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접어들지만 업계는 얼음… “수주회 활성화돼야” 목소리
고물가·고금리에 행사비도 상승 도매업체 “비용대비 효과 미미” 상생 위한 연합 플랫폼 마련 절실
비교적 성수기에 해당하는 가정의 달 5월이 절반을 지나고 있지만 안경업계는 좀처럼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 활성화를 위해 안경사들이 참여하는 수주회가 보다 활발히 개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도매업계를 비롯해 안경사들 사이에서 속속 나오고 있다.
안경업계는 과거 연말과 연초 또는 4~5월을 기점으로 안경사 초청 수주회가 활발히 열렸었다. 메이저 수입업체들을 중심으로 하우스 브랜드 유통업체들도 1년에 수차례 개최할 정도로 수주회는 안경사들과 업체들에게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았었다. 안경사들은 보다 할인된 가격에 다음 시즌 제품을 사입할 수 있고 도매업체들은 미리 선금을 받고 제품 주문을 받을 수 있었기에 양 측 모두 꼭 필요한 행사였다. 그러나 유통채널 다변화와 코로나 펜데믹 등의 시기를 거치며 현재는 수주회 개최 소식이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게 들려온다.
올해는 코로나 종식 첫 해로 보다 많은 행사들이 개최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연초 POSE를 비롯해 대구국제안경전 등이 개최되며 안경업계가 예년과 같은 모습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아직까지는 그렇지 못한 모양새다.
도매업체들은 늘어난 비용과 함께 그 효과가 과거에 미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수도권 모 도매업체 관계자는 “행사 준비부터 행사일까지 영업사원을 비롯해 거의 전직원들이 풀가동 돼야 하는데 참가 비용이나 인건비들을 고려했을 때 수주회는 큰 이점이 현재는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메이저 업체들이 행사들을 자주 개최했기 때문에 중소업체들도 그 날짜에 맞춰 수주회를 열곤 했는데 현재는 큰 업체들이 움직이질 않으니 작은 업체들도 개최할 엄두를 못내고 있는 것”이라며 “만약 중소업체들이 모여 안경사들을 초청할 수 있는 연합 수주회가 새롭게 생겨난다면 참가를 고려해 볼 의향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안경사들은 가격 유지와 상권 보호와 같은 영업정책이 잘 다져진 브랜드 수주회에는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에서 안경원을 운영하는 A 원장은 “안경사들이 무조건 경기 때문에 수주회에 거부감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온라인에 가격이 잘 지켜지지 않거나 제품을 막무가내로 뿌리는 브랜드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것이다. 경기가 어렵다고는 하지만 안경원 입장에서는 매년 가격대별로 국산, 수입 브랜드를 구비는 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여러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 수주회가 열린다면 환영”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주회는 제품 사입 목적도 있지만 트렌드를 파악하려는 목적도 있다. 스마트폰으로 보는 제품과 직접 만져보고 착용해보는 제품과는 차이가 크다”고 덧붙였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으로 인해 안경원, 도매, 제조 할 것 없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런저런 이유로 가만히 손을 놓고 있다보면 업계는 더 움츠러 들 수 밖에 없다. 안경업계가 하루 빨리 과거와 같은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안경인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할 시기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