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웨어 해외 직구 사기 3년간 450건 피해↑

주요 피해 품목 중 2위에 올라 SNS 광고 통해 사이트 접속 소비자원, 5~7월 주의 당부

2022-05-02     김선민 기자

 

 

SNS 등 디지털 채널을 이용한 모바일 쇼핑이 늘고 있는 가운데 해외직구를 활용한 구매량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무턱대고 해외직구 대행 사이트를 이용했다가는 사기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지난달 27일 한국소비자원(원장 장덕진)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년 최근 3년간(2019~2021) 접수된 해외직구 사기의심 사이트 관련 소비자상담은 총 2,544건으로 확인됐는데, 주요 피해 품목으로 '의류.신발'이 37.8%(962건)로 가장 많았고, '가방.선글라스'등도 18.0%(458건)로 확인되며, 패션 관련 품목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 접수 현황을 보면 광군제(중국), 블랙프라이데이(미국), 박싱데이(영국.유럽) 등 글로벌 대규모 할인행사 영향으로 11월부터 1월까지가 전체의 47.7%(1,214건) 접수됐고,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5월(174건)과 6월(172건)에도 13.6%가 접수됐다. 특히 6월과 7월에는 '안경.선글라스' 사례가 가장 많았는데,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고가의 선글라스 해외직구가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불만사유별로는 취소.환급 요청을 사업자가 지연하거나 거부하는 사례가 57.8% (1,470건)로 가장 많았으며, 사업자 연락두절 및 사이트 폐쇄가 13.4%(342건), 물품의 미배송.배송 지연이 9.6%(243건) 순이었다. 

접속경로가 확인된 1,632건을 분석한 결과,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 SNS 광고를 보고 사기의심 사이트에 접속한 경우가 66.7%(1,089건)로 가장 많았으며, 브랜드명 또는 품목을 검색해 접속한 경우도 20.5%(334건)였는데, 직접 검색해 사이트에 접속하게 되는 사례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해외직구 시장은 현재 구매액 기준 5조원을 넘어서고 있으며(통계청 발표), 전년대비 26.4% 가량 성장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억눌린 소비심리가 해외직구에 몰린 것으로 풀이되는데, 로컬라이징 전략을 바탕으로 한 해외직구 사이트가 다수 늘어난 것도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안경업계의 경우 최근 몇 년간 콘택트렌즈 해외직구로 인해 골머리를 앓았다. 콘택트렌즈가 의료기기로 분류돼 안경원에서만 판매가 가능한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 일본 등에서는 온라인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이들 해외직구 사이트들은 법망을 피하기 위해 법적 문제가 없는 해외 주소지로 사업자 등록을 한 뒤 한국어 사이트로 변환해 SNS를 중심으로 국내 소비자 대상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한편 이번 한국소비자원 발표는 안경과 선글라스 품목에 대한 피해 사례를 공유했는데, 이는 해외직구 시장이 급격히 성장한 탓에 고가의 안경과 선글라스도 해외직구를 통해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 네이버에서 '안경 해외직구'를 검색하면 관련 페이지만 70만 건이 넘는다. 특히 일부 제품들은 가품을 정품처럼 판매하는 구매 사이트도 더러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콘택트렌즈 해외직구의 경우 지난 2016년 발효된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라 콘택트렌즈에 대한 해외직구 구매대행은 법으로 금지돼 있다. 이에 콘택트렌즈 구매대행 업체들은 국내서버가 아닌 해외서버를 통해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선글라스나 안경테의 경우 공산품으로 취급돼 국내에서 얼마든지 대행 판매가 가능하다. 인기있는 고가 브랜드 제품의 경우 수 천개가 검색되는데 이들 업체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정품인지 또는 교환이나 환불이 원활한지는 명확치 않다. 

또 이들 제품을 구입한 뒤 안경원을 찾아 도수가공이나 피팅, 수리 등을 요구하는 경우 안경사 입장에서는 고가의 제품을 수리, 가공하는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고 클레임이 발생할 수도 있다. 

서울에서 안경원을 운영하는 'A'원장은 "온라인에서 구매한 고가의 제품을 들고 도수가공이나 피팅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꽤 있다. 이 분들에게는 피팅비를 더 요구하는 편이며, 가공시 발생할 수도 있는 제품 손상 부분에 있어서도 미리 설명을 드리는 편"이라며 "온라인에서 테를 구매해오는 고객들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안경원에서도 이를 위한 자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비용청구나 사후 관리에 있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