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보는 안경업계 ‘다른 초점’

2010-03-29     강민구

환율 하락세 속 국내 안경업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원·달러환율이 최근 4개월 동안 1100원대에 머물며 ‘저환율’ 추세가 고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안경산업 관련 수출업체들은 해외 가격경쟁력 악화와 영업이익 감소 등 저환율에 따른 파급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세계적인 경제위기에도 ‘고환율’에 따른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약진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한국안경산업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국내 안경 관련 업체들의 총 수출 규모는 2억8525만달러로 전년 동기 2억8012만달러에 비해 513만달러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대형 안경렌즈 제조업체 s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경제위기에도 환율 효과를 통한 가격경쟁력으로 간신히 버텼는데 경기상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 동력마저 잃어버리면 큰 타격을 입게 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안경테를 수출하고 있는 국내 업체 관계자도 “환율 하락에 따른 채산성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계약 갱신을 앞두고 납품 단가 조율에 난항을 겪고 있다”면서 “지금으로서는 손해를 보더라도 수출하는 것밖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반면에 명품 선글라스와 해외 안경렌즈 및 콘택트렌즈 등의 수입 비중이 큰 업체들은 지난해 겪었던 환율 부담을 덜게 됐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유럽과 미국에서 선글라스와 안경테를 수입하고 있는 대형 수입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환율이 1600원까지 치솟았을 땐 정말 회사의 문을 닫아야 하는 절박함이 느껴졌었다”면서 “그러나 최근 환율이 1100원대에서 안정세를 보이면서 마진율도 크게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환율 하락으로 경영 여건이 개선된 만큼 소비자 가격 인하 등을 통해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하지만 일부 수입업체들은 경영 여건 개선에도 불구, 환율 하락세를 무조건 반길 수 없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환율 하락세로 경영 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안경업계 전체적으로 살펴봤을 때 무조건 낙관할 일은 아니다”며 “수출업체와 수입업체 모두 ‘일희일비’하지 말고 국내외 시장 확대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