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활발 아이웨어 시장, 올해 판도 변화 생길까
에실로룩소티카 vs 케어링 양강 구도 시장 볼륨 커지고 활성화 기대, 브랜드 밸류 퇴색·독과점 우려도
글로벌 아이웨어 그룹들의 하우스 브랜드 M&A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아이웨어 시장이 올해 어떤 변화를 맞이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로벌 아이웨어 그룹 M&A는 지난 2018년 전세계 안경렌즈와 프레임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에실로와 룩소티카 그룹이 인수합병에 합의하면서 글로벌 아이웨어 업계 거대 공룡기업의 탄생을 알렸다. 이외에도 에실로룩소티카는 지난해 6월 젠틀몬스터 모회사 그룹의 주식을 일부 인수하면서 2대 주주에 등극해 아시아 시장을 석권하며 세계적인 브랜드로 올라선 젠틀몬스터도 에실로룩소티카 지배하에 들어가게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들이 업계 내에서 들려오고 있다. 에실로룩소티카의 경우 에실로와 합병 전부터 레이밴과 올리버피플스, 알랭미끌리 등 글로벌 하우스 브랜드를 인수하며 하우스 라인 볼륨을 키워왔다.
이외에도 케어링아이웨어와 같은 글로벌 아이웨어 그룹도 유수의 하우스 브랜드들을 인수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케어링아이웨어는 지난 2021년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덴마크 하우스 아이웨어 브랜드인 린드버그 아이웨어 지분 100%를 인수했다.
현재 국내 지사를 설립한 케어링 아이웨어는 구찌와 린드버그, 까르티에 등을 필두로 국내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도 일본 티타늄 전문 생산공장을 인수하는 등 자체 생산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세계적인 아이웨어 그룹으로서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유명 하우스 브랜드 국내 유통업체 관계자 A 씨는 “요새 이름있는 하우스 브랜드가 있다 싶으면 글로벌 그룹들이 채간다는 말이 돌 정도다. 토털 브랜드로 세계 아이웨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그룹들이 하우스 브랜드를 계속 사들인다는 것은 토털 브랜드 유통보다 하우스 아이웨어 시장을 보다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보여진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기 있는 브랜드를 더 큰 기업이 인수해가는 것은 자본주의 시장 경쟁 체제에서 당연한 이치지만 일부 거대 기업들이 소규모 하우스 브랜드를 전부 사버린다면 시장의 다양성이 제한되고 독과점 시장으로 전락할 우려도 존재한다. 향후 글로벌 아이웨어 시장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국내 수입 아이웨어 시장은 글로벌 아이웨어 그룹들 간 경쟁 속에 중소규모 유통사들이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글로벌 그룹들에 흡수된 하우스 브랜드들이 기존 퍼포먼스 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에실로룩소티카와 케어링아이웨어 그룹이 국내 아이웨어 시장을 놓고 격전을 벌이는 등 글로벌 기업들간 경쟁도 지켜볼 만하다. 기존 국내 대형 수입사들의 경우 코로나 펜데믹 기간을 거치며 다소 침체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들 업체들의 재도약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내 수입 하우스 아이웨어 모 유통업체 관계자 B 씨는 “소매 경기 침체 속에 국내 수입 아이웨어 시장은 에실로룩소티카와 케어링 간의 경쟁이 되지 않을까 싶다. 면세점도 제대로 운영되면서 본격적으로 양 그룹이 정상적으로 맞붙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이미 국내 대형 수입사들 입지가 많이 위축돼 있는 상황에서 이 둘 그룹이 양분화 하는 그림이 아니겠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국내에서 자리잡은 수입 하우스 브랜드 유통사들은 브랜드 확장보다는 자신들이 유통하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지켜가면서 시장 점유를 유지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마 2월 이탈리아 밀라노 전시회가 끝나면 신규 브랜드 국내 전개 소식이나 기존 브랜드의 신제품들이 다수 국내에 선을 보이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한편 글로벌 아이웨어 그룹들의 하우스 브랜드 사들이기가 결국에는 수입 하우스 시장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수입 하우스 아이웨어 유통업체 관계자 C 씨는 “하우스 브랜드라는 것이 고유의 색깔을 가져가면서 기획 단계에서부터 오랜 시간 사랑 받을 수 있는 아이웨어를 만드는 것에 목표를 둬야 하는데, 최근 국내외 브랜드들의 모습을 보면 브랜드를 더 큰 기업에 팔기 위해 볼륨 키우기에만 집중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진정한 하우스 브랜드의 가치가 어느샌가 의미를 잃어버리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우스 브랜드 아이웨어 정의는 라이센스 브랜드와는 다르게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지켜가며 소량으로 생산되는 브랜드 밸류가 살아있는 제품을 의미한다. 이미 국내 아이웨어 시장에서 하우스 브랜드의 영향력은 큰 포제션을 차지하고 있다. 하우스 브랜드라는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제조, 유통사들의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