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철 대표는 "난청인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보청기 착용률이 낮다는 데 있다. 원인은 보청기가 고가인 점과 국내에 퍼져 있는 보청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이라고 말했다.
차량, 스마트폰 사용 등 생활 속에서 내는 소음, 노령인구의 증가…. 듣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지난 2014년 건강보험 자료에 따르면 난청(전음성 및 감각신경성)으로 2013년도에 진료받은 인원이 28만2000명이나 됐다. 2008년에는 22만2000명이었다. 연평균 4.8%씩 증가하고 있다. 난청 인구가 증가하면서 보청기 시장규모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2009년 국내 보청기 시장규모는 321억4700만원이었다.
2013년에는 616억2400만원으로 2009년 대비 91.7% 성장했다. 그러나 보청기 착용률은 외국에 비해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2012년도 기준 전체 난청인 200만명 중 보청기 착용 인구는 15만명으로 약 7%만 보청기를 착용, 미국이나 유럽의 25%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이렇게 보청기 착용을 차일피일 미루다 보면 영구적인 청력 손실이 발생하는데 노인성 난청인 경우 치매 발병 확률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보청기 임상 전문가인 문상철 조은소리보청기 대표(사진)를 만나 보청기 착용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소음성 난청 문제가 심각한 현대사회가 문제
"시력이 안 좋은 사람이 안경을 쓰는 것처럼, 난청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면 보청기 착용 역시 지극히 자연스럽게 여기는 시기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 21일 서울 성수동 스타키빌딩에서 만난 문상철 대표는 '보청기 착용의 중요성'을 새삼 강조했다.
고령화사회가 진전되는 시대인 동시에 스마트폰과 함께 듣는 문화가 일상화된 현대사회에서 환경적인 소음에 빈번히 노출된 젊은이들에게 소음성 난청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난청 등 청력 이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면서 보청기를 착용하는 연령대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특히 소음이 많은 버스나 지하철에서 잦은 이어폰 사용으로 인해 난청인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난청인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보청기 착용률이 낮다는 데 있다. 원인은 보청기가 고가인 점과 국내에 퍼져 있는 보청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이라는 게 문상철 대표의 말이다.
■난청 방치하면 우울증, 치매 발병 확률 높여
노인이 난청을 방치하면 인지기능 장애, 우울증, 치매 등으로 이어진다. 이는 '뇌의 청각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소리를 잘 듣기 위해서는 소리의 진동이 귓속의 청각세포까지 전달되는 '귀의 청각'과, 청각 세포에서 청신경을 통해 대뇌에 소리를 전달하는 '뇌의 청각'이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그런데 귀의 청각 기능이 떨어지면 뇌의 청각 기능도 함께 떨어진다. 이로 인해 받아들인 소리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일이 원활하지 않아 자연스레 인지기능도 낮아진다. 인지기능 장애나 치매의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노인은 소리를 잘 듣지 못하면 심리적으로 위축돼 우울증도 생길 수 있다.
■전문성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제품 공급
이런 현실을 반영해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눈에 잘 띄지 않는 고막형 보청기가 돼 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문상철 대표는 "특히 눈에 띄지 않는 고막형 타입부터 착용이 편안한 외이도형 타입까지 국내 고객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보청기는 형태에 따라 귀고리형, 고막형, 귓속형, 외이도형으로 구분하는 데 특히 고막형은 눈에 잘 보이지 않으면서 착용감이 편안하고 안전해서 많은 사람이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조은소리보청기는 국내 보청기 시장 점유율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미국 스타키사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세계 30여 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레이건, 포드, 부시 등 역대 미국 대통령이 착용한 보청기 브랜드로 더 잘 알려졌다. 조은소리보청기는 국내 보청기 착용자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는 미국 스타키사 브랜드를 맞춤형 서비스로 난청인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최근 미국 스타키사의 신제품 '초소형보청기' 사운드렌즈 V를 선보이고 있다.
■의료기기인만큼 신뢰가 무엇보다 최우선
"보청기는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판매자와 소비자와의 신뢰 형성으로 판매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문 대표의 경영 철학이다. 또 그는 의료기기인 보청기는 기술력이 밑바탕을 기본으로 한 제품이라 신뢰만큼 중요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상철 대표는 외관상 보청기 착용을 꺼리는 젊은 사람에게는 다양하고 차별화된 제품으로, 가격이 부담스러운 사람에게는 저렴한 가격으로 보청기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귀 건강 개선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보청기 임상 전문가이기도 한 문 대표는 저소득층이나 장애우,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소리나눔 행사를 비롯해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또 난청과 이명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보청기를 기부하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난청인 때문에 돈을 번 만큼 경제적 어려움으로 세상의 소리와 단절된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게 내가 해야 할 의무라 여겨진다. 이 세상 모든 것이 유기적인 인과관계에 의해 돌아가는 것처럼 누구도 혼자 살아갈 수 없는 게 세상살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받는 것들은 다른 누군가에게 돌려주고 나눠주는 것이 그게 바로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본인에 맞는 보청기를 선택하는 게 중요
60세 이상의 45%가 노인성 난청을 겪는다. 고령으로 갈수록 청력이 나빠지게 되는데 퇴행성 변화로 생기는 청력 감소 현상이기에 반드시 정기적인 검사와 진료를 통해 노인성 난청의 진행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자신의 시력에 맞춰 안경을 맞추는 것처럼 보청기도 청력검사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보청기를 선택해야 한다. 보청기를 살 때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정확한 청력 상태다. 모양이나 가격만 보고 고를 경우 청력에 맞지 않는 보청기를 선택한다면 남아 있는 청각마저 손상시킬 위험이 있다.
■사후관리가 제대로 된 전문매장을 선택
문상철 대표는 "보청기 착용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게 되면, 자신의 사용 목적과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제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 또 보청기는 정밀한 기구이며 환자의 귀가 제각기 다르기 때문에 보청기 가격 비교뿐 아니라 사후관리 여부도 잘 따지고 선택해야 한다. 또 보청기는 사용 후에도 청력 변화에 따라 주기적으로 미세조정을 해줘야 하는데, 염가형 보청기 중에는 조정이 불가한 것이 많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리에 대한 중요성 인식하는 게 급선무
문상철 대표가 말하는 귀 건강 지키는 생활습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문 대표는 "귀 건강을 위해 장시간 소음에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부득이하게 소음에 노출됐을 경우 반드시 휴식을 취할 것"을 권했다. 또 문 대표는 "과도한 흡연이나 음주는 난청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므로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심한 스트레스와 피로 누적에 따라 돌발성 난청이 발생하기 때문에 스트레스 저항력을 기르는 것도 귀 건강을 지키는 좋은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이명은 외부로부터의 소리 자극이 없는데도 사람의 귀 혹은 머릿속에서 느끼게 되는 소리를 의미한다. 이명은 스트레스 수준이 높고 카페인 섭취까지 과도하면 그 증상이 더욱 악화되는데 심할 경우 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문 대표는 소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는 게 무엇보다 급선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