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fn아이포커스 캠페인 (6) - 병원·약국도 할인 없는데… 기술력 제대로 인정받고 가격 청구해야

2023-07-14     강병희 기자

안경사라는 용어가 생긴 것은 198711, 의료기사법이 공표되어 국가 자격시험에 의해 면허를 취득해야만 하는 안경 사제도가 도입되면서 부터다.

안경사는 신체의 9할을 차지하는 시력을 담당하는 시력보건전문가로서 국민의 안락한 시생활과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영위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안경과 콘택트렌즈 착용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안경사의 사회적 역할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안경사의 전반적인 역할은 매우 광범위하며 전문적인 기술과 지식을 습득을 요구하고 있다. 안경사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대학 정규과정에서 학문적, 이론적 소양을 쌓은 후 국가자격시험에 응시, 합격해야만 면허증이 발급된다. 안경사는 국가 면허증을 소지한 전문인으로서 국민시력보건의 최일선에서 노력하고 있다.

즉 안경사라는 직종이 단순 영역이 아니라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안보건 전문가라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어떠한가.

근용안경과 도수수경의 온라인 판매 법안의 정부 입법 발의를 시작으로 대자본 플랫폼 기업들을 위한 안경 온라인 판매정책, 그리고 콘택트렌즈의 온라인 판매 정책의 추진 검토 등의 사안에서 볼 수 있듯 안경업계의 근본을 흔들고 우리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있는 일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런 위기의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여전히 안경사의 업무가 전문가로서 대체 불가의 영역이 아니고,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사람이라는 인식 속에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것으로 사료된다.

이미 의사 집단들은 영역이 각 분야별로 나뉘어져 있고, 방사선사들도 초음파 전문, MRI 전문, 상복부 전문 등 세부적 전문 방사선사로 구분을 지어가고 있다. 그리고 치과위생사협회에서도 전문 치위생사 제도를 준비하고 있다. 각각의 직역이 사회적 퀄리티를 높이는 이유는 이런 조건들을 통해서 해당 분야의 처우개선과 함께 그에 합당한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확실한 보건의료인이자 전문가로서의 위치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끊임없이 업계를 위협하는 정책들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가로서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

현재 우리 업계는 라식, 라섹에 이어 과도할 정도로 진행되는 인공누진수정체 삽입 수술 등 많은 부가가치가 유출 되고 있다. 아울러 노도와 같이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적 환경은 근용안경, 도수 수경의 온라인 판매 정부입법과, 콘택트렌즈와 관련하여 규제샌드박스를 통한 온라인 판매 추진 및 판매 금지 법안에 대한 위헌 심판 청구 등 업권 침해적 시도가 지속적으로 발생 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적 환경을 극복하는 여러 방안 중 견고하고 미래 지향적인 방안이라면 보건의료인으로서 안경사 가치를 높이고 정립을 시켜나가는 것이다. 현재 안경사의 가치 창출은 고사하고 단순히 상품의 가격조차도 과도한 가격 경쟁으로 인해 싸구려 장사꾼으로 매도시키는 환경을 넘어서야 한다. 안경원 객단가를 높이는 노력을 강도 높게 해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안경원 인테리어 구성의 차별화나 제품의 차별화, 검사의 차별화, 서비스의 차별화 등 각자가 만들어 내는 차별화된 경쟁력 강화를 통해서 현재 객단가 보다 두 배 이상의 객단가를 위한 노력을 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변화의 시작은 역시 안경사 스스로의 노력으로 가능하다. 오랫기간 뼛속 깊이 젖어있는 매너리즘적 인식을 던져버리고 변화의 환경에 적응하는 것만이 다가오는 미래에도 도태가 되지 않고 살아남는 방법이 될 것이다.

병원이나 약국에서 청구 대금을 깎지 않는다. 심지어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고 금액을 깎아달라고 하지 않는다. 안경을 하기 위한 검사와 조제 가공, 피팅 등의 업무 역시 그에 못지않은 그 이상의 범위라고 할 수 있다. 안경사의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고 전문가로서 인정을 받는 것은 곧 안경사의 정상적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질 것이다.

물론 안경사의 전문기술료와 수가를 안착 시킨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문제다. 기술료 현실화는 사회 공감대의 문제부터 제도적 요소까지 장시간에 걸친 변화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 첫발로 소비자의 인식 제고를 위한 노력을 언급한다. 시력검사부터 안경 조제·가공, 피팅, A/S에 이르기까지 안경사의 기술은 전문교육과 다년의 경험이 있어야 가능함을 적극 홍보하고, 보다 안전하고 편안한 시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기술료를 받는 것은 정당하다는 주장을 펼쳐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일선 안경원에선 검안과 피팅 등의 실질적인 비용 청구를 통해 기술료 안착화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으며, 협회를 중심으로 수가 형성을 위한 연구와 꾸준한 정책 제안 역시 이뤄져야 할 부분이다.

물론 협회가 기술료 청구 및 수가 형성과 관련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 적정 수가 형성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와 더불어 정부와 당국에 65세 이상 근용안경에 대한 의료수가 적용 등의 정책 제안을 진행해오고 있으며, 소비자 인식 제고를 위한 대국민 홍보도 해오고 있다.

하지만 협회의 노력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개별 안경사들의 호응과 노력이다. 안경계의 주체는 결국 하나 하나의 안경사이기 때문이다. 협회를 위시하여 내부의 소모적인 불화와 경쟁은 자제하고 전문성 확보를 위한 노력은 물론, 업권 확립을 위한 단결이 필요하다.

다시 돌아가 안경사들 역시 이런 노력들이 바탕이 되어 현재 진행하고 있는 고도의 수준인 안보건 서비스의 가치를 높이고, 검사료나 조제가공료, 그리고 피팅료까지 별도 청구의 명분을 확보해야 한다. 더 나아가 더 높은 직업적 부가가치를 창출시켜야 한다. 여기에 소비자들에게 안경사의 업무가 단순히 안경이라는 포괄적 의미로의 가격 청구가 아닌 정당한 기술적 가치를 청구할 수 있는 근간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