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개별 안경원간 신뢰가 ‘첫걸음’

2010-04-20     강민구

안경 프랜차이즈 현주소
〈3〉선(善)과 악(惡)의 마케팅은 종이 한 장 차이

물론 프랜차이즈본사가 실시하는 마케팅 중에는 국민들이 안경에 쉽게 접근하게 함으로써 우리 업계의 파이를 키워나가게 하는 대국민 홍보와 공동 구매, 공동 광고 진행 등으로 인해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안경을 공급하는 측면 및 국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여 ‘국민과 함께하는 안경사’라는 이미지를 주는 등의 긍정적인 요소들도 적지 않으나, 가격 위주의 마케팅 전략으로 인해 좋은 이벤트들이 ‘사상누각’으로 그치게 되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프랜차이즈 본사가 프랜차이즈의 증가와 함께 날로 사세가 확장됨에 따라 다른 업종에 근무했던 마케팅 분야 전문가들을 영입하면서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일반 업종에서 실시하던 마케팅 전략을 보건의료분야에 그대로 적용하다보니 부작용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관련 프랜차이즈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몇 몇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다른 분야의 마케팅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은 이 분야의 혁신과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나아가 회사 조직체계의 개혁을 위해 시도하는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그러나 영입된 전문가들은 보건의료분야만이 가지는 특성과 법률을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기업에서 요구하는 실적을 올리기 위해 강력한 마케팅 전략을 펼침에 따라 간혹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부 안경원과 프랜차이즈 본사가 실시하고 있는 하급 마케팅으로 인해 모든 안경인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보건의료계통에 종사하는 전문가라는 이미지를 떠나, 국민의 편안한 시생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하급 마케팅은 자제되어야 한다. 국민은 결코 가격에만 목을 매지 않는다. 눈에 대한 최고의 가치는 편안한 시생활이기 때문이다.

■ 하급 마케팅 여파 ‘안경사=보건의료 전문인’ 무색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하급 마케팅으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는 다양하다. 그러나 특히 우리 피부에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방송에서 이 같은 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실제로 kbs 1tv에서 방영된 ‘이영돈pd의 소비자고발’은 수입테의 가격이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이고, 안경테의 가격이 안경사에 의해 마음대로 조정되는 고무줄 가격이라고 밝혀 충격을 주었으며, 또한 mbc의 ‘생방송 오늘 아침’에서는 1+1 마케팅과 50∼70%의 할인가 제시, 안경의 마진이 6∼7배에 달하는 등 폭리를 취하는 안경사라는 내용으로 방송되어 안경사가 장사꾼으로 취급되는 등의 문제를 야기 시킴으로써 우리 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비록 이러한 방송이 함정 취재 및 누군지도 모르는 취재원의 입을 빌린 일방적인 제보의 방법을 동원한 왜곡 편파방송인 것은 명백하지만, 문제의 방송이 방영되게끔 만든 근본 원인은 우리 업계에 내재해 있는 구조적 모순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안경사는 물론 우리 업계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증폭되고, 고객을 일선에서 대하는 안경사의 사기가 저하되었으며, 더불어 국민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드는 제반비용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게 되었다.

특히 mbc ‘생방송 오늘 아침’에서 방송된 내용의 경우 우리 업계의 구조적 모순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본지가 파악한 바에 의하면 이 방송이 나가기 전 담당 pd와 접촉하여 초기 투자비용과 임대료 등을 포함한 안경의 판매원가와 조제기술료, 안경 회전율 등 안경사가 안경원 운영을 함에 있어 갖가지 어려움 등을 설명한 관계자는 오늘과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은 자업자득의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합당한 이유와 논리적인 설명을 곁들였음에도 불구, 담당 pd가 자신을 비롯한 소비자들은 안경의 판매이익이 얼마나 크길래 안경원 전면 유리에 일년 365일 할인 문구가 붙어있고, 1+1 행사와 공짜테 지급 및 각종 경품 제공 등을 할 수가 있을까! 라고 반문해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자, 더 이상의 대화 진전이 힘들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 업계에 만연해 있는 하급 마케팅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부지불식간에 안경은 마진이 많이 남는 업종, 안경테 가격은 천차만별이고, 안경가격은 고무줄 가격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나아가 안경사를 보건의료분야의 전문인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장사꾼으로 오인하는 등의 부작용을 양산했다. 우리의 자아성찰이 절실히 요구되는 대목이다.

