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기획 수영용 고글과 안압 상승

2010-08-09     이재령

녹내장은 실명을 유발하는 여러 가지 안과질환 중 2번째로 흔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나 40세 이상 4%가 녹내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녹내장의 원인으로는 정상치보다 높아진 안압 (intraocular pressure)이 시신경에 점진적으로 손상을 주게 되어, 주변시야부터 서서히 잃어가게 되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인 성인의 95% 정도는 안압이 10-21mmhg를 유지하고 있으며, 녹내장으로 진단되는 새로운 환자들의 1/3은 안압이 정상치의 범위인 21mmhg이하를 보이고 있으며, 5%는 16mmhg 이하의 안압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안압이 정상범위에 있으면서도 녹내장성 시신경변화와 시야변화가 나타날 수 있으며, 이를 정상안압 녹내장이라고 한다. 또한 반대로 안압이 정상치 보다 높게 나타난다고 해도, 시신경과 시야가 정상적으로 유지되기도 하며, 이는 고안압증이라 불리며, 녹내장과 구분하고 있다.



▲ 정상 시야(좌), 녹내장에 의해 주변부 시야가 손상된 경우(우)























▲수영용 고글 착용 따른 안압 변화땐 녹내장 우려

이렇듯 안압과 녹내장의 관계는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안압이 녹내장 유발의 주요 원인으로 손꼽는데는 이의가 없으며, 시야변화와도 밀접한 관계를 나타나고 있다. 또한 녹내장에 대한 첫번째 치료 목적은 정상적인 안압을 유지시키는데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안압이 상승하게 되는데, 안구내의 홍채와 각막이 만나는 각에 페쇄 되어 안구 방수가 배출관을 통해 정상적으로 배출되지 못한 경우 안구의 압력이 증가하게 된다. 또한 외부적인 요인으로는 트럼펫 같은 관악기 연주는 클라리넷이나 섹스폰 같은 관악기 연주에 비해 안압을 현저하게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보고 되었으며, 스테로이드제 복용 또한 안압을 상승시키는 원인이다.

최근에 외국 저널에 실린 수영용 고글 (swimming goggle) 착용과 녹내장 유발에 대한 사례가 실려 소개하고자 한다. 호주 36세의 남자가 비정상적인 양안 시신경 유두로 정밀 진단을 위해 병원에 내원을 하였는데, 안압은 양안 모두 14mmhg로 정상이었으며, mri 촬영결과 시신경 협착증상도 없었으며, 가족내에 녹내장 환자도 없으며, 환자 자신도 시력이 점차 감소되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신경 유두 촬영 결과는 전형적인 녹내장성 시신경 손상 형태를 나타내고 있었으며, cup to disc ratio (유두함몰의 수평직경을 유두의 수평직경과의 비율을 나타낸 것으로 0.4 정도가 정상으로 보고 있다)가 정상치 보다 높은 0.7 (우안)과 0.8(좌안) 이었으며, 시신경 유두의 테두리 부분에 출혈이 관찰되었다. 이런 시신경의 형태는 전형적인 녹내장성 시신경병증 (glaucomatous optic neuropathy) 형태이었으며, 이어진 시야 검사도, 시신경 손상과 일치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런 전형적인 시신경의 변화와 시야검사와의 일치로 인해 녹내장으로 진단을 내렸는데, 한가지 석연치 않던 것은 이 환자가 정상적인 안압과 비교적 젊은 나이로, 특별히 녹내장을 유발한 인자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어진 문진에서, 이 환자는 과거 15년간 일주일에 4회에 걸쳐, 매번 1시간 정도 수영 고글을 착용 한 채로 수영을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진료진들은 수영 고글을 착용시 고글의 테두리 고무부분에 의해 눈 부분이 압력을 받아 안압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였으며, 이에 환자가 사용하던 2개의 수영용 고글의 중간에 구멍을 내어, 환자에게 착용하도록 한 후, 골드만 압평 안압계 (goldman applanation tonometry)를 이용해 안압을 측정하였는데, 수영용 고글을 착용하기 전에는 안압이 14mmhg (우안), 15mmhg (좌안)을 나타냈는데, 수영용 고글을 착용하고 3분후에 측정하였을 때, 34mmhg와 38mmhg 각각 상승하였으며, 20분후에 측정시 양안 모두 48mmhg로 상승하였다. 수영용 고글을 벗고 측정시 15mmhg로 다시 정상적인 수치로 돌아왔다. 녹내장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언급되었다시피, 안압 상승이지만, 안압의 급격한 변화 또한 녹내장을 증상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는 수영용 고글을 착용에 의한 안압 상승과 제거 과정에서 발생되는 안압의 급격한 변화가 녹내장을 유발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정상적인 시신경 유두(optic disc)의 c/d ratio(좌)와 녹내장성 시신경 유두의 c/d ratio(우)

수영은 가장 안전하고, 일반적으로 즐겨하는 운동이며, 특히나 비만인 경우에 매우 효율적인 운동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수영용 고글은 편두통, 안와위신경통(supraorbital neuralgia), 안검 부종 (eyelid swelling), 피부 자극 (skin irritation)과 복시를 유발 할 수 있다고 보고 된바 있다. 하지만 이런 부작용보다 수영용 고글로 인한 안압 상승은 아주 일반적이고 녹내장 유발 혹은 악화시킬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녹내장이 의심되는 환자를 문진시에는 수영 혹은 다른 스포츠나 악기 연주 (관안기 종류)등 안압을 상승 시킬 수 있는 요인이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학술 inside / 녹내장이란?
녹내장이란 안압의 상승으로 인해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겨 시신경의 기능에 이상을 초래하는 질환을 말한다. 시신경은 눈으로 받아들인 빛을 뇌로 전달하여 '보게 하는' 신경으로, 여기에 장애가 생기면 시야 결손이 나타나고 점점 진행되면 시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 주요원인이라 할 수 있는 안압이란 눈의 압력을 말한다. 안구를 축구공에 비유했을 때, 축구공 안에 공기가 너무 적어도 안 되고 너무 많이 들어가도 안 되는 것처럼 눈의 형태르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구의 내부에서 적절한 압력이 유지되어야 한다. 특히 녹내장의 가족력이 있거나, 평소 안압이 높은 경우, 또는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및 근시를 가진 사람에게서 발병률이 높다.
kbsin@fneyefocus.com | 신경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