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건 전문가는 나의 사명!

시기능훈련 울산 수암센터 - 박창훈‧박창민 원장

2023-02-28     노민희 기자

 

 

10여년간 안경원을 운영하면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양안시 교육, 각종 렌즈 교육을 찾아다녔다. 늦은 새벽까지 교육내용을 복습하기도 하면서 열심히 공부했지만 깊이 파고들수록 약시 등 시기능이상으로 불편함을 겪는 사람들에게는 안경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던 중 부산에 COVD Korea 국제지부 시기능훈련 교육과정이 있다는 것을 동료를 통해 알게 됐고 바로 도전했다.

처음에는 시기능훈련이 단순히 양안시 문제에 대한 교정이라고 생각했는데 정규교육과정을 들으면서 사시, 약시, 난독증, 저시력뿐만 아니라 발달지연, 학습문제, ADHD, 자폐증 스펙트럼, 뇌졸중이나 뇌손상 등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시각적 문제도 케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미국은 지난 100년 이상 동안 시기능훈련 임상과 학문이 비약적으로 발전해왔고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시기능훈련을 통해 더 나은 삶을 누리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아직 국내는 제도적인 부분과 인식이 제대로 정립되지 못했고 이에 따라 시기능훈련센터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더 깊게 공부하면서 안보건 전문가로서 안경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다양한 시기능이상을 더욱 전문적으로 케어하고 싶다는 열정이 샘솟았다. 그래서 안경원을 접고 센터를 개원하게 됐다.

현재 내가 운영 중인 울산 수암센터는 지난 4년간 약 3세부터 69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대상자가 방문했다. 이들은 사시부터 약시, 발달지연, 자폐증 스펙트럼 등과 같이 다양한 증세를 가지고 있었다. 안과를 방문하거나 약을 먹어도 나아지지 않았던 사람들이 인터넷을 검색해서 우리 센터를 알게 되는 경우도 있고 안경원에서 추천을 받는 경우들이 많다. 

그중 기억에 남는 대상자를 소개해본다면 40대 초반 직장인 남성이 수년 전에 외상성 뇌손상을 두 차례 겪으면서 운전 중 간헐적 복지, 편두통, 눈부심,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갈수록 심해져 몹시 힘든 날을 보내고 있었다. 안과, 신경과, 이비인후과 등 병원을 전진하고 약물로도 해결되지 않아 결국 다니던 회사도 휴직하고 절망적인 상태에서 우리 센터를 방문했다. 우리는 뇌손상 관련 시기능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불편하던 증상들을 점진적으로 완화시켰다. 대상자의 상황이 갈수록 향상되는 과정이 정말 신기했고 실제 훈련을 진행한 나와 동료 안경사 역시 환희를 느끼는 날이 많아졌다. 이제 그 대상자는 회사도 복직했으며 운전도 할 수 있게 되는 등 다시 평화로운 일상으로 복귀하게 됐다. 이런 사례들을 볼 때마다 안경사로서 많은 보람을 느끼게 된다. 

잘 알려져있다시피 COVD Korea 국제지부는 아시아 최초의 국제지부로 미국의 국제행동발달검안협회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인식이 변화되고 안경사 사이에서 전문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일면서 이제 국내에서 센터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발견되지 않은 다양한 시기능이상으로 좌절하고 고통받는 대상자들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단순히 눈 검사를 하고 안경을 맞추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대상자들을 발견해 교정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일을 통해 안경사의 전문성을 각인시키는 것은 물론 업무 범위가 더 넓게 확대될 수 있는 최상의 기회라고 감히 강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