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포컬 CL의 성공적인 처방에 대한 임상적 가이드 구축

2013-09-06     이지연
<인터뷰>김정미 을지대학교 안경광학과 외래교수
'노안용 동시보기…시각적 성능' BCLA, APOC, AAO서 잇따라 발표

"영국 BCLA에서 발표된 노안관련 강연 및 포스터 세션에서 많은 외국 학자들이 관심을 보였습니다."

최근 '노안용 동시보기 멀티포컬 콘택트렌즈의 시각적 성능' 이란 연구논문을 발표한 김정미 을지대학교 안경광학과 외래교수는 지난 5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BCLA 학술대회를 회고하며 이처럼 말했다.

BCLA에서는 렌즈 착용 후 측정한 고대비 및 저대비 원거리, 중간거리, 근거리 시력 및 입체시력, 원거리 교정 도수에 따른 렌즈의 움직임과 시력과의 상관성, 수차가 시력에 미치는 영향 등에 관한 발표로 참석자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는 평가다.

김 교수는 내달 2~4일 열리는 APOC에서 연구내용의 일부인 '동공크기와 렌즈의 중심안정이 시력에 미치는 영향'을, 내달 시애틀에서 열리는 AAO에서는 '가입도에 따른 그룹별 시력과 일상생활에서 평가한 만족도,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등'에 관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처럼 여러 학회에서 논문을 발표하고 있는 김정미 교수를 통해 논문이 갖는 의미, 앞으로의 연구방향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논문 주제로 '노안용 동시보기-멀티포컬 콘택트렌즈의 시각적 성능'으로 정한 이유가 궁금하다.

△2010년 UN의 발표에 따르면 2050년이 되면 전 세계의 60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2%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2010년 우리나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현재 40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47%에 해당한다고 한다.

기존 콘택트렌즈 착용자 중에서 콘택트렌즈의 착용을 가장 많이 포기하는 연령대는 노안이 시작되는 시기인 40대로 알려져 있다. 이유는 노안이 시작되면서 원거리 교정용 콘택트렌즈로 만족스러운 근거리 교정시력을 얻지 못하고 또한 건조함으로 인한 콘택트렌즈의 불편함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현재 세 가지 종류의 멀티포컬 콘택트렌즈를 이용할 수 있으나 여전히 피부로 느껴지는 노안용 콘택트렌즈의 수요가 많지 않고, 넓은 범위의 노안 대상자를 위한 다양한 근거리-가입도 디자인의 멀티포컬 콘택트렌즈가 제공되지 않았었다. 또한 성공적인 노안용 콘택트렌즈에 관한 임상적인 가이드가 없었고, 실제 노안을 대상으로 연구한 자료도 없었다. 이에 멀티포컬 콘택트렌즈의 디자인과 관련해 시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분석하고자 동공직경 및 멀티포컬 콘택트렌즈의 중심이탈도를 측정, 가입도에 따른 특성을 분석해 근거리 교정시력과 만족도를 예측하고 한계점을 파악해 성공적인 처방에 대한 임상적인 가이드를 구축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논문을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많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무엇이 가장 어려웠나.

△국내에서 실제 노안을 대상으로 진행된 선행연구 논문이 없었기 때문에 외국 학자들이 발표한 논문을 참고, 국내 실정에 맞게 연구 내용을 계획했다. 외국의 경우는 검안 클리닉 또는 리서치 센터에서 전문적인 검사를 할 수 있는 다양한 기기를 사용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안경원에서 소비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하는데 여러 가지 제한점이 있었다. 그래서 연구에 필요한 기기가 갖춰져 있는 안과병원을 섭외하고 또 협조를 받아 임상시험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노안용 콘택트렌즈를 착용할 수 있는 적합한 대상자를 모집하고 선별해 실제로 착용시킨 후 적응훈련을 시키는 것이었다. 근거리 보기가 불편한 노안을 대상으로 콘택트렌즈 착용 및 제거,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한 달 이상 적응을 시키기 위한 단계에서 예상보다 더 많은 중도탈락자가 발생했다.

노안용 콘택트렌즈를 일정하게 착용시킨 후 주관적으로 평가한 만족도 결과 대상자의 콘택트렌즈에 대한 이해도와 적응도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었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설문문항을 추가적으로 개발해 편차에 대한 부분을 극복했다.

-연구 내용 중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성공적인 피팅을 위한 학문적이고 이론적인 가이드는 이미 제조사에서 제공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안경사가 자신감 있게 임상에 적용해 성공적으로 처방한 사례가 드물다. 노안용 멀티포컬 콘택트렌즈는 디자인상 여러 가지 조건에 의해 성공적인 피팅이 결정되는데 이러한 요소를 자세히 분석해 안경사가 고객을 선별, 피팅 후 문제가 발생됐을 경우 재교정 할 수 있도록 임상적인 가이드를 구축하고 싶었다. 특히 눈의 생리해부학적 조건이 근거리 시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동공크기와 렌즈의 중심안정이 시력에 미치는 영향을 중점적으로 분석했다. 그리고 가입도에 따른 그룹별로 일상생활에서 원거리~근거리 만족도를 평가하고자 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느낀 점과 앞으로 연구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무엇인가.

△노안용 콘택트렌즈를 연구하면서 느낀 점은 안경사의 전문적인 처방이 필수 불가결하다는 것이다. 관심은 많지만 성공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에 멀티포컬 콘택트렌즈 처방을 주저하는 안경사가 많은 것 같다. 안경사는 단 한명의 고객이라도 고객이 원하는 요구에 따라서 다양한 처방을 제시하고 또한 처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번 연구내용이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하면서 미흡했던 점을 보완해 노안처방과 관련한 추가적인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라식 인구가 늘어가면서 포스트 라식 후 콘택트렌즈로 재교정 해야 하는 경우에 대한 일반렌즈 및 특수렌즈 처방에 대한 부분에 대해 연구하려 한다.

-학교에서 예비안경사인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선배로서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임상에서 실제 발생하는 일들을 전문적으로 응용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이론에 충실해야 한다. 학교에서는 현장의 소리를 학생들이 간접적이라도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 실습과정도 개설하고, 특강도 실시하지만 현장 실무의 직접적인 내용을 익히는데 한계가 있다. 예비 안경사의 경우 적극적인 마인드로 학업에 충실하고, 현장에서 이뤄지는 일들에 관해 관심을 갖길 바란다. 많은 매체들을 통해 예비 안경사로서의 위치에서 업체 견학, 전공 관련 동아리 활동, 봉사활동, 선배 안경사 면담, 안경원 방문 등 다양한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

bluebihong@fneyefocus.com 이지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