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협 협회장 직선제, 대의원 총회서 부결 표류
“회비 단일화 먼저” vs “대의원들 결단 필요” 의견 팽팽히 나눠져 내년 총회서 재논의 될듯… 공정성·정치적 문제도 부결에 한몫
(사)대한안경사협회(이하 대안협) 허봉현 협회장이 당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협회장 직선제 선출이 올해 정기대의원총회 회의안건에서 부결되며, 많은 회원들이 염원하던 협회장 직선제는 또 다시 기약없는 기다림을 이어가게 됐다.
지난달 27일 서울 영등포구 JK아트컨벤션 4층 그랜드 홀에서 열린 대안협 중앙회 제52차 정기대의원총회는 협회장 직선제 선출 건과 함께 기부금 영수증 관련한 정관개정 안건과 신임감사 선출 안건들이 상정되며 기대를 모았다.
특히 허봉현 협회장 취임 이후 처음 열리는 총회인데다 협회장 직선제 선출 건이 주요 회의안건으로 상정되며 통과 여부에 대해 많은 이들이 주목해 왔다.
대의원 투표에서 근소한 차이로 부결된 협회장 직선제 선출 건은 내년 대의원총회를 기다리게 됐다. 협회장 직선제 선출은 많은 회원들이 내 손으로 협회장을 직접 뽑고 싶다는 뜨거운 열의가 수년전부터 이어져왔으며, 허봉현 협회장은 지난해 후보 당시 주요 당선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그러나 협회장 직선제 선출 관련해서는 일부 대의원들을 비롯한 일반 회원들도 회의적인 시각으로 보는 의견이 더러 있었다. 일부 대의원들은 회비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들의 권리가 박탈당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것은 물론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것 아닌가하는 의견을 내비쳤다.
모 대의원은 “회비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1인 1표를 주는 것은 형평성 측면에서 시기상조라고 생각했다. 개설자와 종사자가 내는 회비가 다른데 당장에 협회장 선출과 같은 중대 사안에 대해 같은 1표를 준다는 것은 공정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직선제를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회비단일화가 선제돼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그렇게 되면 직선제 선출은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으며, 기존 대의원들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단 입장이다.
직선제 선출에 찬성한다는 모 회원은 “종사자와 개설자간 회비가 다르다고 해서 직선제를 못하겠다고 하면 기존에 누적 회비를 더 많이 낸 회원들의 불만은 어떻게 한단 말인가. 그런 논리라면 직선제는 영영 할 수 없다고 본다”며 “기존 대의원 분들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고 협회에서도 회비단일화를 포함해 이 부분을 봉합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협회장 직선제는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별도로 이번 대의원총회에서 협회장 직선제 선출 안건이 부결된데에는 정치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했다고 보는 이들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시도안경사회 관계자는 “협회장 임기가 2년이 남은데다 경기도안경사회는 회장이 공석인 상황이다. 이미 차기 협회장 출마를 염두해둔 대의원들이 있기 때문에 2년 뒤 곧바로 직선제로 가기에는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정치적 판단을 최대한 자제하고 협회 미래를 위해 큰 결단을 해준 대의원들도 있었지만 아직은 그렇지 않은 대의원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직선제를 찬성하는 입장에서 아쉬울 수 밖에 없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민주주의의 근간이자 기본은 직접투표다. 회비를 내는 회원들이 자신들의 수장을 내 손으로 뽑을 수 없다면 어떤 조직이든 불협화음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다만 조직 내 특수성 고려와 함께 회원들의 다수 동의가 수반돼야 하는 것 역시 민주주의의 당연한 절차다.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소수의 목소리라도 귀담아 듣고 정관 개정과 정책에 반영해야하는 것은 집행부의 몫이다. 협회장 직선제 선출을 위한 제22대 대안협 집행부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