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소아 근시억제 렌즈’ 생소하지만… 효과있다면 기꺼이 구매
소비자 56% “눈에 닿는데 C/L 온라인 판매 반대… 안경사 조언 중요”
경기악화와 여러 악재가 겹쳐 소비가 위축되고는 있지만 안경, 콘택트렌즈 등 시력교정을 위한 소비는 어떨까. 날씨가 풀리면서 여행을 계획하거나 나들이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도 하고 다가올 연휴, 휴가철을 대비해 위시리스트에 멋진 선글라스를 담아두는 소비자도 있을 것이다. 본지는 창간 15주년을 맞아 소비자 2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온라인을 통해 진행했다. 설문조사는 3월4일부터 약 2주간 진행됐으며, 30대부터 50대초반의 남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올해 안경이나 선글라스 구매계획이 있는지, 기능성 안경렌즈·콘택트렌즈에 대한 생각도 물어봤다. 또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안경사에 대한 이미지 및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도 들을 수 있었다.
대체휴일로 인한 연휴, 이르면 6월부터 휴가를 떠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은 만큼 관심이 높은 패션 아이템이 있다면 선글라스를 빼놓을 수 없다. ‘올해 선글라스를 구입한다면 어디서 구매할 계획인가’에 대한 질문에 의외로 낮은 숫자인 8%의 소비자들이 ‘구매계획 없다’고 답했다.
구매처 중 가장 높은 답변을 차지한 곳은 ‘온라인 쇼핑몰 및 홈쇼핑’이다. 36%인 92명의 응답자는 가격적으로 혜택이 크고 쉽게 주문할 수 있다는 이점때문에 온라인 쇼핑을 선택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 다음은 32%인 78명이 ‘백화점 및 면세점’을 택했다. 24%인 67명은 ‘안경원 및 안경전문 오프라인 매장’을 택했는데 온라인쇼핑몰과 백화점 등 따로따로 항목을 비교했을때 큰 차이는 없다는 것이 흥미롭다. 안경원에서 선글라스를 구매할 경우 도수렌즈를 바로 교체할 수 있고 전문가의 피팅이 이뤄진다는 점이 선택의 이유로 보인다.
선글라스를 구매한다면 어떤 디자인을 가장 선호할까. 스테디셀러라고 할 수 있는 아세테이트 뿔테 스타일의 선호도가 가장 높았는데 54%인 135명이 선택했다. 이어 16%인 42명이 ‘미니멀한 메탈 스타일’, 14%인 35명이 ‘오버사이즈 쉐입 스타일’, 10%인 23명이 ‘아웃도어용 스포츠 선글라스’, 6%인 15명이 ‘보잉스타일’을 선택했다. 최근에는 독특한 디자인의 선글라스가 많이 출시되면서 하우스브랜드가 각광을 받고 있는 추세이긴 하다. 다만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독특한 디자인보다는 무난한 데일리 스타일을 더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글라스 외에 안경테 구매에 대한 니즈에 대해서도 물었다. ‘시력교정을 위한 안경테 구매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구매 조건’에 대해 묻는 질문에 66%인 165명이 ‘디자인 및 내 얼굴형에 맞는 사이즈’라고 답했다. 의외로 브랜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선호하는 브랜드’를 선택한다는 응답자는 250명 중 4명에 불과했다. 오히려 안경사가 추천하는 제품을 선택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8명으로 더 많았다. 29.2%인 73명은 ‘합리적인 가격대’를 우선 조건으로 꼽았다.
안경원 비즈니스가 향상되기 위해서는 기능성렌즈 시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의 니즈도 기능성렌즈에 맞춰 제안해볼 수 있는데 실제 시생활의 불편함을 느껴 소비자들이 안경원을 찾아야 되는 것이 첫걸음이 될 수 있다.
