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협 “호야렌즈 홈쇼핑, 안경사는 판매 중개자로 취급” 공식입장
안경사 “판매 안경원 겨우 300곳인데 누굴 위한 홍보” 부정적 의견 한국호야 “고객 유인·알선 위법행위 절대 없어… 대국민 홍보 차원”
(사)대한안경사협회(협회장 김종석·이하 대안협)가 한국호야렌즈 홈쇼핑 방송에 대해 의료기사법에 위배되는 유인·알선 행위가 의심되는데다 안경사를 단순 판매 중개자로 전락시켰다며 안경시장 유통질서를 흔들 수 있는 사안으로 판단해 강력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대안협 보도자료에 따르면 “안경렌즈 업체 A사가 홈쇼핑을 통해 상담예약 방송을 진행하며 안경업계에 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이는 제품의 구매를 원하는 고객에게 특정 안경원을 방문토록 안내한 구매유도 행위로서 의료기사법 제14조에서 금지하는 유인·알선행위의 위법성도 의심되며, 위법성 여부를 떠나 기존 안경 시장의 유통질서를 흔들 수 있는 사안이다.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 5항에는 안경 및 콘택트렌즈의 전자상거래 및 통신판매는 금지되며, 동법 제14조 2항에 의거 영리를 목적으로 안경사에게 고객을 알선·소개 또는 유인할 수 없음을 적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더욱이 일선의 안경원과 안경사는 국민의 눈건강을 책임지는 안보건 전문가로서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홈쇼핑 방송은 안경원과 안경사를 단순히 판매 중개자로 전락시키는 행위로 안경사의 전문성을 훼손하는 영업행태이기에 안경사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안협은 방송을 접한 안경사들도 한국호야 홈쇼핑 방송에 분노하고 있음을 알렸다. “오랜 기간 안경사와 동반자로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온 업체들에 배신감을 느낀다. 이번 일로 그동안의 믿음과 신뢰에 금이 갔다. 기업의 이윤추구에 앞서 업계의 상생도 되돌아보길 촉구한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안경사는 “오랜 경기침체와 업계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업체를 믿고 오랜 기간 함께 해왔다. 그러나 최근의 홈쇼핑 방송을 이용한 영업 행태에 심각할 정도의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안협은 더 이상 안경사의 가치와 전문성 훼손을 멈추고 상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안경업계 유통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에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대안협은 보도자료에서 “안경사들 입장을 외면하고 대형 홈쇼핑 채널을 통해 제품을 홍보하고 공급하는 행위는 안경사와 안경업계가 상호 이익을 도모하고 상생을 추구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상식과 상도덕을 교란하는 행위다. 이로 인해 일선 안경원에서 국민 안보건 향상을 위해 묵묵히 일하고 있는 5만여 안경사들의 사기는 매우 심각하게 저하됐다. 이러한 업체들이 계속하여 안경업계 전체의 발전보다 당장 눈앞의 이익에 현혹되어 자기 자신들만의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더 큰 손해를 감내해야 할 것이다. 조속한 시일 내에 이에 대한 시정조치 및 진정성 있는 사과, 그리고 홈쇼핑 채널 및 우리 업계 유통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는 영업 방식이 개선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안경사와 상생하며 함께 발전과 이익을 도모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대안협 관계자는 “그 어떤 경우에도 업계의 유통질서를 흔들고 안경사들의 업권침탈적 상황에 대해서는 전국 16개 시도안경사회와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해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의 유통질서를 무너뜨리는 행태가 계속될 시에는 더 이상 타협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안경사의 권익과 안경업계 전체의 발전을 위해 법적 대응을 강구하는 등 단호한 대처를 해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호야렌즈 측은 홈쇼핑 방송에서 유인, 알선과 같은 위법한 부분은 없었으며, 안경원에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국호야렌즈 관계자는 “방송에서 고객 유인 및 알선 행위는 전혀 없었으며, 상담 시 어디 특정 안경원을 안내한 것이 아니라 근처 안경원에 문의바란다고 응대했다. 또 제품 판매는 방송에서가 아닌 안경원에서 일어나고 근시 관련 제품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인식돼 안경원에서 판매가 늘어나길 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방송한 것”이라며 “호야는 방송을 통해 오히려 손해를 감수하고 소아 근시 관련 제품 홍보에 나선 것으로 안경업계 시장 확대를 위한 일로 봐주셨으면 한다. 협회 관계자 분들이나 안경사 분들께서 오해 말아주셨으면 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한편, 한국호야렌즈는 지난달 29일 자사 브랜드인 ‘마이오스마트’를 현대홈쇼핑에서 방송했다. 방송에서는 소아 근시 심각성에 대해 알리고, 마이오스마트의 근시억제 효과를 부각시켜 안경원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방송을 지켜본 안경사들은 ‘안경점’이라는 단어가 반복해서 화면 또는 쇼호스트 설명에서 나타난데다, 비전문가인 쇼호스트가 소개하는 안경렌즈에 대해 소비자들이 ‘과연 얼마나 잘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표하기도 했으며, 전국 300개 안경원에서만 판매되는 제품이 안경업계에 과연 큰 도움이 되겠냐는 반응들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