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META)도 스마트글라스 시장 도전장… 패션아이템+이동성 결합 특징

9월17일, 레이밴 디스플레이 소개… 메시지확인·번역·길찾기 등 가능

2025-10-09     김선민 기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사장 강경성·이하 코트라) 해외뉴스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활동이 일상화되면서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스마트 글라스(Smart Glasses)는 증강현실(AR)과 인공지능 기능을 결합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시하는 기기로 스마트폰 이후의 차세대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스마트 글라스는 단순히 화면을 보여주는 수준을 넘어, 실시간 번역/시각 인식/건강 모니터링/엔터테인먼트 기능까지 구현하며 개인 비서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 중이다. 하지만 기대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높은 가격, 배터리 수명, 그리고 사회적 거부감은 여전히 상용화의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 VR 헤드셋은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했지만 크기와 무게 때문에 일상에서 착용하기 어렵고 이동성을 제한했다. 이에 반해 최근 AR 스마트 글라스는 경량화와 스타일을 동시에 갖춰 사용자가 거리나 실내·외 어디서든 편하게 착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메타(Meta)Ray-BanOakley 모델은 기존의 몰입형 VR 경험에서 벗어나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역할과 이동성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사용자는 메시지 확인, 길 안내, 실시간 번역 같은 기능을 활용하면서도 일상적인 외출, 출근, 산책 등 이동 활동과 자연스럽게 결합할 수 있으며, 기술을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경험이 가능해졌다.

미국 로스앤젤레스무역관 Chris Kim은 메타가 최근 발표한 스마트 글라스 제품군은 기술과 디자인, 플랫폼 전략 측면에서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 새로운 변곡점을 만들 잠재력이 크다고 설명하며, 기존 스마트 글라스들이 주로 카메라 기능이나 음성 제어, 단순 알림 착용 중심이었다면, 메타의 최신 모델들은 AR 디스플레이 내장, 제스처 조작, AI 실시간 통합 서비스 등 고급 기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으로 Ray-Ban Display 모델은 오른쪽 렌즈에 소형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넣어 메시지 확인, 번역, 길 찾기, 음악 재생 같은 기능을 눈앞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게 했고, 손목 밴드(Neural Band)로 제스처를 인식해 터치 없이 조작이 가능하다. 배터리 지속시간은 혼합 사용 기준으로 약 6시간, 충전 케이스 포함하면 추가 사용 가능 시간을 확보해 총 체감 사용시간을 늘리는 설계가 돋보인다. 이는 단순한 기능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메타의 AI 및 메타버스 전략과 긴밀하게 맞물린 진화라 할 수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17(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서 열린 메타커넥트 행사에서 차세대 스마트 글라스 Ray-Ban Display를 직접 착용하고 이를 소개하기도 했다.

메타는 인스타그램, 메신저, WhatsApp, Maps 등 자사 플랫폼과의 연동성을 강화해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제작·공유하는 경험을 더욱 매끄럽게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증강현실(AR)·혼합현실(MR) 생태계로 확장할 기반을 다지고 있다. 패션 브랜드 Ray-Ban Oakley와의 협업 역시 기술 중심 이미지를 넘어 스타일과 브랜드 경쟁력까지 확보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메타의 신제품 발표가 의미가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스마트 글라스 및 AI 글라스 전체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이미 진행 중이란 점이다. 미국 언론 CNBC2025728일자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안경 렌즈회사이자 Ray-Ban 브랜드 보유사로 Ray-Ban Meta 스마트 글라스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에실로룩소티카그룹의 올 상반기 스마트 글라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해 스마트 글라스 시장의 빠른 성장을 자랑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Business Wire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 글라스 시장은 2025년에 약 510만 대가 출하될 것으로 예상되며, 2026년에는 출하량이 1,0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30년까지는 연평균성장률(CAGR)이 약 47%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시장이 빠른 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매출 규모 역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 글라스 시장은 2024년 약 19.3억 달러 규모에서 2030년에는 약 82.6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해당 산업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스마트 글라스 시장을 선도하는 메타는 이번에 공개한 신제품 라인업을 통해 다양한 가격대와 기능 옵션을 갖춘 제품군으로 폭넓은 소비자층을 공략하고 있다. 예를 들어, Oakley Meta Vanguard는 운동·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한 모델로 미국과 캐나다 시장에서 약 499달러에 출시된다. 이 제품은 최대 9시간의 배터리 지속시간, 액션 카메라 중심 촬영 기능, 향상된 내구성과 방수 성능 등을 갖추고 있어 액티브 사용자를 겨냥했다. 반면, 고급형 모델인 Ray-Ban Display는 약 799달러에 판매되며, AR 디스플레이 내장, 손목 밴드를 통한 제스처 제어, 실시간 자막·번역·알림 표시 등 첨단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에도 불구하고 메타 제품군이 직면한 한계점 역시 분명하다. 우선 가격 장벽이다. 499~799달러 수준은 기술 집약형 기기로서 경쟁력은 있지만 일반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착용하거나 여러 대를 구입하기에는 부담이 되는 수준으로 대중 시장 확산을 위해서는 보다 저가형 모델의 출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배터리 지속 시간과 무게, 스타일 다양성도 문제로 거론된다. 예컨대 Ray-Ban Display는 혼합 사용 시 대략 6시간 정도 배터리가 유지되며, 무게가 약 67그램 수준으로 한 시간 넘게 착용할 경우 피로감이 있을 수 있다는 평가가 있다. 더불어 제품이 스마트폰 없이 완전한 독립형 기기로 동작하는지 혹은 일정 수준의 스마트폰 의존성을 가지는지도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스마트 글라스 시장에서는 메타 외에도 여러 기업들이 도전 중이다. Xiaomi, TCL-RayNeo 등의 중국 주요 제조사들도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은 2026년 전세계 출하량의 약 1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타 Ray-Ban Meta 시리즈는 2024년 한 해 동안 100만 대 이상 판매됐고, 2025년에는 이를 200만 대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실시간 번역, 간판 인식, 알림 표시, 패션성, 브랜드 협업 등에 대한 호응이 높으며, 이러한 기능이 구매 결정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관련 업계는 스마트 글라스 시장이 이제 가능성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성장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Ray-Ban Meta 시리즈가 보여준 초기 성과는 스마트 글라스가 주류 소비자 제품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경쟁력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무게 중심을 옮길 것이라고 지적한다. 코트라 로스앤젤레스 무역관이 인터뷰한 LA 기반 테크 스타트업 모 CEO스마트 글라스 시장의 승자는 최고의 소프트웨어·AI·플랫폼 서비스를 얼마나 매끄럽게 통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