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업계, 유통구조 개선 온 힘

2010-03-29     이재령

안경업체,유통구조 개선 온힘

안경업계가 외상거래와 저질제품 판매 등 고질적 유통 병폐를 개선하는 데 발벗고 나섰다.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안경제조 및 유통업체와 안경원(소매판매점)은 고질적 병폐로 지적돼 온 ‘위탁판매(외상거래) 유통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관행처럼 여겨 온 불합리한 유통 구조가 국내 안경산업 위축의 주된 요인으로 지적돼 온 만큼 유통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인식을 같이 한 것이다. 국내 안경업계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제조업체→유통업체→안경원’의 3단계 유통 구조를 갖고 있으며 특히 제조업체와 유통업체, 유통업체와 안경원 사이에선 물건이 판매된 이후에 대금을 결제받는 위탁판매가 성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안경원들의 판매 상태에 따라 제조 및 유통업체들은 재고관리와 자금회전 측면에서 ‘이중고’를 겪는 상황이 빈번했다. 국내 대형 안경테 도매업체 l사 관계자는 “일부 대형 제조업체들이 유통업체를 통해 안경원 등에 깔아 놓은 외상대금이 적게는 20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며 “많은 경우 생존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먼저 앞장선 곳은 도매업체 쪽이다. 한국안경렌즈도매협회는 지난달 서울 남대문로5가에서 상임이사회를 개최하고 안경렌즈 위탁판매 자제 캠페인 실시를 결의했다. 협회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관행적으로 이뤄져 오던 부당한 유통시스템 개선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일부 제조업체와 안경원 역시 이 같은 움직임에 동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구 소재 제조업체 c사 관계자는 “변질된 위탁판매로 어려움을 겪어 온 도매업체들이 덤핑품, 복제품 등을 유통시키면서 결국 제조업체와 안경원에도 피해가 오고 있다”면서 “위탁판매의 단계적 축소를 통해 제조업체와 도매업체, 안경원 간 ‘상생의 길’을 모색하기 위한 구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소재 한 대형 안경원 관계자 역시 “현재의 위탁판매 관행에서는 체계적인 재고관리 및 경영 내실화가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장기적 안목에서 점차 현금결제 비율을 높여 경영효율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