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토릭 콘택트렌즈 난시교정은 토릭 디자인 적용
2011-08-01 이지연
소프트 토릭 콘택트렌즈(이하 토릭 렌즈)는 rgp 렌즈와 같이 어떤 상황에 대처해본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물론 최근에는 보다 다양하고 개선된 토릭 디자인들이 소개되고 있어서 예전에 비해 덜 복잡한 편이다. 여기서 말하는 토릭 렌즈는 소프트 콘택트렌즈의 한 종류를 뜻한다. 따라서 소프트 콘택트렌즈 맞춤법이 기본이다. 다만 난시를 교정하기 위해 토릭 디자인을 적용했으므로 그에 대한 맞춤만이 다르다. 콘택트렌즈로 난시를 교정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다.
① 먼저 rgp 렌즈는 각막난시(corneal astigmatism)를 교정할 수 있으며, 맞춤(fit)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그러나 착용감은 썩 좋은 편이 아니고 3시-9시 방향의 문제(탈수 또는 충혈)를 해결하기 어렵다. 또한 수정체난시(lenticular astigmatism)가 있다면 잔여난시를 제거하기 어렵다. 각막난시가 너무 많을 경우 렌즈의 중심잡기가 불안정해서 토릭 rgp 렌즈를 필요로 한다.
② 두꺼운 소프트 콘택트렌즈는 낮은 정도의 난시가 있을 때 렌즈 두께나 높은 탄성을 이용해서 마치 rgp 렌즈와 비슷한 효과를 얻고자 사용된다. 물론 소프트 콘택트렌즈의 두께를 더 두껍게 하거나 높은 탄성을 이용해서 눈물이 난시를 교정하는 효과를 약간 낼 수는 있다. 그렇다하더라도 소프트 콘택트렌즈는 말 그대로 소프트하다. 렌즈가 각막을 덮으면서 렌즈의 형태가 각막의 모양에 맞춰 변화되기 때문에 눈물 효과는 대부분 상쇄된다.
③ 비구면 소프트 콘택트렌즈(이하 비구면 렌즈)는 렌즈 전면에 적용된 비구면이 렌즈와 눈 체계의 구면수차를 줄이고, 낮은 수준의 난시라면 구면 소프트 콘택트렌즈에 비해서 교정효과가 좋다고 한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비구면 렌즈 효과는 큰 동공에서 드러난 낮은 수준의 난시를 줄여준다는 의미이지 교정시력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설명이 아니다. 따라서 시력과 직접 연관되는 부분은 결국 토릭 렌즈를 사용해야 된다.
앞에서 토릭 렌즈도 소프트 콘택트렌즈이므로 전반적인 맞춤 상태는 그에 따른다고 말했다. rgp 렌즈와 같이 단단한 재질로 토릭 렌즈를 만든다면 각막의 토릭형 모양에 맞춰서 제조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토릭 렌즈는 그보다 훨씬 부드러운 소프트 렌즈이므로 그 특징은 가지면서도 렌즈가 회전하지 않고 축을 유지하는 기술(디자인)이 필요하다. 이런 디자인은 크게 프리즘 밸러스트(prism-ballasted)인 경우와 프리즘 밸러스트가 아닌 경우(double slab-off, dual thin zone, accelerated stabilisation)로 나뉜다.
