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실손보험 지급 제동, 업계 변수될까

보험사들, 지난해 1조 원 넘게 보험금 지급에 적자 주범 불법의료영업 의심 안과 고소·고발하고 심사 기준 강화 안경사 "수술보다는 누진·멀티포컬 등 유도 추천 필요"

2022-04-04     김선민 기자

 

 

국내 메이저 손해보험사들이 백내장 수술 관련 과잉 진료 문제를 뿌리 뽑기 위해 불법 의료 영업이 의심되는 안과 병.의원에 대한 고소.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백내장 수술 청구 실손보험금은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보험사들은 이같은 행태를 바로잡고자 이달부터 백내장 수술 보험금 청구 시 '세극등현미경검사 결과'를 제출하도록 심사 기준을 강화했다.

이와 관련해 매일경제신문은 지난달 30일 '4월부터 백내장 실손 못타…절판마케팅 안과 매일 100억씩 빼갔다'기사를 통해 과도한 백내장 수술로 인한 실손보험 적자 문제를 제기했다. 

기사에 따르면 "일부 안과의 허위.과잉 진료가 기승을 부리면서 매일 100억원(주요 손해보험사 합산)의 실손보험금이 줄줄 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백내장 수술로 청구된 보험금은 작년에만 하루 평균 30억원대였는데, 올해 초 50억원을 넘어서 3월에는 100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백내장 수술 보험금 청구 상위 15개 병원에서는 1월 대비 2월 청구금액이 많게는 1.7배나 늘었다. 보험사들은 3월에는 더 급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백내장 수술은 수술 시간이 짧고 입원도 필요 없어 '간단한 시술'이라며 병원에서 권하는 경우가 많다. 백내장은 국내 주요 수술 33개 중 1위이고, 작년 백내장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만 140만명에 달한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과잉 수술이 의심되는 안과 상위 40곳은 의사 1인당 하루 평균 9~10건씩 백내장 수술을 하고 있었다"고 문제점을 제기하며, "B보험사에 따르면 청구금액 상위 15개 안과의 경우, 수술 환자 2명 중 1명이 59세 이하였다. 작년 53%였던 59세 이하 백내장 수술 환자는 올 1월 57.2%로 늘었고, 2월(55.5%)과 3월(57.5%)에도 절반을 훌쩍 넘었다. 백내장은 꼭 필요한 사람만 해야 하지만, 렌즈 삽입술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 수술받는 이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실손보험금 수령을 내세운 일부 안과들의 과잉 영업행태는 안경업계지에도 수차례 보도된 바 있으며, 백내장 수술이 필요하진 않은 환자들에게까지 브로커 등을 통해 인근 오피스텔 숙박비나 교통비, 페이백 등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영업하다 적발된 안과들에 대한 보도도 잇따랐다.

안경업계는 보험업계의 백내장 실손보험금 수령 심사기준 강화 방침을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안경원에서는 의료행위가 금지돼 있기 때문에 안과처럼 보험금 수령을 볼모로한 영업행위가 애초에 불가능하다. 그러나 누진렌즈나 어시스트렌즈, 멀티포컬 콘택트렌즈와 같은 기능성 제품을 내세워 백내장 수술을 고민하거나 수술 후 불편함을 느끼는 고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 백내장 수술이 원거리와 근거리 시력을 완벽히 회복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고객들에게 안경원에서 더 안전한 솔루션을 제공해 줄 수 있다고 어필해 보는 것이다. 

서울 성북구에서 안경원을 운영하는 이형균 원장(비춤안경)은 "백내장 수술을 고민하는 고객들이 저희 안경원에도 많이 오신다. 수술을 하게 되면 젊었을 때 시력처럼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신데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안될 수도 있다고 말씀을 드리는 편이다. 교정시력이 0.5가 안나올때 보통 수술을 권장드리는데, 수술을 하고도 그에 못미치게 되면 다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경원에서는 누진다초점과 어시스트 렌즈, 멀티포컬 콘택트렌즈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대부분 고객들은 시력이 50점에서 80점만 돼도 만족해 한다. 무문별한 백내장 수술은 오히려 시생활을 악화시킬 있다는 부분을 잘 말씀드리고 안경원에서 보다 안전하고 손쉬운 솔루션을 제공해드릴 수 있음을 강조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백내장 수술에 대한 보험사들의 실손보험 지급기준이 강화되며 안경원은 이로 인한 반사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백내장 수술을 고민하는 고객들을 위한 안경원만의 무기를 꺼내 보일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