체들은 판매에 열을 올렸다. 안경사들은 부직포를 포함한 여과기기 설치 신고 방법 등을 적극 공유하며 개정안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 했다. 물환경보전법 개정안은 안경원을 기타수질오염원으로 분류해 일정성능을 가진 여과기기를 통해 오염물질을 허용기준치 이하로 배출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안경원은 이에 따라 조치사항을 기한 내 미신고하거나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할 경우 행정처분이나 벌금 또는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2년만에 열린 디옵스는 더욱 풍성해진 볼거리로 침체된 안경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대구광역시(시장 권영진)가 주최하고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원장 진광식.이하 진흥원)이 주관한 대한민국 유일의 안경산업 전시회인 제19회 디옵스는 총 참가업체 117개사, 344개 부스 규모로 진행됐으며, 3일 동안 총 1만 여명의 참관객들이 전시회장을 찾았다. 올해 디옵스는 전시회 참가 기업의 마케팅 지원 및 신규 판로 개척으로 침체된 안경업계를 살리는데 주안점을 뒀다. 전체 참관객 수는 2019년 코로나 전보다는 적은 편이었으나 실제 구매로 이어진 안경사들의 방문이 많아 내실있는 전시회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경렌즈와 콘택트렌즈 기업들은 활발한 신제품 출시 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한국존슨앤드존슨 비젼은 온라인 컨퍼런스와 교육을 통해 안경사들과의 긴밀한 소통을 이어갔으며, 멀티포컬과 같은 기능성 제품 알리기에 주력했다. 에실로코리아는 소비자 밀착마케팅을 통한 변색렌즈 알리기와 엑스퍼트 안경원 1호점을 오픈하고 프리미엄 비젼케어 솔루션의 새지평을 열었다. 쿠퍼비전 코리아는 신제품 '마이데이 토릭'을 대대적으로 출시하며 안경원 비즈니스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한국호야렌즈는 '비저너리 엘리트'를 통해 유능한 젊은 안경사 육성에 팔을 걷어 부쳤으며,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며 안경사들과의 스킨십을 이어나갔다. 바슈롬코리아는 신제품 '울트라 원데이'를 출시하며 탁월한 제품력을 인정받았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본 프레임 업계는 트렌디한 신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안경사들과 소비자들을 만났다. '플럼'과 '샤르망'을 전개하는 팬텀옵티칼은 도매몰 오픈을 통해 안경사들과의 비대면 관계십을 강화해 나갔으며, 다양한 종류의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였다. 정통 일본 하우스 아이웨어의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는 디엠무역은 주력 브랜드 '림락'과 함께 여성용 아이웨어의 바이블로 불리울 만큼 완벽한 퀄리티를 보여준 '유유콜렉터'를 새롭게 전개하며 안경사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프랜차이즈 업계 역시 소비자 밀착 마케팅과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는데, 다비치안경은 다비치마켓과 새로운 얼굴인 위클리와 정준호를 전속모델로 내세워 소비자 마케팅에 힘을 쏟았다. 안경매니져는 글라스스토리 상표권 분쟁이 종료됨에 따라 가맹점 관리에 집중했으며, 도매몰 오픈을 통한 안경사와의 스킨십 강화 움직임을 보였다.
2022년은 안경업계가 코로나 상황을 극복하고 예년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는 해다. 아직 코로나 상황이 위중함에 따라 섣부른 판단은 이르지만 여러 난관을 딛고 활기찬 안경업계가 되기를 두손 모아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