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한국광학공업협동조합 곽순호 이사장 인터뷰

2010-05-31     이재령

"안경테-선글라스-기기 수출 신장세에 보람
해외전시회 적극 지원"


대구광역시에 위치한 한국광학공업협동조합은 1962년 설립된 이후 광학안경공업의 건전한 발전과 조합원 상호간의 복리증진을 도모하고 있다. 107개 회원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업계의 공동 관심사나 대정부 지원 요청 등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조합을 이끌어 오고 있는 곽순호 이사장은 조합의 역사만큼이나 한국 안경 산업의 산증인이다. 1977년 안경 산업에 첫 발을 내디딘 후 40년 가까운 시간 동안 한 길만을 고집했다. 해외 바이어들의 주문이 물밀 듯이 밀려오던 1980년대에도, 중국의 저가 공세로 안경 산업의 뿌리가 흔들리던 1990년대에도 곽 이사장은 항상 그 자리를 지켰다.

곽 이사장의 한국 안경 산업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물론 그만큼 아쉬움도 많다. “국내 업체들의 해외 유명 전시회 참가와 관련 정부 지원이 해마다 줄고 있다”는 곽 이사장은 “계속되고 있는 중국 제품들의 원산지 허위 표시도 더욱 개선이 필요하다”며 업계의 어려움을 전했다.

곽 이사장은 조합의 장이기 전에 ‘카이스트’로 유명한 삼원광학의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경영에 있어 ‘정직과 성실’의 중요성을 가장 강조한 곽 이사장. fn아이포커스 특별인터뷰에서 그를 만났다.

q : 한국광학공업협동조합은 언제 창립되었나.
▲ 1962년 5월 9일 문을 열어 현재 107개 회사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에는 안경테 업체 위주로 출발했지만 이후 안경과 관련된 모든 업체, 즉 렌즈나 케이스, 콘택트렌즈 등 다양한 업체들이 회원사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q : 조합은 어떤 일을 하나.
▲ 업계의 공동 관심사, 어려운 점, 대정부와 관련된 문제 등을 같이 의논하고 협의해서 풀어나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

q : 조합 차원의 수출 지원책은
▲ 한국안경지원센터가 조합의 노력으로 탄생했다. 비조합원들도 있지만 대부분 조합원들이 출자했고 사업도 기획, 정부에 지원을 요청해 만들어졌다.

q : 대구에는 공동 브랜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대구시와 상공회의소가 합작한 브랜드와 지식경제부와 대구시가 힘을 모아 지역 연고 사업 차원에서 탄생시킨 공동 브랜드가 있다.

q : 해외전시회 참가 주선 등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데.
▲ 직접적으로 조합에서 주관하는 것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실모(silmo)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되는 미도(mido) 그리고 뮌헨 전시회 등이 있다. 지원센터를 통해 하는 것으로는 홍콩 국제광학전시회가 있다. 모두 세계 안경-광학시장을 선도하는 국제안경전시회다.

또 코트라와 중소기업중앙회를 통해 지원받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최근 지원 축소로 홍콩과 뮌헨의 경우 자금 배정을 못 받고 있다. 다행히 미도와 실모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다만 참가 지원 업체는 계속 늘고 있지만 정부 지원은 그대로거나 축소되고 있다. 업체들이 받는 혜택이 점점 줄고 있는 점이 아쉽다.


q :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도 안경테 제조업의 작년과 재작년의 수출은 호조세를 띄었다. 올해 해외 수출 현황은 어떤가.
▲ 올해는 3월말까지 작년과 비교했을 때 순수 선글라스와 안경테의 경우 27%정도 수출이 늘었다. 기타 광학기기까지 합치면 40%정도 증가했다.

q : 저가 중국산 안경테의 원산지 허위표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 90년대 말부터 중국 제품으로 인해 수출이나 내수 시장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원산지 표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3∼4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제품임에도 표시가 제대로 된 제품이 거의 없었다.

그동안 대통령 인수위원회나 경찰, 검찰 등에 진정을 하고 샘플을 구해 세관에 제공하는 등 많은 노력을 통해 개선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서울 쪽에는 만연해 있다. 앞으로 규제가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

q : 대구세관과 mou를 체결하는 등 지역특화물인 안경 산업을 지키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걸로 알고 있다.
▲ 기존에는 간헐적으로 찾아가 조사를 요청하거나 자료 요청을 해왔다. 하지만 이는 법적 문제 등으로 많은 한계가 있었다. 이제는 정기적으로 만남의 자리를 만들어 토론 등을 통해 그동안의 오해를 풀고 현장 조사나 수입 물품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는 등 기존 문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합이 불공정무역행위 신고센터로 지정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원산지 표기를 위반한다거나 탈법 행위 등에 대해 조사를 할 수 있는 준사법권을 갖고 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함께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취득한 셈이다.

q : 조합 이사장이기 전에 삼원광학 대표이사다. 대표 브랜드인 카이스트는 어떤 제품인가.
▲ 2001년에 처음 출시했다. 당시에는 첨단소재였던 티탄, 베타티탄이 제품의 8∼90%를 차지했다. 다른 기업으로서는 어려웠던 기술로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일부 업체서 소량의 티탄 사용만으로도 ‘티탄’이라는 이름을 내세워 가격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기도 했다.
제조업체의 문제도 있지만 이런 사실을 알고도 판매한 안경원들에 많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q : 카이스트의 전략은
▲ 공교롭게도 카이스트란 이름은 일반인들에게 한국과학기술원으로 인식되어 있다. 이런 점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점잖으면서도 기술적인 제품이 연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회사보다 디자인이나 공정에서 고난도 기술을 요하는 제품을 개발해 브랜드 이미지를 올릴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물론 젊은이들을 겨냥한 브랜드 론칭도 준비 중이다.

q : 경영철학이 있다면
▲ 첫째는 정직, 둘째는 성실이다. 그리고 항상 생각하는 사람이 되자는 각오로 모든 일에 임하고 있다. 생각하지 않고는 발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