△프리즘 밸러스트 디자인
콘택트렌즈에서 난시 교정용 디자인으로는 오래된 셈이지만 프리즘 밸러스트는 여전히 렌즈의 회전을 눈 안에서 안정시키는 가장 일반적인 방식이다. 프리즘 밸러스트는 상안검과 접하는 위쪽이 얇고 하안검 쪽으로 향하는 아래 부분의 두께를 증가시키는 구조로써 일명 수박씨원리(watermelon seed principle)를 가진다. 토릭 렌즈의 축을 유지하는 성능은 무난하다고 평가받는다. 다만 렌즈의 하단에 집중되는 두께에 중력이 작용되므로 착용자의 머리가 옆으로 기울거나 누워있는 자세가 되면 렌즈가 중력을 따라서 회전하는 문제가 있다. 이 형태의 렌즈는 눈깜박임과 중력이 렌즈 회전에 중요한 요인이다. 프리즘 밸러스트 디자인은 렌즈를 정상위치에서 45도 가량 회전시켜도 중력의 영향으로 20∼30도 정도는 빠르게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러나 실제 착용에서는 눈깜박임 중 안검의 움직임에 따른 회전과 제자리로 돌아오려는 힘(중력)이 경쟁한다.
프리즘 밸러스트 디자인의 특성상 하단부의 두께로 인하여 그 부분의 산소투과율이 낮고 착용감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고자 근래에 나오는 프리즘 밸러스트 방식의 토릭 렌즈들은 렌즈의 주변부(특히 하단)에 쌓이는 프리즘을 제거하는 방법(comfort chamfer)과 편심 렌즈처럼 구성(eccentric lenticulation)하는 방법을 통해서 렌즈의 두께를 줄였다. 더 나아가 프리즘이 나타나지 않는 광학부(prism-free optics, peri-ballast)와 프리즘이 들어가는 부분으로 토릭 렌즈를 디자인하기도 했다.
또 다른 방법으로 원치 않는 렌즈의 회전력을 제거하기 위해서 수직으로 측면부 두께를 제어하고, 렌즈 면에서 원주축과 다른 굴절력 간에 발생되는 안정화(stabilisation) 차이를 최소화하는 방식을 선택한 프리즘 밸러스트 디자인도 있다.
△프리즘 밸러스트 디자인이 아닌 경우
프리즘 밸러스트 디자인이 아닌 토릭 렌즈들은 오직 안검과 렌즈의 상호작용에 의지해서 안정화를 이룬다. 이런 형태의 토릭 렌즈들은 중력 효과가 거의 없는 편이다. 초기 디자인은 광학부(optic zone)의 상단과 하단에 얇은 구역(thin zone)을 두는 방식으로 축 안정화를 꾀했다. 렌즈를 가로지르는 두께의 차이를 통해 안검이 렌즈를 압착하는 구조가 돼서 렌즈의 축이 안정된다. 이런 디자인의 장점은 전체 측면부 두께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생리학적 반응을 줄여서 착용감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안정화 방식은 점차 다듬어져 렌즈의 광학부와 안정화 영역(stabilisation areas)을 독립적으로 구성하는 디자인이 등장했다. 이처럼 두 부분을 나눈 결과로써 렌즈 전체의 두께는 더 얇아졌고 각막에 더 많은 산소를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조금 다른 방식으로 디자인을 개선한 경우로써 렌즈가 안검에 눌리는 부분의 두께를 최소화하고 안검열(palpebral aperture) 내에는 렌즈 축의 안정화를 위한 능동적 영역(active zones)을 배치시킨 디자인이 있다. 이런 설계를 채택한 제조사에서는 렌즈가 돌아가더라도 안검이 버팀목 역할을 해줘서 렌즈가 빠르게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안검에 눌리는 렌즈 부위를 얇게 해준 것은 눈깜박임에서 발생되는 하안검의 수평 움직임(코 쪽)에 렌즈가 맞물려 돌아가지 않도록 돕는다. 이것은 렌즈의 상하가 얇다면 하안검이 렌즈를 잡고 축을 코 쪽으로 돌리는 힘의 영향을 덜 받을 것이란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따라서 안검의 구조와 긴장도를 보고 프리즘 밸러스트 디자인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렌즈의 상하가 얇은 디자인을 선택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토릭 렌즈는 어느 한 가지 디자인이 다른 디자인들을 압도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맞춤에 문제가 있다면 특정 제품을 고집하지 않고 열린 자세로 다른 제품을 찾는 편이 더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