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호야 ‘마이오스마트’ 홈쇼핑 방송, 안경사 도움 될까

한국호야 “시장 확대·안경원 매출신장… 소비자 적극홍보 목적” 안경사 “안경점 단어 반복부터 비전문가 설명 와닿을지가 의문”

2023-09-01     김선민 기자

콘택트렌즈에 이어 안경렌즈도 TV홈쇼핑에 방송되는 시대가 됐다. 이번에는 한국호야렌즈가 자사 브랜드인 마이오스마트를 지난달 29일 현대홈쇼핑에서 방송했다.

방송에서는 소아 근시 심각성에 대해 알리고, 마이오스마트의 근시억제 효과를 부각해 무료상담 과정을 거친 뒤 소비자들이 전국 300여 취급 안경원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방송을 지켜본 안경사들은 안경점이라는 단어가 반복해서 화면 또는 쇼호스트 설명에서 나타났고, 비전문가인 쇼호스트가 소개하는 안경렌즈에 대해 소비자들이 과연 얼마나 잘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표했다.

해당 방송을 지켜본 A 안경사는 시장 확대나 안경원 매출 신장을 위한다는 의도는 알겠지만 안경렌즈 자체가 의료기기 1등급에 해당되고 소아근시 문제같은 경우는 전문성 있는 안경사나 학계 교수들이 설명하는 방식을 취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 비슷한 설명이 반복되고 대본대로 읽어주는 느낌 밖에 나지 않았다며 시청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일반 소매점과 같은 안경점이라는 단어가 계속 반복되는 것도 눈에 거슬렸다. 방송 전 또는 방송 중에 호야 관계자들의 보다 적극적인 시정요구가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한국호야렌즈 관계자는 홈쇼핑 방송과 관련해 마이오스마트가 기존 렌즈 제품과는 차별화 된 제품이다 보니 소비자들이 어느 정도 제품에 대해 이해하고, 소아 근시의 유해성에 대해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마이오스마트는 정기적 방문 교정 프로세스가 필요한 제품이기에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릴 기회가 필요했다홈쇼핑 방송은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이 제품에 대해 알고 안경원에서 제품을 찾게 만드는 것으로 안경원 매출 확대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안경점이라는 단어가 반복된 부분에 대해서 방송 전과 중에 계속해서 시정을 요구했지만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과거 홈쇼핑은 여행상품이나 식료품 같은 일반 공산품을 취급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는 훨씬 더 다양한 품목들이 소개되고 있다. 관련 카테고리 확장과 소아 근시 시장 저변확대 및 안경원 매출 증진을 위한다는 취지는 알겠지만 홈쇼핑에 안경렌즈나 콘택트렌즈 등이 자꾸 방송됨으로써 관련 품목들이 의료기기가 아닌 일반 공산품으로 소비자들이 인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함께 있다.

안경사는 국가 면허를 소지하고 의사의 지시없이 안경렌즈와 콘택트렌즈 같은 의료기기를 취급하며, 국민 안보건 증진을 위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안경사들은 건강식품이나 영양제도 아닌 의료기기가 계속해서 홈쇼핑에 보여진다는 자체가 시장 확대 보다 오히려 시장을 뺏길 수도 있다는 우려섞인 걱정을 하고 있다.

방송을 지켜봤다는 B 안경사는 현재 마이오스마트의 경우 300여개 매장에서만 판매되고 있는데 마이오스마트를 취급하지 않는 안경원은 매출 증대나 시장 확대와 별 상관이 없다고 본다. 오히려 대기업 유통사로부터 안경류 온라인 판매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도와주는 격이 아닌가 생각한다방송 내용에서도 안경사들에 대한 얘기는 없고 써준 내용을 쇼호스트들이 읽어주는 수준에 불과했던 것 같다. 안경사들에 대한 전문성을 강조한 내용들도 함께 포함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호야렌즈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처음 진행하는 방송이라 다소간 미흡했던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안경사 분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향후 대소비자 홍보 정책에 참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저희 입장에서는 이번 방송으로 비용대비 사업적인 측면에서 큰 손해를 보고 대소비자 홍보에 나선 것이다. 취급하지 않는 안경원 입장에서는 다소 불편하실 수도 있지만 소비자들이 안경원을 찾게 한다는 취지로 방송을 시작했고, 안경원에서도 소비자 응대시 도움이 될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욱 안경원과 상생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