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길거리 판매 놔둘건가

2013-02-01     문성인
의료기기 불구 방치… 대국민 홍보-단속 절실
한 노점상에서 판매되고 있는 공테들. 이처럼 돋보기 안경 역시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의 탄력성이 감퇴되어 사물을 뚜렷하게 볼 수 없는 것을 노안(老眼)이라고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총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구성비가 7%이상인 '고령화 사회'는 이미 지난 2000년에 시작되었고, 구성비가 14% 이상인 '고령사회'가 2020년 이전에 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 이상의 '초고령사회'까지는 단 8년밖에 걸리지 않는데, 53년이 걸린다고 예측하는 영국에 비해 6.6배나 빠르며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속도다.

이와 같은 노인 인구의 증가와 함께 노안에 대한 관심 역시 증가하고 있다.

노안의 경우 대개 정상 시력으로 생활하던 사람에게는 45세를 전후해 오지만 근시인 사람에겐 이보다 조금 늦게, 원시인 사람에겐 조금 일찍 나타난다.

최근에는 노안이 나타나는 나이가 40대 전후로 낮아졌다. 심지어 30대 후반에도 노안 현상으로 안과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기도 한다.

노안이 오게 되면 가장 먼저 찾는 것이 바로 근용 돋보기 안경이다.

2011년 한 안과에서 돋보기안경을 사용 중인 191명을 대상으로 사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처음 돋보기를 구입한 장소를 묻는 설문에는 길거리에서 구입하거나 남의 것을 빌려썼다는 대답이 12.6%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돋보기안경은 책을 읽거나 바느질할 때 등 필요할 때만 잠시 사용할 뿐 상시 사용하는 것이 아니므로 소홀히 생각해 길거리 등에서 손쉽게 구매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 제품은 보통 도수 1.0에 맞춰진 경우가 많고 개인별 시력이 반영되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

시력교정용 렌즈가 적용된 돋보기안경의 경우 일반 상점에서 판매할 수 없는 의료기기이다. 돋보기안경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시설내역서를 갖춰 신고해야 하며, 판매시 안경사가 조제하도록 돼 있으나 조제없이 판매되는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는 시장 행상뿐만 아니라, 지하보도, 육교 등의 노점에서도 팔리고 있으며, 일반 생활용품 판매점 등에 방문해보면 저가형 돋보기안경이 도수별로 준비되어 있다. 이밖에도 은행과 관공서 등 작성 서류 테이블마다 임시 착용 돋보기가 구비되어 마치 공산품처럼 인지하게하여 근용 돋보기안경의 중요성을 더욱 간과하게 만드는 것이 현실이다.

한 안경사는 "길거리제품이나 시중제품은 원시, 근시, 난시 등 개인별 특성이 고려되지 않아 눈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어지럽거나 잘 보이지 않는 등 부작용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며 "평소 습관, 도수, 나이, 업무형태 등을 고려해 정확한 안과처방 후 숙련된 안경사에게 맞추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또 "이미 시장 행상 등에서 구매할 수 있는 돋보기안경의 경우 불법적인 판매이며, 노인들이 쓰고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공산품처럼 취급되고 있는 것"이라며 "돋보기안경이 노안 교정을 위한 의료기기로서 제대로 취급되도록 대대적인 단속과 함께 대국민 홍보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paperstory@fneyefocus.com 문성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