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랑스런 한국의 안경인입니다"

2012-06-22     강민구
후쿠이 안경업계 터줏대감 가나타니 안경 一家

템플 가공 전문 업체 명성… 자녀들도 가업승계 구슬땀
구미가 고향… 아들 3형제도 안경업에 자긍심 가져
▲ 고국의 안경신문 fn 아이포커스를 받아보며 환하게 웃고 있는 가나타니 사장님과 아들.정교한 시트합치기-두께조절은 후쿠이서 최고수준 자랑
"fn아이포커스의 인터뷰 마련 감사… 모두가 행복 했으면"

일본에는 현재 약 60만명의 재일 교포들이 살고 있다. 과거 역사의 굴곡 속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일본 땅에 건너와 삶의 터전을 마련하고 오늘날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안경업계에도 이러한 재일교포들이 적지 않게 분포하고 있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당시만 해도 재일교포는 극심한 차별과 편견 속에서 어려운 생활을 했을 것이다. 현재 후쿠이에서 템플 가공 전문 업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회사 가나타니 안경 역시 재일교포 출신의 가족들로 구성되어있다. 역경을 극복하고 일본 안경업계에서 성공하기까지의 그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하꾸 : 안녕하세요 이렇게 한국 분을 인터뷰하게 되어서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먼저 가나타니 회사는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가나타니 대표 : 회사의 연혁을 말씀 드리자면 우선 아버님의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 아버님은 해방 전에 경상도 구미에서 일본으로 건너오셨고 해방 이후 후쿠이에 정착하면서 안경 일을 시작하셨습니다. 초창기에는 마스나가에서 일을 받는 가내 수공업으로 출발하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3형제가 합심하여 가나타니 안경이라는 생산 공장을 시작했었습니다.

하꾸 : 현재는 템플 가공만을 전문으로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가나타니 대표 : 네. 현재 저는 템플 가공을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같이 공장을 하던 형제들은 지금도 각각 프론트 가공, 도매회사 등 분야는 다르지만 안경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하꾸 : 그럼 사장님은 일본에서 태어 나신건지요 ?

가나타니 대표 : 네. 저는 재일교포 2세로서 일본에서 태어났습니다. 한국말을 조금은 하는데 읽을 줄을 몰라서 가끔씩 한국에 가면 불편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 아들은 한국말을 잘합니다. 독학으로 배웠지만 커뮤니케이션에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실제 아들은 유창한 한국말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하꾸 : 가나타니 회사의 현재 사업현황이 궁금합니다.

가나타니 대표 : 현재 저와 아들 두명, 이렇게 세명이서 공장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바쁠때는 아르바이트를 쓰기도 합니다. 우리회사는 기본적으로 템플가공을 전문으로 하고 있고 부수적으로 하리아와세(시트를 붙이는기술), 아쯔미오또시(시트 두께를 조정 커트 하는 기술)를 하고 있습니다.
▲ 재일교포 2세로서 차별을 극복하고 역경을 이겨내어 일본안경업계에서 성공한 가나타니 대표.
가나타니 대표 : 예전에는 후쿠이에서 아쯔미오또시에 관해서는 우리회사가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했었는데 지금은 기계도 많이 보급되었고 기술평준화가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정교한 시트합치기나 두께조절에 있어서는 후쿠이에서 최고수준으로 평가 받는다고 자부합니다. 현재 포나인즈와 마스나가에 템플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하꾸 : 아드님이 노무사, 행정서사 등의 자격증을 다수 가지고 있고 영어도 수준급으로 알고 있는데요 공장에서 일하기엔 그런 능력들이 아깝지 않은지요.
 가나타니 대표 : 사실 아들이 공부를 잘해서 이런 저런 자격증을 많이 가지고는 있지만 동경이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로 나가지 않는 이상 후쿠이에서는 그런 자격증들이 그렇게 수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회사 내에 행정서사 사무실도 같이 병행해서 운영은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안경업이 현실적으로 안정적 인 것 같고 또 큰 아들이라서 가업을 이어가는 측면도 있어서 현재는 공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하꾸 : 어찌보면 사장님은 한국인에도 일본인에도 속하지 못하는 경계인이라고 할수 있을 것 같은데 한국에는 자주 가시는지요.
 가나타니 대표 : 저는 아직까지 일본인으로 귀화하지 않아서 한국국적을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에는 가끔 가고 있습니다.
 근래에 들어서는 민단의 행사가 있으면 대부분 참석하고 있습니다. 청와대에 초청받아서 간 적도 있습니다. 중학교 졸업 후 줄곧 안경 일을 해오면서 안경 한길을 걸어왔습니다. 이제는 아들이 저의 사업을 이어받아서 잘해 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 후쿠이에서 제일 먼저 시작했다는 하리아와세(시트합치기)기계에 대해서 설명하는 가나타니 대표.
하꾸 : 현재 후쿠이에 템플가공 공장과 시트두께 조정하는 곳이 몇 군데 있는 걸로 아는데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하고 계시는지요.
 가나타니 대표 : 저는 템플가공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서 20년전에 시트두께조절과 시트 붙이는 것에 대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내서 기계를 직접 만들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우리회사 만이 그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현재 우리 회사의 경쟁력은 시트두께 조절의 정밀함과 세밀함에 있습니다. 최근의 안경들은 디자인이 작은 수치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정확한 기술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회사가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꾸 : 귀중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fn아이포커스 독자 분들께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가나타니 대표 : 고국의 언론에서 이렇게 인터뷰를 마련해주셔서 매우 고맙습니다. 더군다나 한국의 최고 안경전문 신문이라서 더욱 기쁘게 생각합니다. 한국에 계시는 독자 여러분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fn아이포커스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