‘귀하의 시생활에 방해되는 요소가 있나’ 질문에 123명의 응답자가 ‘난시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42명이 ‘근시가 있다’, 39명이 ‘건조감이 심하다’, 26명이 ‘노안으로 가까이 있는 사물이 잘 안보인다’라고 응답했다. 설문조사 대상자 연령대가 30대부터 50대 초반인 만큼 다양한 시생활의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세대다. 그만큼 30대부터 50대까지 안경원으로 유입시키는 것이 안경원 비즈니스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50명 중 20명이 ‘불편함을 느끼지만 어떤 문제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응답했는데 아직 안경원을 방문하지 않은 소비자들을 일종의 블루오션으로 볼 수 있다. 많은 안경렌즈, 콘택트렌즈 기업들이 이와 관련된 소비자 광고를 진행하는 것도 아직 숨어있는 소비자를 더 많이 발굴하기 위한 노력이다.
실제로 최근 한국존슨앤드존슨 비젼 아큐브는 신제품 ‘MAX 멀티포컬’ 전속모델을 박세리로 발탁,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데 안경원을 방문한 고객들이 “박세리 렌즈가 뭐에요?”라고 묻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광고에서 박세리의 “노안교정, 방법이 있다”는 멘트가 소비자들에게 와닿은 것이다.
10대때부터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던 소비자들이 39세에 접어들면 콘택트렌즈 착용을 포기하게 되는 사례가 많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달라진 시력 상태와 니즈가 기존에 착용하던 렌즈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의견이다.
그럼 이 연령층에 접어드는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제품은 기능성 렌즈다. 난시, 멀티포컬 렌즈 유도로 더욱 선명한 시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을 어필해야 한다. 또 건조감이 심한 고객들에게는 이를 해소할 수 있는 기능성 제품을 추천해줄 수 있다.
기능성 렌즈 카테고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제품은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소아용 근시억제 렌즈’다. 오히려 선진국보다 한국에서 소아용 근시억제 렌즈가 더 빠른 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의견이다. 최근 자녀들이 귀해지면서 내 자식에게 아낌없이 해주고 싶은 부모들의 니즈와 전세계적으로 문제점으로 떠오른 근시인구 폭발 이슈가 맞물려 국내에서 더욱 각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소아 근시억제 렌즈의 유무에 대해 알고 있을까. 과반수가 넘는 66%인 165명이 ‘처음 들어본 제품이다’라고 응답했다. 34%의 응답자만이 ‘알고 있다’고 답했다.
설문조사 특성상 질문이나 답변 항목이 아주 세세하고 구체적일 수 없으며 개인정보를 담고있지 않기 때문에 확정지을 수는 없지만 설문조사 대상자에 미혼 혹은 자녀가 없는 사람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낙담할 수치는 아니다. 또 소아 근시억제 렌즈가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카테고리이며 국내에서 대표적인 브랜드는 호야렌즈의 ‘마이오스마트’, 에실로코리아의 ‘스텔리스트’ 등으로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것도 원인으로 꼽을 수 있겠다.
소아용 근시억제 렌즈는 가격대가 낮은 편은 아니다. 안경원마다 가격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30만~40만원대이다. 성인용 기능성 렌즈와 비교해도 가격대가 높은 편인데 내 아이가 아무리 소중하다고 해도 단번에 쉽게 구매를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대다수의 부모들은 자녀를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50명 중 ‘가격대가 부담이 돼서 고민할 것 같다’고 응답한 20명을 제외하고는 125명이 ‘전문가(안경사, 안과의사)와 상담 후 필요할 경우 구매하겠다’, 105명이 ‘자녀의 시력향상을 위해 기꺼이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위 응답률을 보더라도 알 수 있듯이 소비자들은 전문가의 의견을 신뢰하고 전문적인 상담을 희망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구매하려는 제품군이 기능성이라면 더 그렇다.
물론 소비자들 중 간혹 안경사들이 조언하는 것이나 상담하는 것에 대해 불편해하고 다른 일정때문에 빨리 안경원을 벗어나려고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안경사들의 전문적인 의견을 듣고 싶어 한다.
