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경기침체 그루밍족은 성장, 차별화된 마케팅과 컨셉으로 사로잡아야
2013-07-19 문성인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가계 소비가 굳었다. 통계청은 최근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이 254만3천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만5천원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가계소비 지출이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 이는 최근 지속되고 있는 경기침체의 여파를 짐작하게 한다.
하지만 이러한 경기침체 속에서도 특정 소비층은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바로 그루밍족을 타깃으로 한 다양한 제품들 때문이다.
그루밍족은 남성의 미용 용어로, 마부(groom)가 말을 빗질하고 목욕을 시켜주는 데서 유래했다.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을 가리키는데, 이들은 자신을 돋보이도록 하기 위해서는 피부와 두발, 치아 관리는 물론 성형수술까지 마다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여권의 신장으로 인한 남성들의 사회적 영향력 감소와 함께 남성들의 외모 역시 경쟁력이라는 사고가 자리 잡으면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루밍족은 외모가 절대 성공을 보장하는 필요 충분 조건은 아니지만 경쟁자와의 차별화를 위한 투자라고 여기며, 자기 개발 수단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스타일을 가꾸고, 화장을 하기도 한다.
이를 반영하기라도 하듯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5년간 연평균 15%씩 성장해 지난해엔 1조원을 넘어섰다. 올 초 가수 싸이와 화장품 브랜드 꽃을 든 남자가 콜라보레이션 한 제품은 한 달 새 20만 개 넘게 팔렸다. 또한 볼터치나 아이라인, 립스틱 등 색조 화장을 하는 남자도 10명 중 1명꼴이라고 한다.
그루밍족의 소비시장은 화장품뿐만이 아니다.
롯데백화점 컨템포러리 상품군 남성복 매출은 지난 2010년 전년 대비 13.5% 매출 신장세를 보인 데 이어 2011년에는 11.9%, 2012년에는 25.4%의 신장세를 이어갔고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과거와 달리 남성들이 화장품, 의류, 액세서리 등에 대한 지출을 늘리고 있는 덕분이다.
특히 타임옴므, dkny 등 컨템포러리 남성복 상품군의 성장세는 최근 들어 고성장의류 시장에서 중상위 소득층 남성들의 구매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신세계백화점은 남성 고객을 타깃으로 강남점에서 운영 중인 남성 전문관은 구찌, 톰포드, 조르지오 아르마니 블랙, 랄프로렌 블랙·블루라벨 등 수입 고가 브랜드와 남성 전용 편집매장을 마련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안경과 선글라스 역시 패션시장과 그루밍족의 성장과 함께 남성들이 중저가부터 수입 고가 브랜드까지 패셔너블한 아이웨어의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국내보다 그루밍족 시장이 먼저 성장했던 일본의 경우 한 안경회사가 만든 남성전용안경원은 직영점을 포함해 지속적으로 매장을 늘려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안경사는 "최근 남성들은 안경을 단순한 시력보정용으로 생각하지 않고, 렌즈없는 안경과 같이 하나의 패션아이템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최근 유행하고 있는 p3 쉐입의 제품은 안구가 상대적으로 빈티지 프레임에 작아 고도수에서도 왜곡이 심하지 않고 착용자의 이미지를 부드럽고 지적으로 만들기 때문에 남성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남성만의 시장이 커지면서 이를 전문화한 안경원 역시 빠른 시일내에 생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paperstory@fneyefocus.com문성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