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 온라인 판매 국민제안 무산, 불안감 여전

10건 중 최종 8위로 마감돼 어뷰징 논란 정책에 참고만 대안협 발 빠른 대응 빛 발해 작년 안경 온라인 판매부터 C/L까지 지속적인 이슈화 안경사 "업계 미래 불안정" 협회 중심으로 회원 뭉쳐야

2022-08-08     김선민 기자

 

 

'콘택트렌즈 온라인 구매 허용' 안건이 포함돼 논란이 됐던 '국민제안 TOP 10' 투표에서 콘택트렌즈 관련 부문은 567만여 표 중 56만4,000여 표를 획득해 8위를 기록, 정책 논의 안건에서 제외됐다. 이와 별개로 대통령실은 대국민 온라인 투표에서 중복 전송(어뷰징)이 나타났다며, 상위 3건은 별도로 발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민제안 TOP 10은 지난달 20일 대통령실이 콘택트렌즈 온라인 구매 허용 안건이 포함된 우수 국민제안 10건을 발표, 10일간 대국민 투표로 상위 3건을 선정, 심사위원단을 통해 정책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전해 안경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대통령실 발표 후 (사)대한안경사협회(협회장 김종석.이하 대안협)는 긴급 임원단 회의를 개최, 회원들에게 투표 독려는 물론 대응책 마련을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김종석 협회장은 회원들에게 전하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작년 기획재정부 '한걸음 모델' 안경 온라인 판매 정책추진에 이어 금번 '국민제안' 콘택트렌즈 판매 10대 과제 채택에서 보듯 안경업계 미래는 매우 불안한 것이 현실적 환경"이라며 "작년과 이번 사태를 맞아 대처해 나가는 과정에서 너무도 안이하고 마치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듯한 인식들에 대해 많은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협회가 돼야 하고 회원님들은 협회를 중심으로 뭉쳐 주셔야 합니다. 또 협회를 존중하고 힘을 실어주셔야 합니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이기주의적 사고는 우리를 매우 힘들게 하고 결국은 돌이킬 수 없는 공멸의 요인이 될 수가 있습니다"라며 위기 상황에서의 단합을 호소했다.

한편 국민제안 TOP 10은 국민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정책 추진에 있어 국민들의 손으로 투표하게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지만 정책 입안자가 누군지 또 선정된 안건들이 얼마나 많은 국민들의 공감을 받았는지도 알 수 없어 투명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게다가 지난 1일 대통령실이 기술적인 문제로 중복 전송이 일어나 상위 3개 안건을 발표하지 않는다고 전하자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안경업계 역시 이해 당사자인 대안협에 어떠한 문의도 없이 콘택트렌즈 온라인 구매 허용 안건을 덜컥 발표하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민제안 TOP10 투표에 참여했다는 대안협 한 회원은 "안경사 대표 단체에 대해 일언반구 문의도 없이 콘택트렌즈 온라인 구매 허용이라는 단순 제목과 한 줄 짜리 설명으로 정책을 추진하는게 말이되는지 모르겠다.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재개정과 더불어 안경산업 근간이 바뀌는 정책을 이렇게 취급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안경사들도 자신들의 밥그릇과 직결돼 있는 사안인데 소가 닭 보듯이 하는 태도도 문제가 있다. 저가 경쟁으로 인해 콘택트렌즈가 현재 큰 효자상품은 아니라지만 콘택트렌즈 온라인 판매가 허용된다면 도수 안경렌즈 판매로도 얼마든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1일 종료된 투표에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가 가장 많은 득표를 기록했으며, 9900원 K-교통패스 도입, 휴대전화 모바일 데이터 잔량 이월 허용 등이 TOP 3를 차지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3위를 뽑는다는 것은 국민 의견이 이런 게 많았다고 (정부에) 참고적으로 주는 것"이라며 정책의 주요 결정 과정은 다시 거쳐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