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 무도수 뿔테안경 공항 패션에 작은 충격

2012-03-30     강민구
매년 4월 동경서 또 하나의 아이웨어 컬렉션 열려

인터넷 안경판매 oh my glasses 매출은 '글쎄요'



 ◆2012 동경 아이웨어 컬렉션

 매년 4월이 되면 동경에서는 또 하나의 아이웨어 컬렉션이 열린다. fn아이포커스 독자들이 익히 잘 알고 있는 국제전시회인 ioft(동경국제광학전시회)와 비교하면 4월의 전시회는 다소 내수전시회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참가 브랜드사의 면면을 보면 연례적이고 장소만 큰 ioft 보다 오히려 내실이 있는 것 인지도 모르겠다.

 올해는 더군다나 그동안 개최사별로 제각각 개최되던 전시회들을 하나로 묶어서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 공동 프로모션, 공동 카탈로그 제작을 하여 진행한다고 하니 보다 많은 참관객들이 전시회장을 찾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작년의 경우 지진의 영향도 있었다지만 너무나 초라하고 볼품없어 부끄러울 정도로 실패한 전시회가 되었다. 개최 장소였던 후쿠이 조합의 안테나숍 아오야마 the 291의 장소도 협소했고 무엇보다 프로모션이 잘되지 않았던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

▲ 2012년 동경 아이웨어 컬렉션이 4월17일부터 19일까지 동경에서 열린다.

 작년과는 다른 면모로 손님들을 맞이하게 될 이번 동경 아이웨어 컬렉션은 4월17일부터 4월19일까지 3일동안 동경의 오모떼산도 거리를 중심으로 5군데 장소에서 열린다. 마스나가 와 보스톤 클럽이 단독 전시회장을 마련했고 나머지 3곳이 하우스 브랜드 공동 전시회장이다.

 참가 주요 브랜드는 masunaga, kazuo kawasaki, japonism, hamamoto, gen, tsetsekio yamato, solid blue, 59hysteric 등이다.


▲ 2012 동경아이웨어 컬렉션에 출전하는 브랜드를 장소별로 한눈에 볼 수 있다.

 우연히도 이번 전시회는 대구광학전시회와 일정이 겹치게 되어서 동경도 대구도 불가피하게 서로 영향을 받게 된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생뚱맞은 이치로의 뿔테 안경

 새벽에 직장에 출근하여 하루 종일 일을 열심히 하고 업무가 끝나면 곧장 집으로 돌아와 욕조에 물을 받아 목욕을 하고 프로야구를 보면서 맥주를 마신다. 이것이 보통 일본 남성들에게 가장 많은 생활패턴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역시 프로야구는 인기가 많은 스포츠이지만 일본은 야구라는 경기가 전 국가적, 전 국민적 스포츠 일 정도로 정말 인기가 많은 것 같다.

 얼마 전 필자는 메이저리그 일본 개막전을 위해 이치로 선수가 일본에 잠시 돌아왔다는 기사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일본의 프로야구 인기를 감안하면 이치로의 귀국소식은 분명 중요한 뉴스라고 할 수 있겠지만 재밌는 것은 한국에서 유행하는 것처럼 이치로의 공항패션 역시 각종 매스컴에 보도되었다는 것이다.(일본에서는 아직 공항패션이라는 용어자체가 활성화되지 못했다) 캐주얼 수트 차림에 중절모, 빈티지 뿔테안경을 착용한 이치로의 공항패션이 필자에게는 부자연스럽게 느껴졌지만 신선한 스타일 연출에는 성공한 것 처럼 보였다.

▲ 빈티지 뿔테안경을 쓰고 나리타 공항에 입국하고 있는 이치로의 모습.

 이치로의 공항패션 아이템에서 가장 크게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것은 안경이였다. 이치로는 평소 시합때 착용하는 오클리 선글라스를 제외하고 한번도 공식석상에서 안경을 착용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치로가 패션을 위한 무도수 안경을 착용했다는 것 자체가 일본사람들에게는 재미있고 작은 충격이였을지 모르겠다.

 '일본 프로야구계에 존경할 사람은 한명 도 없다' 라고 막말 아닌 막말을 내던지는 카리스마를 보이며 오직 실력으로 보여준다는 철저한 승부사 기질의 이치로와 단이 짧은 수트의 핑크색 넥타이 패션, 빈티지 뿔테안경은 어딘가 모르게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필자의 진부한 고정관념 때문만은 아닐지 모르겠다.

 ◆일본 인터넷 안경판매 최고를 꿈꾼다. oh my glasses

 예전 필자 칼럼의 내용 중에 일본의 인터넷 안경 판매는 자체 사이트 보다 야후나 라쿠텐 등 포털사이트 숍인숍 개념의 사이트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소개 한 적이 있다. 회사 개별로 자체 사이트를 개발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사이트가 오픈 했다고 해도 원활한 고객과 프로모션이 되기 어려운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하겠다. 숍인숍의 경우 오프라인의 월세처럼 매월 관리비를 지불하지만(대략 5만엔 현재 환율로 70만원) 유입고객의 수가 엄청나기 때문에 품목과 가격에 경쟁력이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자체 사이트가 반드시 실패 하는 것은 아니다. 안경원 기반의 자체 쇼핑몰의 경우에는 그나마 성공의 확률이 높은 것 같다.

 이러한 일본의 인터넷 안경 시장에 숍인숍도 아니고 안경원을 운영 하고 있지도 않으면서 비장하게 출사표를 던지고 올해 초에 오픈한 안경 판매 사이트가 oh my glasses 이다.


▲ 최고의 인터넷 안경 판매를 꿈꾸는 oh my glasses의 사이트.

 스탠포드 대학 출신의 kiyokawa 씨는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와 돌연 인터넷에서 안경을 판매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6개월이 넘는 준비기간을 거쳐 안경판매 사이트를 오픈하였다. 필자의 회사 역시 작년 말에 이곳과 정식계약을 하고 현재도 상품 공급을 하고 있는데 오픈한지 3~4개월이 되가는 이 시점에서 냉정하게 보자면 그리 잘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tv와 신문 등 몇몇 매스컴에 대대적으로 소개도 되었고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서 활발한 프로모션을 진행 하고 있는듯 한데 그리 잘되고 있는 것 같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

 필자가 보는 관점에서는 홍보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기본적으로 상품구성력과 가격 경쟁력에서 메리트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애초 소비자들의 니즈는 감안되지 않고 사이트 오픈과 운영을 위한 시스템에 급급했던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다. 거기다 상품 사진들을 보면 한국의 웬만한 블로거 보다 못한 퀄리티와 구성을 보여주고 있어 '운명의 안경과 만나세요' 라는 메인 멘트가 왠지 생뚱맞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직 오픈한지 6개월도 안되었고 앞으로 다양한 기획과 프로모션이 준비되고 있어서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숍인숍도 아니고 안경원 기반도 아닌 자체 쇼핑몰로 일본에서 성공하기란 역시 어려운 것인가 라는 필자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fn아이포커스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