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넓은 난시교정용 콘택트 시장… 우리는 뭘 하고 있나
2012-09-21 이지연
[지난호서 계속]
고객이 안경원 문을 열고 들어온다. 그리고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고자 한다. -2.00D/-1.00 × 180의 처방값을 가지는 것으로 검사결과가 나왔다. 고객이 기존에 착용하고 있던 구면콘택트렌즈와 동일한 것을 달라고 한다. 안경사는 망설임 없이 기존과 똑같은 구면콘택트렌즈를 꺼내든다. 토릭렌즈에 대한 아무런 언급도 없이….
아마도 이런 모습이 종종 있는 일이 아닌가 싶다. 왜냐하면 토릭렌즈로 피팅을 하자니 설명이 길어지고, 경제적으로 부담이 될 수도 있고…. 간단명료한 것을 선호하는 고객을 배려한 친절한 안경사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1970년에서 1990년대 사이에 발표됐던 외국의 연구 논문에 의하면, 37~45%의 성인이 0.75D 혹은 그 이상의 난시를 가진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사람들의 절반정도가 0.75D 이상의 난시를 가진 것으로 발표된 바 있다. 하지만 실제 난시 교정을 위해 토릭렌즈를 선택하는 비율은 20% 정도의 수준으로 아직 갈 길이 멀다할 수 있다. 2012년 한국의 비정시율에 대해서 보고한 연구에 의하면, 서울에 거주하는 19세 남성(n=23,616)의 96.5%가 근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고도 근시는 21.61%로 조사됐다.
물론 교정돼야 할 난시의 비율은 보고되지 않았으나, 외국의 50% 미만이 비정시인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교정돼야 할 난시 인구의 비율도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토릭렌즈 처방율은 세계의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콘택트렌즈를 제조하는 업체의 입장에서나 이 콘택트렌즈를 피팅해야 하는 안경사의 입장에서는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시장이라 할 수 있다.
■안경사와 고객의 서로 다른 생각
그렇다면 이런 잠재적인 시장에 있어서 걸림돌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해본다. 유럽의 시장조사기관에서 안경사의 토릭렌즈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안경사는 토릭렌즈가 난시를 교정하는데 있어서 가장 좋은 선택이라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피팅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되고, 복잡해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조사됐다. 또 다른 점으로는 안경사가 등가구면을 고려한 구면콘택트렌즈로 처방을 해도 고객이 시기능적으로 충분하다고 만족할 수준이라고 자의적으로 판단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고객의 경제적인 사정을 미리 감안해서 토릭렌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생략하기도 하며, 최신 제품에 대해서 피팅 자신감이 없다는 점, 고객이 매일 착용이 아니라 가끔 착용하는 경우에도 토릭에 대한 권장을 망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객의 입장에서는 토릭렌즈의 존재를 모르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또한 자신들이 난시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토릭 콘택트렌즈가 비싸다는 인식, 불편하다는 인식, 안경을 착용하는 것에 비해 피팅이 복잡하고, 시각적으로 우수하지 않다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난시에 임하는 RGP와 토릭소트프렌즈
난시가 있는 경우에 따라서 RGP가 토릭소트프렌즈에 비해 우수하다고 알려져 왔으며, 이런 이유로 아직도 난시처방을 위해 RGP를 선택하곤 한다. 여기에서는 간단히 토릭소프트렌즈가 좋은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아래에서 정리하고자 한다.
△난시교정에 토릭소프트렌즈 처방이 적합한 경우- RGP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경우, 도난시의 경우, 안경처방도수와 각막난시가 다른 경우, 현재 구면소프트콘택트렌즈를 착용하고 있는 경우, 운동을 할 때 혹은 Part-time 착용자.
△난시 교정에 RGP 처방이 적합한 경우-기존 RGP 착용자로 문제가 없는 경우, 난시도수가 구면도수보다 큰 경우, 불규칙성 난시를 가진 경우, 한눈에만 난시가 있는 경우, 눈구멍이 작은 경우, 눈꺼풀의 장력이 큰 경우.
■토릭소프트렌즈의 이해
일반 구면렌즈를 착용한 경우에는 우리가 눈을 깜빡일 때마다 눈꺼풀의 움직임 방향과 다른 요소로 인해 렌즈가 끊임없이 코 방향으로 조금씩 돌아가게 된다. 이런 렌즈의 회전에 관련된 요소로는 아래 눈꺼풀의 위치, 수직 검열폭의 크기, 눈꺼풀의 장력, 깜빡거리는 힘과 방향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된다.
토릭소프트렌즈의 의미는 어떤 특정한 축이 렌즈 내에 존재한다는 것으로 이는 렌즈가 항상 제자리에 위치해야 축이 돌아가지 않고, 난시를 교정하고 있는 상태가 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이론적으로 축이 30도 이상 돌아가게 되며, 난시교정의 효과가 전혀 없게 된다. 따라서 토릭소프트렌즈에서는 다양한 디자인을 적용해 축의 회전을 방지하고자 시도를 하고 있다.
먼저 프리즘밸러스트 디자인은 축의 안정화를 위해 ~1.5내외의 프리즘을 렌즈의 하방에 위치시킨 방법으로 축의 안정성에서 우수한 디자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리고 이중슬랩오프나 동적디자인 방식은 렌즈와 하안검과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렌즈의 중심 주변부를 안정화의 부분으로 선택했다. [다음호에 계속]
fn아이포커스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