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아동·청소년 디지털기기 사용 늘면서 안경·C/L 지원 정책 발표

1인당 100유로 지원… 시력 빈곤해소 목표로 안경시장 성장 지속

2025-07-10     노민희 기자

스페인(총리 페드로 산체스) 정부가 지난 5, 16세 미만 아동과 청소년에 대해 안경 및 콘택트렌즈 구매 비용을 지원하는 정책을 발표했다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사장 강경성·이하 코트라) 이성학 스페인 마드리드 무역관이 최근 전했다. 스페인 정부의 해당 정책은 2025년과 2026년도 시작에 맞춰 시행될 예정이며, 시력 교정이 필요한 16세 미만 전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1인당 100유로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16세 미만인 아동 및 청소년은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누구나 지원받을 수 있으며, 정부는 본 제도를 통해 시력 빈곤(visual poverty)’ 해소와 함께 모든 아동이 공평하게 시력 교정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로 2024년 기준, 72만명의 미성년자가 가정 형편으로 인해 안경이나 렌즈를 구매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지원 절차는 아동이나 청소년이 공공 안과 진료를 통해 시력 이상 판정을 받으면, 가족은 처방전을 지참해 본 정책에 참여하는 현지 안경원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기존에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고 있더라도, 검안사가 새로운 제품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동일한 방식으로 지원 대상이 된다. 제품 가격이 100유로 이하일 경우에는 전액이 지원되며, 초과 시에는 차액만 소비자가 부담하면 된다. 이를 위해 스페인 정부는 총 4,800만 유로 규모의 예산을 현지 안경사 및 검안사 협회에 배정할 계획이다.

한편 스페인 국민들의 시력 상태는 전반적으로 저하되는 추세라고 이성학 무역관은 전했다. 지난해 유럽 보건 설문조사에 따르면, 근시·원시·난시·노안 등으로 시력 교정이 필요한 인구 비율은 절반을 넘어섰으며, 15세 이상 인구 약 61%가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사용하고 있다.

주요 원인은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로 나타났으며, 업무·학습 시간 외에도 스마트폰 사용으로 화면 노출이 지속되면서 시력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내 중심 생활 패턴과 야외 활동 감소 역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아동 및 청소년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 등 연구 기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5~7세 아동의 19%가 근시에 해당하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30년에는 30.2%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시력 저하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스페인 내 아이웨어 시장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182000만 유로 규모였던 스페인 아이웨어 시장(안경·콘택트렌즈·선글라스 합산)2021221000만 유로로 21.2% 증가했고, 2024년에는 262000만 유로를 기록했다. 품목별 비중은 안경이 58.7%로 가장 크며, 선글라스(26.8%), 콘택트렌즈(14.5%)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유로모니터는 스페인 아이웨어 시장이 앞으로도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2024262000만 유로에서 2029273000만 유로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이 중 콘택트렌즈는 38000만 유로에서 41000만 유로로 약 10.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안경 제품 또한 같은 기간 동안 6.4%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2025년에는 스페인 정부의 보조금 정책 시행에 따라 수요가 일시적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이며, 지원 시점이 새학기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현지 유통업체들은 3분기 중 안경과 렌즈 제품의 선제적 재고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인 현지 안경시장 변화는 한국 기업에 새로운 수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이성학 현지 무역관은 전했다. 이 무역관은 특히 콘택트렌즈 분야를 대표적인 유망 품목으로 평가했다. 한국산 제품은 산소투과율이 높은 실리콘 하이드로겔 렌즈, 기능성 미용 컬러렌즈 등 제품 다양성과 우수한 품질을 바탕으로 가격 대비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미 미국, 일본, 동남아 등에서 수출 실적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무역관은 또 스페인 내 안경원 체인 기업인 A사 관계자 인터뷰에서 콘택트렌즈 시장에서는 여전히 유럽 및 미국산 제품이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만 등 아시아 쪽의 중저가 제품 판매도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으며, “한국산 제품은 유럽산과 유사한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편이므로, 중간 가격대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 외에도 콘택트렌즈와 더불어 렌즈 관리 용품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무역관은 콘택트렌즈는 아이웨어 제품군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휴대용 살균 세척기, 전용 보관함, 저자극 세척액 등 관리용 부속 제품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무역관은 끝으로 스페인 시장 진출 전략 측면에서는 현지 유통망과의 협력 강화가 핵심이다. 스페인에는 MultiÓpticas, General Óptica 등 대형 체인 기업이 다수 존재하며, 소비자들은 시력 검사부터 제품 구매까지 대부분을 이들 체인점에서 해결하고 있다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해당 기업들과의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공급 채널을 확보하고, 제품 현지화를 기반으로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전략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