■ 약국 프랜차이즈 벤치마킹… ‘위상 업그레이드 해야’
그러면 우리가 자주 언급하고 있는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가 종사하는 약업계는 어떠할까! 라는 궁금증을 갖게 된다. 약업계 역시 프랜차이즈가 활성화되어 있다. 우리 업계 보다 훨씬 이전인 90년대 초반부터 형성된 프랜차이즈 본사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본사로는 온누리약국, 메디팜, 옵티마케어, 위드팜 등을 들 수가 있다.

그런데 약국 프랜차이즈는 우리 업계의 프랜차이즈와 유사한 점도 지니고 있지만, 약업계에 맞도록 구조적 틀을 변경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주목할 것은 가격경쟁에 주안점을 두기 보다는 자신들만의 제품, 즉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약국에 독창적인 제품을 공급하여 타약국과의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보다 나은 제품, 최상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고객의 만족도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품질경영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고객 감동 및 만족을 위한 서비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특히 약업계의 가장 큰 특징은 초창기 프랜차이즈 본사 대부분이 임상병리학회 등 연구를 중심으로 하는 모임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우리 업계처럼 안경원을 운영하던 몇 몇 안경사가 프랜차이즈의 특성 및 장점 등을 연구하여 본사를 설립하는 것과는 차별화 된다. 이로 인해 약국 프랜차이즈는 연구와 자기개발, 평생교육, 품질경영시스템 등의 도입을 통해 전문약국의 이미지를 강조한다는 것이 강점이다.

다시 말해 가격할인과 경품제공, 자극적 마케팅이 아닌 고객감성마케팅을 활용하여 전문약국의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 약사의 위상을 높여 나가고, 한편으로는 약국경영의 다각화를 통해 경쟁의 파고를 헤쳐 나가고 있는 점은 우리가 반드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물론 약업계 역시 일부에서 가격경쟁을 통한 생존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우리 업계에서 행해지고 있는 자극적이고 하급의 마케팅은 미미하다는 것이 약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 가격경쟁 지양, 독자제품·품질경영·고객서비스 강조
일례로 옵티마케어 프랜차이즈의 목표와 비전을 살펴보면, ‘자연순응정신, 인간존중정신, 장인정신, 창조정신, 긍지정신이라는 미션을 가지고 가격파괴대비, 의약분업대비, 기존약국범위의 확대적용, 약국경영의 합리화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동시에 약국경영 활성화와 약국경영의 근대화, 국민복지향상에 공헌하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옵티마케어는 옵티마 요법을 이용한 약국형 질환을 개발해 약사들의 상담능력을 높이고, 그에 따른 고급화와 전문화된 pb제품의 개발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약국매출증대에 이바지한다는 실천방안을 제시해 놓고 있다.

이처럼 약국 프랜차이즈는 보다 선진화된 경영기법과 본사만의 독창적인 제품 개발, 약사의 자질 향상을 위한 교육과 연구, 전문약국의 이미지 구축을 통한 파워브랜드화 및 고객 감동서비스 실시 등을 통해 타약국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타산지석’이라는 말처럼, 우리 업계는 약업계의 프랜차이즈 마케팅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약업계는 보건의료계와 상당부분 일맥상통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약업계 연구를 통해 우리에게 필요한 장점 등을 벤치마킹해 나가 선진안경업계를 만드는데 일익을 담당해야 할 것이다.

