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마케팅’ 브랜드 인지도 늘고 매출 급증
2016-03-07 노민희
안경업계 전속모델이 날로 화려해지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얼굴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신인이나 일반인을 모델로 활용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선글라스도 특정 모델을 영입하기보다 톱스타들이 착용한 자사의 선글라스를 인천공항 패션, 화보촬영 패션 등으로 홍보에 노출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 안경업계를 보면 많이 달라진 양상이다. 연예계에서 최고 핫한 스타들이 안경업계 모델로 전방위 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때는 국내 광고업계 선호도 1, 2위 스타들이 모두 콘택트렌즈 전속모델로 활약하면서 콘택트렌즈, 선글라스 모델은 당대 최고 인기스타의 전유물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했다.
바로 이런 현상이 안경업계가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다. 사랑과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스타들을 모델로 활용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감은 물론, 제품을 적극적으로 광고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겠다는 업계의 포부가 녹아 있다.
실제로 서울시 관악구에서 근무 중인 한 안경사는 "아큐브, 바슈롬 등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높은 제품은 안경사들이 따로 권하지 않아도 알아서 찾기 때문에 크게 어려움은 없지만 국산 업체들은 소비자들이 먼저 알고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기업에서 적극적으로 광고를 한다면 우리가 소비자들에게 상담하거나 세일즈 할 때도 더 편하고 쉬워진다"며 업체들의 적극적인 마케팅을 환영하는 눈치다.
그렇다면 현재 안경업계 전속모델에는 누가 몸담고 있을까. 이들이 한 곳에 모인다면 연말 시상식을 연상케 할 정도로 '핫'하고 '판타스틱'하다.
우선 콘택트렌즈부터 보면 최근 아큐브가 뉴 원데이 아큐브 디파인 모델로 '뒤태미인' 1위로 꼽히는 걸그룹 AOA 멤버 설현을 뮤즈로 발탁했다. 설현은 제2의 수지라는 별칭을 얻으며 음반활동은 물론 CF, 연기까지 섭렵하고 있는 팔방미인 중 하나다. 아큐브 측은 설현을 뮤즈로 발탁한 배경에 대해 건강미 넘치는 까무잡잡한 피부와 발랄한 이미지가 브랜드 이미지와 잘 맞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큐브는 설현 이전에 배우 전지현, 이민정 등 당대 최고 스타들을 전속모델로 활용한 바 있다.
알콘 코리아에서도 건강한 이미지의 배우로 꼽히는 강소라를 전속모델로 발탁하고 안경사 대상 컨퍼런스에 초청해 얼굴을 알리는가 하면 TV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에게도 알콘과 '에어렌즈' 브랜드를 적극 홍보한 바 있다.
바슈롬 코리아에서도 뷰티렌즈인 '뚜띠'는 신예스타인 배우 김희정을, 레이셀은 걸그룹 에프엑스 멤버인 크리스탈을, 데일리 서클렌즈 '네츄렐'은 배우 이연희가 전속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각 렌즈 브랜드별로 그에 어울리는 전속모델을 발탁한 것이 바슈롬의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뚜띠와 레이셀은 젊은 층이 주로 착용하는 뷰티렌즈인 만큼 10~20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김희정과 크리스탈을, 네츄렐은 레이셀이나 뚜띠의 화려함보다는 가볍지 않은 원숙미를 희망하는 30대 여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이연희를 선택한 것이다.
국내 최대 콘택트렌즈 체인을 보유하고 있는 오렌즈도 걸그룹 EXID 멤버 하니를 '얼굴'로 내세웠다. 또렷한 이목구비와 10대는 물론 30대까지 폭 넓은 인기를 얻고 있는 하니는 자연미인과 브레인이라는 강점이 시너지를 내며 '대세녀' 대열에 올라섰다. 오렌즈 특성상 뷰티렌즈가 강세이기 때문에 화려한 외모를 지닌 하니와 브랜드 이미지가 잘 맞아 떨어진다.
국산 제조기업 인터로조도 수지를 활용한 마케팅에 전력을 쏟고 있다. 인터로조가 수지를 전속모델로 발탁할 당시 업계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도 그럴 것이 수지는 전지현과 광고업계 쌍두마차를 이루고 있었고 글로벌 콘택트렌즈 기업도 아닌 국산 제조업체에서 최초로 톱스타를 모델로 채용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인터로조는 콘택트렌즈 진열장, 팸플릿, 옥외 입간판 등 수지 얼굴과 '클라렌'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내세우며 소비자를 적극 유혹하고 있다.
선글라스, 안경프레임 업계에서도 스타마케팅이 활발하다. 업계 특성상 전속모델이 아니더라도 인천공항, 화보촬영, 출퇴근 길에 일명 '쌩얼'(메이크업을 받지 않은 맨 얼굴)을 가리기 위해 선글라스나 안경을 적극 착용하기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연예기사를 통해 선글라스 등이 검색된다. 연예뉴스에 보면 연일 '톱스타 OOO, 선글라스 어디 것?'이라는 기사를 심심치 않게 발견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전속모델은 아니었지만 전지현이 드라마에서 '젠틀몬스터' 선글라스를 지속적으로 착용하면서 완판사례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선글라스 업계도 전속모델을 속속 발탁하고 있다.
세원I.T.C에서 전개하는 브랜드 베디베로는 단발머리가 잘 어울리는 스타 고준희를 뮤즈로 삼았다. 고준희가 해외화보 촬영차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때 선보이는 베디베로 선글라스 스타일링은 20~30대 여성들의 호기심과 동경심을 동시에 심어주고 있다.
스타비젼의 선글라스 브랜드인 카린에서도 최근 수지를 모델로 한 화보촬영을 마쳤다. 인터로조 전속모델로도 활약 중인 수지가 콘택트렌즈와는 다른 매력을 뽐내며 카린 선글라스의 감성과 잘 어울린다는 평가다. 특히 북유럽의 감성을 표방하고 있는 카린은 수지의 매혹적인 눈빛과 몽환적인 아름다움을 만나 한 층 고급스러운 제품으로 탄생했다.
안경렌즈 업계도 전속모델은 있다. 물론 콘택트렌즈나 선글라스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브랜드 이미지나 디자인보다 기능성이 더 강조되는 제품인 만큼 중후한 매력을 뽐내는 모델들이 제품을 어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에실로 코리아의 바리락스 브랜드를 6년 넘게 홍보 중인 배우 정보석과 호야렌즈의 전광렬이 그 주인공이다. 정보석과 전광렬 등 두 배우는 쉼 없이 좋은 연기를 펼치며 소비자들의 호감을 얻고 있다.
오랜 시간 사랑 받는 중견배우들인 만큼 그들이 안경을 착용했을 때 제품과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더 발산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기대다.
물론 스타마케팅에 대한 이면은 존재한다. 마케팅 예산이 적은 업체나 영세한 제조업체에서는 스타들을 활용한 홍보를 펼칠 수 없기 때문에 한편으로 소외될 우려도 있다.
그러나 그동안 국산 콘택트렌즈의 존재를 몰랐던 소비자들이 인터로조를 통해 국산 제품을 알게 되고 유명 명품 브랜드의 선글라스만 고집했던 소비자들이 베디베로, 카린 등 하우스브랜드를 접하면서 디자인의 참신성에 매료돼 열성적인 팬이 되기도 한다.
분명 스타마케팅은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는 물론 안경업계 위상을 높여주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blessjn@fneyefocus.com 노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