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모렌즈’ 사용 소비자 홍보 필요

2013-10-11     이윤형
저가 패션안경 유통이 무분별하게 확산 및 증가되면서 발생하는 문제는 디자인 카피와 질 낮은 프레임 뿐만이 아니다. 일부 소비자가 길거리 가판대나 오픈마켓을 통해 패션안경을 구입해 착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패션안경 구입 및 착용과정에서 발생하는 눈 건강 문제는 안경테의 형태를 보존시켜주기 위해 장착되어 있는 '데모렌즈' 혹은 '더미렌즈'를 일반렌즈로 교체하지 않고 그대로 착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적지 않은 일반 소비자들은 '안경렌즈에는 무조건 도수가 있다'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패션안경을 구입한 정상시력을 가진 소비자는 데모렌즈를 도수가 없는 렌즈로 인식해 그대로 착용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안경렌즈에도 평면이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패션 아이템으로 안경을 착용하는 학생들의 경우 렌즈를 교체하는 비용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설령 도수가 없는 평면 렌즈를 알고 있다 하더라도 렌즈를 교체해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비용적인 부담을 뿌리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전문가와 상의해 안경을 착용함으로서 스스로 눈 건강을 지켜나가야 한다.

실제로 대학생 이 모씨는 한 오픈마켓에서 파는 저가 패션안경을 구입해 비용적인 부담으로 일반렌즈로 교체하지 않고 데모렌즈가 장착돼있는 안경을 그대로 사용했다. 평상시 눈이 좋았던 그는 조금 답답한 것 빼고는 사용상에 문제가 없어 장기간 착용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눈이 뻑뻑해지고 시야가 뒤틀리는 현상이 발생해 안경착용을 중단하고 안과 치료를 받았다.

이렇게 전문상담이 없이 안경을 사용한다면 눈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현재 저가 패션안경 유통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지만 데모렌즈에 대한 안경원의 사용 규제가 공지되지 않은 실정이기 때문에 소비자에 대한 홍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데모렌즈는 말 그대로 안경테의 형태를 잡아 주기 위한 플라스틱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투과율이 떨어지고, 자외선 차단이 되지 않으며, 코팅이 돼있지 않아 렌즈에 상처도 많이 발생한다. 또한 렌즈면 곡률이 일정치 않아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투과율이 낮으면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데모렌즈는 일반렌즈에 비해 탄성이 약하기 때문에 파손 되었을 때 깨지는 부분이 상당히 날카로워져 눈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힐 수 있다.

또한 일정치 않은 렌즈면의 곡률로 사물이 왜곡돼 보일 수 있으며 난시 혹은 근시가 악화돼 진행될 수 있다.

윤정호 칼자이스비전코리아 교육원장은 "기본적으로 렌즈는 일정한 투과율과 반사율을 통해 빛을 평행광선으로 바꿔 상에 맺히게 해야 하는데, '데모렌즈'의 경우 광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플라스틱 조각에 불과하기 때문에 도수가 맞지 않을 수 밖에 없다"며 "평행광선으로 들어와 맺혀야 하는 상이 일정하지 않은 렌즈 면 때문에 도수가 맞지 않아 사물이 선명하고 또렷하게 보이지 않아 눈에 극심한 피로를 발생 시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테의 형태를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진 '데모렌즈'는 일반적으로 도수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렌즈단면이 규칙적으로 깎여있지 않아 무도수 보다는 플러스나 마이너스 도수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며 "틀어진 빛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면 시력저하를 초래하고 '사시' 같은 안구변형을 발생하진 않지만 착용자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안구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력보호를 위해서는 반드시 무도수 렌즈라도 광학적 설계에 의해 만들어진 안경렌즈를 착용해야 하는데, 저가 패션안경의 무분별한 확산이 소비자들의 눈 건강을 위협하고 있어 이에 대한 홍보가 시급하다.

katow@fneyefocus.com 이윤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