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이어지는데… 일본 하우스브랜드 가격 대폭 인상
도쿄전력 전기료 인상탓, 국내 도매가 크게 오르며 안경원 부담 가중 관계자 “안경사들도 거래조건 등 고려해 대체할 브랜드 생각할 것”
국내 유통 중인 주요 일본 하우스 아이웨어 브랜드가 현지 전기료 인상 문제로 도매 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어 안경사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수입 도매업계 관계자 A씨에 따르면 “최근 일본 내 안경 제조 공장들이 도쿄전력에서 전기료를 2배 이상 올리자 부득이하게 납품가를 크게 인상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일본 하우스 브랜드 유통 업체들도 도매가를 인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엔저 현상이 다시 심화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공장 납품가 자체가 오르다 보니 일본 수입테들도 어쩔수 없이 국내 도매가격을 올렸다. 안경사 분들의 동요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유통되고 있는 일본 하우스 아이웨어 브랜드의 경우 제품에 대한 퀄리티나 브랜드 밸류가 높아 안경사들은 물론 소비자들에게도 고가라는 인식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엔저현상이 다시 가속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도매가격이 많게는 20% 이상 오르다 보니 안경사들 입장에서는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반응이다.
서울에서 안경원을 운영하는 B원장은 “최근 엔화 가치가 3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데 우리가 취급하는 일본 브랜드의 경우 20% 이상 도매 가격이 올랐다. 요샛말로 안오르는 게 내 월급 밖에 없다고는 하지만 한 번에 20% 가량을 인상하는 것은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몇 년새 엔저현상이 지속됐다고 해서 가격을 내려준 것도 아닌데 현지 공장 전기료가 인상돼서 가격을 이렇게 크게 올려버린다면 안경원 입장에서도 다른 대안을 생각해 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국내 일본 하우스 아이웨어 유통시장은 엔저현상이 지속되면서 현재도 많은 브랜드들이 국내에 유통되고 있다. 소위 잘나가는 브랜드들은 가격을 인상해도 타격이 크지 않다지만 점유율이 크지 않은 브랜드를 유통하는 업체들의 경우 일본 하우스 아이웨어에 대해 안경사들이 기피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국내 수입 도매업계 관계자 C씨는 “밸류가 확고한 브랜드들의 경우는 가격을 인상했기 때문에 거래처가 몇 군데 빠지더라도 매출에 타격을 받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제 거래처를 늘려가고 있는 업체들 입장에서는 안경사 분들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며 “안경원에서도 주요 브랜드들이 가격을 크게 올리면 퀄리티나 거래 조건 등을 따져 가격 인상을 하지 않고 있는 브랜드를 찾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엔화가치는 3개월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본 집권 자민당의 중의원 선거 참패로 이시바 시게루 정권 리더십이 흔들리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강달러 현상까지 맞물려 ‘슈퍼 엔저’ 재연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29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오후 2시 기준 달러당 152.94엔에 거래됐다.
이날 엔화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엔화 가치가 소폭 올랐지만, 전날에는 엔-달러 환율이 153.88엔까지 상승해 엔화 가치가 7월 31일(153.89엔) 이후 약 3개월 만에 가장 약세를 보였다. 7월 초 달러당 162엔까지 치솟았던 엔화는 같은 달 31일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을 계기로 140엔대로 떨어져 강세로 돌아서는 듯했다. 하지만 이달 1일 이시바 총리 취임 이후 다시 달러당 150엔대로 반등하면서 ‘엔저 현상’이 재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