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짝퉁과의 전쟁

2014-12-05     박충환
위조 선글라스 인터넷 판매 적발

지속적인 단속과 자정노력에도 짝퉁 안경과 선글라스 유통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관계 당국과 안경업계에 따르면 지속적인 단속과 적발에도 불구하고 중국사 위조 안경 및 선글라스 제품들이 인터넷이나 안경원을 통해 유통되면서 일반 소비자 뿐만 아니라 안경업계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최근 해외 유명상표 선글라스 모조품인 '짝퉁'을 중고 진품인 것처럼 속여 인터넷에서 판매한 혐의(사기 및 상표법 위반)로 신모(3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올 상반기와 10월의 대규모 중국산 짝퉁 밀수입자 적발에 이어 개인 차원에서 이뤄진 조직적 짝퉁 불법 유통이다.

경찰에 따르면 신 씨는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약 5개월간 서울 강북구 한 창고에서 레이벤, 포르쉐, 듀퐁 등 17개 해외 유명 브랜드 상표를 도용한 선글라스 500여 개(정품 추정가 약 5억7000만 원)를 인터넷을 통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 씨는 네이버 중고 거래 커뮤니티 '중고나라'에서 '순정품 레이벤 선글라스 미사용 새 제품 싸게 팝니다', '정품 포르쉐 반무테 레이벤 안경 싸게 팝니다' 등의 광고 글을 올리고 이를 보고 연락한 533명의 피해자들에게 짝퉁 선글라스를 구매가의 2∼4배 가격으로 판매해 약 4500만 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신씨는 과거 남대문시장 안경원에서 일하면서 알게 된 짝퉁 전문 취급 업자로부터 제품을 받았다. 정품 인증서는 물론, 안경닦이와 케이스까지 완벽하게 구해 피해자들의 눈을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각 지자체는 이런 짝퉁 제품의 유통이 보다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보고 연말을 전후해 보다 강력한 단속에 나설 예정이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2011년부터 작년까지 국내에 유입된 위조상품은 연평균 약 7548억원어치가 적발됐고, 이 중 90% 가량이 상표권을 침해했다. 적발된 상품 중 96.8%는 중국에서 유입됐다.

특허청에 따르면 위조상품 적발건수는 2011년 2만8589건에서 2012년 13만1599건, 2013년 82만 2370건, 2014년 8월말 현재 89만871건으로 대폭 늘어났다. 형사입건도 2011년 139명에서 2014년 240명으로 증가했다.

단속된 압수물품의 정품가액 역시 2011년 63억원에서 2012년 150억원, 2013년 305억원, 2014년 8월 403억원 등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적발된 이들 위조 상품 가운데 선글라스의 비중이 약 10%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처럼 위조상품이 늘면서 이로 인한 지하경제 규모도 갈수록 버티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위조 상품의 지하경제 규모 및 손실추정' 보고서에서 "국내 위조상품의 지하경제규모가 정품가액 기준으로 26조2000억원이며 실제 유통가액으로는 5조20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위조상품 교역액이 전체 상품의 2%정도를 차지한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연구결과를 한국에 적용해 산출한 수치다.

이런 위조상품과 짝퉁 선글라스의 불법 유통을 막기 위한 관계 당국의 단속 의지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 중구는 12월 31일까지 동대문, 남대문 등 관광특구 일대를 중심으로 가짜('짝퉁') 상품 단속에 나선다고 밝혔다.

중구는 지난 2월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짝퉁상품 전담팀을 구성했고, 최근 이를 보강해 3개 팀 9명으로 이뤄진 상시단속반과 지원인력 27명으로 이뤄진 특별단속반을 가동 중이다.

중구는 지난 1월부터 11월 25일까지 411건을 적발, 정품가 297억원 상당의 짝퉁상품 6만 4965점을 압수한 바 있으며 이 가운데는 대규모 짝퉁 선글라스도 포함됐다.

중구 관계자는 "이번 단속에서는 짝퉁판매의 근본부터 찾아 음성판매까지 단속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유명브랜드에서 중.하위, 국내 브랜드까지도 단속대상이다. 짝퉁판매의 수법이 고단수일수록 단속반의 수위도 올라가고 있다"고 전했다.

위조상품을 판매하다 적발되면 상표법 제93조에 따라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처분을 받는다.

끊이지 않는 위조제품의 유통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안경업계도 보다 많은 관심과 함께 이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박충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