‘안경사에게 기능성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면 어떤 정보 위주로 알고 싶나’고 묻는 질문에 105명인 42%가 ‘제품의 스펙 및 특장점’이라고 답했다. 요즘 인터넷에는 없는 정보가 없을 정도로 정보의 홍수라고 한다. 마음만 먹으면 제품의 스펙을 찾아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님에도 전문가의 조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72명이 ‘제품 착용시 안내사항 및 주의사항’이며 이어 63명이 ‘해당 제품을 꼭 착용해야 하는 이유’라고 답했다. 일반 제품보다 가격대가 더 높은 만큼 기능성 렌즈에 대한 기대감은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자신의 기대치 만큼 충족을 못하면 제품에 대해 실망하게 되고 이는 결국 중도 탈락으로 이어진다. 기능성 콘택트렌즈 카테고리에서 중도 탈락이 많이 일어나는 이유도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성을 토대로 고객을 응대하는 대다수의 안경사들은 기능성 렌즈 판매에 있어 고객들의 기대감을 어느정도 낮추는 것도 중요한 과정 중 하나라고 표현한다. 예를 들어 멀티포컬 렌즈를 착용하면 근거리·중간거리·먼거리 모두 시야가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막상 착용했을때 본인 생각만큼의 시야가 선명하지 않다면 바로 불만족으로 이어지고 컴플레인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안경사가 충분히 상담을 하고 제품을 착용한 뒤 발생할 여러 돌발상황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면 오히려 만족감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 들릴 수 있지만 제품의 기대감을 낮추는 것이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키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문진과 상담이 중요하다는 것도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항이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하면서 안경사에 기대하는 것들은 모두 신뢰성을 높이고 전문성을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다. 기능성 렌즈 시장 성장을 위해서 안경사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도 모두 이와 같은 이유다.
현 상황에서 안경업계 최대 이슈는 ‘콘택트렌즈 온라인 판매’와 관련된 내용일 것이다. 지난해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34차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에서 ‘안경원 콘택트렌즈 재판매 중계 플랫폼 실증특례’ 안건이 7번째로 지정되며 큰 논란이 된 바 있다. 실증특례 시행 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협력 안경원이 100개도 못미치며 실질적으로 실증특례가 폐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업계 내에서는 온라인 픽업과 관련된 서비스를 잘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외부업체가 수수료 따먹기 장사하는 것을 방관할 수 없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실증특례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더라도 콘택트렌즈 온라인 판매가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는 볼 수 없다. 당장 내년이라도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내세우며 콘택트렌즈 온라인 판매가 다른 방법으로 논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콘택트렌즈를 안구에 직접 닿는 의료기기인 만큼 인터넷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안경원에서 구매하는 것을 강력하게 희망해야 콘택트렌즈 온라인판매가 더이상 거론되지 않을 수 있다. 소비자들에게 이런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안경사 역할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 소비자들도 콘택트렌즈 온라인 판매를 그리 반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콘택트렌즈(도수가 있는)를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것에 대해 귀하의 의견은 어떤가’의 질문에 과반이 넘는 56%인 141명의 응답자가 ‘눈에 직접 닿는 제품인데 전문가에게 상담 후 믿을 수 있는 곳에서 구매하고 싶다’고 답했다.
물론 콘택트렌즈를 착용하지 않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무관심한 분야일 수 있다. ‘관심없다 혹은 나와 관련이 없다’는 응답자도 6%다. 또 ‘편리함이 최고다. 온라인 구매를 희망한다’는 응답자가 52명으로 21%다. ‘도수가 없는 컬러렌즈에 한해서만 온라인 구매가 허용되면 좋겠다’는 소비자도 17%로 적지 않다.
수치로만 보면 50%에 가까운 소비자는 콘택트렌즈 온라인 판매 허용에 긍정적이거나 관심이 없다고 비춰질 수 있지만 눈에 직접 닿는 만큼 안전성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는 인식은 크다고 볼 수 있다. 또 온라인 판매가 되더라도 도수가 없는 컬러렌즈에 한해서만 허용하길 희망한다는 의견 역시 도수가 있거나 기능성 렌즈는 당연히 전문가에게 구매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콘택트렌즈 온라인 판매는 시기만 중요할뿐 언젠가는 꼭 시행될 것이라는 의견에는 공감하고 있다. 다만 그 시기를 조금이라도 늦춰가는 것이 안경사의 몫이라는데는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기능성 렌즈가 안경원 비즈니스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만큼 소비자들도 기능성 렌즈는 무조건 안경사에게 상담을 받고 구매해야 한다는 점을 어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