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불황이지만 ‘기능성’ 시장 성장 노력 빛났다
근시억제·토릭 등 교육·홍보 활발 아이웨어 도매경기는 다소 먹구름
2024년을 일주일여 남겨놓은 가운데 안경업계는 내년도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다. 올해 3월 안경원 콘택트렌즈 재판매 중개 플랫폼 실증특례로 인해 큰 고초를 겪었던 안경업계는 을사년 새해를 앞두고도 기대와 희망보다는 걱정이 앞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비상계엄 및 탄핵 시국에 접어든 어지러운 국내 정세는 물론 고환율과 고금리,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며 대부분 경제지표가 마이너스를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안경업계는 올해 2월 제22대 신임 (사)대한안경사협회(이하 대안협) 협회장으로 당선된 허봉현 집행부가 첫 임기를 맞는 해였다. 협회장 직선제와 회비 단일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허봉현 협회장은 콘택트렌즈 관련 실증특례 허용으로 임기 초부터 큰 난관을 만났지만, 허봉현 협회장을 비롯한 대안협 임원들의 노력으로 위기를 잘 극복해 왔다는 평가다.
특히 만 6세 이하 아동 시력보정용 안경 건강보험 적용과 어르신 시력보정용 안경 국가지원책, 안경사 시력검사 시 굴절검사기기 허용 확대 등 제도 개선을 위해 국회와 정부부처를 오가며 활약한 허봉현 집행부는 내년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안경사들의 살림살이는 올해도 크게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과도한 가격할인 경쟁으로 인해 많은 안경원들이 힘들어 한 가운데, 제조·도매업체들 역시 높아진 원가 탓에 도매가격을 일제히 인상하며 안경원들도 예년만큼 제품을 사입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또 소비자들 역시 고물가로 인해 지갑을 쉽게 열지 못하며 많은 안경원들이 매달 힘겹게 버텨오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안경테와 선글라스 업계는 대형 수입사들을 중심으로 안경사 수주회를 대대적으로 개최하며 코로나 펜데믹 이전의 모습을 띄고는 있지만 안경원들이 쉽게 돈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도매경기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긴 어려운 상황이다. 국산 하우스 아이웨어를 표방한 B2C 중심의 브랜드가 올해 다수 생겨났다. 그러나 안경원 기반 영업 기조가 아니다보니 전체 프레임 시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안경렌즈 시장은 ‘근시억제’라는 화두를 통해 글로벌 기업들이 관련 제품을 새롭게 출시하거나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며 본격적인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호야, 에실로, 칼자이스 등 글로벌 안경렌즈 기업들은 내년에도 근시억제 제품을 비롯해 누진 및 기능성 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관련 시장 역시 계속해서 호조를 띌 것으로 보인다. 또 프랜차이즈 기업들과의 PB제품 거래는 올해도 활발히 이뤄졌다. 각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소비자 니즈에 맞는 PB제품을 얼마만큼 선보일지도 안경렌즈 업계 입장에서는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다.
콘택트렌즈 시장은 늘 그렇듯 글로벌 브랜드 간 기능성 제품 경쟁이 치열했다. 특히 토릭을 중심으로 시장 파이를 키워가며 안경사들과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각 기업들은 토릭과 멀티포컬 제품을 중심으로 교육과 마케팅에 집중하며, 시장을 키워가는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프랜차이즈 시장은 각각의 특색있는 콘셉트를 기반으로 한 중소형 체인들이 다수 생겨나며 업계 불황을 가맹점과 함께 극복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수입 및 국산 하우스, 토털 브랜드를 중심으로 하는 프리미엄 안경체인들이 생겨나는가 하면 유튜브 홍보 등 소비자 마케팅에 강점을 가진 체인들도 생겨났다.
특히 프랜차이즈 업계는 안경원에 소비자들을 유입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소비자 홍보 활동을 SNS, 포털 등을 통해 펼치며 가맹점들의 소비자 홍보에 대한 중요성은 내년에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아울러 각 프랜차이즈 기업들 간 굵직한 M&A 이슈는 내년에도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오프라인과 온라인 채널을 동시에 활용하는 영업 방식도 여러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새롭게 도입하거나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을사년 새해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밝은 메시지 보다는 어두운 메시지가 더욱 많이 들리고 있다. 그러나 희망도 절망 속에서 피어나는 법이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 올해보다 나은 내년을 위한 국내 안경인들의 노력이 내년에도 지속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