■ 가맹-개별안경원 모두가 자정운동 펼쳐 나가야
이상과 같이 현재 우리 업계에 만연해 있는 가격할인, 경품제공, 1+1 행사 등 하급 마케팅은 우리 업계의 질서를 갉아 먹는 무서운 세균이다. 자율정화를 통해 이를 일소해야만 새롭게 태어날 수가 있다. 그런데 이것이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특히 프랜차이즈와 개별안경원간의 골이 깊어져 서로를 불신하고 무차별적인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프랜차이즈에 가맹한 안경원은 물론 개별안경원 역시 안경사가 운영하고 있는 것이며, 또한 대안협의 회원이기도 하다. 서로가 힘을 합쳐 이 난국을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 업계는 결국 공멸의 길로 들어설 것이다.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는 것인가? 단지 프랜차이즈의 이익과 경쟁력 확보만을 위해 올인하는 것은 결국 안경업계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나 다름없음을 인식해야 한다.

앞으로도 보건의료인인 안경사의 전문영역을 무시하고, 가격과 규모로만 경쟁한다면 국가면허 안경사라는 전문직군이 사라지고, 단지 안경을 조립만 하는 단순직군으로 전락할 수가 있다. 세계가 글로벌화 되는 흐름 속에 안경업계의 문호가 전면 개방될 수가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거대 자본과 해외 자본이 들어와 우리 업계를 잠식한 후에 한탄하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이제는 과거의 모든 것을 벗어 버리고, 새로운 마음가짐과 각오로 함께 공존공생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의 경쟁은 결국 파탄의 길이라는 것을 우리는 이제껏 지켜봐왔다. 우선 ‘나 하나부터 시작하자’라는 마음가짐으로 하나하나 자정운동을 실천에 옮긴다면 과거의 화려했던 시절이 일정 정도나마 다시 재현될 날이 올 것이다.

■ 안경사 위상 확립의 키워드 “공존공생”
이러했을 때 정부나 유관단체 등이 우리의 노력을 인정하고, 우리의 이야기나 자료에 신뢰를 보내고 적극 지원할 수가 있을 것이다.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라고 한다. 차근차근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프랜차이즈도 대안협 회원이므로, 이들을 제도권 내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실례로 프랜차이즈 간담회를 개최하여 안경업계의 현실을 인식시켜나가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거나, 의식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

프랜차이즈 본사 또한 약국 프랜차이즈에서 살펴보았듯이 가격경쟁 위주의 마케팅을 지양하고, 독자적인 제품개발과 품질경영시스템 도입, 고객만족서비스를 위한 각종 교육 및 전문안경원 이미지 마케팅을 통해 파워브랜드를 추구하는 것이 기업의 미래를 더욱 밝게 만드는 것임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상호간의 공존공생을 통한 이익창출은 곧 안경업계의 토양을 살찌우는 것이고, 미래 선진안경업계를 만드는 바탕이다. 특히 외국의 경우처럼 안경사가 직업의 특수성을 인정받아 당당하게 기술료를 포함한 안경가격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가 있음을 우리 모두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처럼 일련의 대안들이 하나하나 실천된다면 우리 안경사의 위상은 저절로 높아질 것이다. 안경사는 보건의료인이자 전문직업인이다. 미용사의 경우 자신들의 기술력 향상과 이미지 업그레이드를 통해 현재는 헤어디자이너라는 명칭으로 통용되고 있을 정도로 위상이 한 단계 격상됐다. 이것이 바로 우리들이 추구해야 할 방향이다.

21세기 선진안경업계를 구축하고, 안경사가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보건의료인으로 거듭 나기 위한 실마리는 프랜차이즈와 개별안경원, 나아가 모든 안경사가 공존공생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겠다는 마음가짐 및 자세에 있음을 다시 한 번 가슴 깊이 되새겨야 할 것이다.

|yousn1@fneyefocus.com|유승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