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 온라인판매 재시도 우려, 내부변화 시급

검안·상담없이 단순 판매 늘면서 의료기기 각인 사라져 국민안보건 카드 꺼내려면 '안경사=전문가' 심어줘야

2022-08-15     노민희 기자

 

 

지난 정부부터 최근 윤석열 정부의 국민제안까지 콘택트렌즈 온라인 판매를 위한 움직임이 계속 시도되고 있다. 콘택트렌즈가 의료기기인 만큼 온라인으로 판매될 경우 국민안보건에 심각한 위해사항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방어를 해왔으나 정부는 국민 편의성을 볼모로 압력을 가하는 상황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논의된 사항인 만큼 '대형 콘택트렌즈 제조.유통사에서 진행 중이다', '소비자 광고를 진행하는 것도 온라인 판매를 위한 사전작업이다' 등 다양한 루머들이 생성되기도 했다. 

콘택트렌즈가 온라인 판매가 된다고 해도 제조.유통사들은 현재 제1의 거래처가 안경원임이 변함이 없기 때문에 섣불리 온라인 판매를 시도하지 않는다는 것이 관계자들 의견이다. 당장 마케팅 비용도 천문학적으로 발생할 것이고 그 많은 제품들을 보관할 공간도 만만치않다. 또 고객들의 컴플레인을 응대할 인력도 대대적으로 보강이 필요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콘택트렌즈는 뷰티, 패션쪽 회사에서 보기에 굉장히 좋은 먹을거리다. 패션과 바로 연계되는 부분도 있고 10대부터 30대까지 많은 소비층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콘택트렌즈 온라인 판매를 시도하는 것 역시 내부가 아니라 외부의 단체일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온라인 마케팅 기업이나 다수의 인스타 셀럽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들은 홍보가 수월하기 때문에 그만큼 콘택트렌즈 홍보도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를 통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장악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업계 내부의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외부 업계에서 콘택트렌즈를 지속적으로 건드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콘택트렌즈가 매력적인 콘텐츠이고 홍보가 그리 까다롭지 않다는 점도 꼽을 수 있다. 또 국내 콘택트렌즈 매출규모를 대략 4000억~5000억원으로 보고 있는데 절대 작지 않은 시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내부의 무관심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콘택트렌즈도 상담부터 검안까지 전문성을 토대로 판매하는 안경사들도 적지 않지만 대다수의 안경사들이 편의점에서 담배나 사탕 팔듯이 대충 판매하는 현 상황에 대한 우려스러움이 가장 크다는 것이다. 

개혁을 추진하면서 국민 편의성을 계속 강조하는 것에도 이런 안경사들의 무관심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한 관계자는 "관계부처에서도 안경원 모니터링을 시도했을테고 그 과정에서 콘택트렌즈를 단순히 판매하는 정도로만 인지했기 때문에 의료기기임에도 편의성을 지속적으로 내세우는 것 아니겠나"며 다소 회의적인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적지 않은 안경사들도 현재 이런 내부 분위기를 잘 알고 있으며 자성의 모습을 보여야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콘택트렌즈 온라인 판매를 시도하는 것은 기업에서만 그치지 않을 수 있다. 소비자들 중에서도 분면 온라인 판매를 바라고 있으며 건의사항이 많아질수록 더 외면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서울에서 안경원을 운영 중인 A 원장은 "한 소비자단체에서는 똑같은 도수, 똑같은 제품을 구매하는데 굳이 안경원까지 와야되냐고 항의하는 경우가 있다. 소비자도 비슷한 의견일 것이다. 단순히 판매만 한다면 그들 눈에 안경사는 전문가가 아니라 판매원으로 인식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B 안경사는 "안경사들이 콘택트렌즈에 대한 관리 방법이나 제품에 대해 설명을 하려고 해도 이를 거부하는 소비자들도 간혹 있다. 그래서 더 판매만 하는 분위기가 형성됐을 수 있지만 이 역시 안경사들이 깨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안경원에서 콘택트렌즈를 판매할 때 무조건 검사를 제안하고 상담이나 문진을 세심하게 한다면 고객들이 점차 전문가라는 인식을 하게 될 것이고 이는 결국 안경사들의 이미지 역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내부에서 콘택트렌즈를 판매할때에도 전문성을 내세운다면 소비자들 인식이 달라질 것이고 외부에서도 온라인 판매를 함부로 건들일 수 없게 된다. 콘택트렌즈 유저들이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고 구매하고 싶다는 의견이 지배적인데 온라인으로 쉽게 풀릴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콘택트렌즈가 풀리면 근용안경, 안경렌즈도 시간 문제다. 결국 콘택트렌즈 온라인 판매가 더이상 거론되지 않고 안경사 역시 이를 계속 지키기 위해서는 내부의 변화가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