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플랫폼 선구인 美 와비파커도 오프라인이 전체매출 50% 웃돌아

온라인 검안 발달 했지만 검안·상담에는 한계 있어 지적 플로리다 및 일부 주에서는 오프라인 종합검사 요구

2024-06-07     김선민 기자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원장 김종한이하 진흥원)이 북미안경시장 및 바이어 POOL 정보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진흥원 전략연구팀은 지난해 시군구 지역연고육성사업 참여기관인 브라더스컨설팅의 자료를 공유하며, 북미 시장 진출을 노리는 한국 기업들에게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주는 지난주에 이어 미국 안경류 제품의 수입시장 현황과 시장 경쟁 현황을 알아보고자 한다.

미국 안경테 수입액은 2021년 기준 51300만 달러로 전년대비 46% 증가했으며, 미국 안경테 수입시장 점유율 1위는 중국으로 전체 시장의 56.2%를 점유하고 있다. 뒤이어서는 이탈리아가 20.9%, 일본이 5%, 오스트리아가 4.6%, 프랑스 4.4%, 한국이 2.3%6위에 자리하고 있다.

수입액 규모 상위 10개국 중 2021년 수입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국가는 홍콩으로 전년 대비 108.2% 증가했으나, 수입시장 점유율은 0.7%로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규모순으로 보면 상위 10개국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여 프랑스 80%, 이탈리아 75.9%, 방글라데시 40.5% 등 국가로부터의 수입액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한국으로부터 수입액은 전년대비 18.3% 증가해 약 1,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미국 FDA에서는 모든 선글라스, 안경테, 안경렌즈, 돋보기 등을 의료기기로 분류하고 있으며, 모든 의료기기는 FDA에 등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FDA에서는 21 CFR 820을 통해 품질시스템(QS : Quality System)에 대한 규제를 가하고 있는데, 이는 제품의 디자인, 제조, 구입, 패키징, 라벨링, 저장, 서비스 등의 모든 과정에 대한 규제를 의미한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안경과 선글라스에 사용되는 렌즈는 21 CFR 801.410에서 규정하고 있는 충격저항 시험을 통과해야하며, 제품의 통관을 위해서는 충격저항 시험을 통과했다는 증명서가 준비돼야 한다. 미국의 안경 관세율(HS Code 9004, 단위 14)8%이지만 한국은 한미 FTA에 의거해 무관세를 적용받는다.

미국 안경시장 경쟁 현황을 보면 렌즈크래프터(Lens Crafters)와 타겟 옵티칼(Target Optical), 아이메드 비전케어(EyeMed Vision Care), 에실로룩소티카(Essilor Luxottica)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에실로룩소티카는 전체 미국 안경시장의 37%를 점유하고 있으며, 한국 안경사들도 잘 알고 있는 레이밴, 오클리, 보그아이웨어, 페르솔, 올리버피플스, 알랭 미끌리 등을 소유하고 있다. 또 조르지오 알마니, 버버리, 불가리, 샤넬, 코치, 돌체앤가바나, 페라리, 마이클코어스, 프라다, 랄프로렌, 티파니, 발렌티노, 베르사체 등의 글로벌 명품 브랜드 라이센스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미국시장에는 합리적인 가격에 우수한 제품성을 갖춘 신생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지는 추세다. 2000년 초부터는 온라인 위주 또는 온라인-오프라인 매장을 병행하는 기업들이 시장해 등장했는데, 한 예로 온라인에서 사업을 시작한 와비파커(Warby Parker)는 가격, 가치, 패션, 품질 모두 만족시키는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80~100달러 가격대의 트렌디한 콘셉트의 매장, 온라인을 통한 고객 유치 등으로 현재 북미 지역 내 80개 매장까지 확장했으며, 온라인에서부터 시작했으나 현재 수익의 50%가 오프라인에서 창출되고 있는 점은 다소 의외다.

미국 안경테 시장은 핏, 기능, 가격 등 다양한 요인이 고려되며, 그 결과 예술적인 디자인의 안경테나 6달러 이하의 저가 안경테, 3D 프린팅을 이용한 맞춤형 안경테 등 다양한 판매 포인트를 내세운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브랜드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새로운 기술 및 마케팅 수단을 동원한 새로운 기업들은 기성 아이웨어 대기업들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도 가상 시력검사 프로그램이 인터넷을 통한 안경판매를 촉진하는데 도움이 됐지만 직접 방문을 통한 시력검사의 필요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왜냐하면 미국 내에서도 온라인 시력검사를 해주는 기업들이 있지만 다수의 검안사들은 이 테스트가 부정확하고 소비자들에게 포괄적인 시력검사를 제공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플로리다를 비롯한 일부 주에서는 종합적인 검사없이 온라인으로 콘택트렌즈와 안경 구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고 있다.

우리 보다 시장이 방대하고 인구 1인당 안경원 수가 현저히 부족한 미국은 온라인으로 시력검사를 받고 안경을 주문해 받는 시스템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에서 조차 온라인 시력검사와 같은 형태가 소비자들에게 100% 만족감을 주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내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안경류의 유통을 계속해서 시도하고 있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와비파커의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전체 매출의 50%를 넘고 있다는 결과는 소비자들이 만족할만한 안보건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안경사가 현장에서 검안을 하고 소비자와 직접 대면해 피팅 서비스를 받는 형태가 가장 이상적이라는 것을 방증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는 국내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며, 안경원이 왜 존재해야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김선민 기자 ratio1234@fneyef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