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안과의사, 유튜브서 발언
이유 '산소 전달 안돼' 설명
최근 C/L 재질 이해부족 탓

 

"컬러렌즈를 지속적으로 끼면 눈동자가 작아집니다. 컬러렌즈나 서클렌즈가 위험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오랜시간 착용하신 분들은 착용을 중단하시는 게 좋습니다."

만약 안 전문가가 이렇게 얘기한다면 소비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게 될까. 당장 컬러렌즈, 서클렌즈는 물론 투명 렌즈까지 착용을 꺼려할 수도 있다. 위 발언은 유튜브를 운영 중인 한 안과의사의 얘기다. 한 학생이 '얼마 전 학교 선생님이 컬러렌즈를 계속 끼고 다니면 까만 눈동자가 점점 작아진다고 겁을 줬는데 정말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이 의사는 "검은 동자는 원래 주변에 혈관이 없고 흰자에는 있다. 렌즈를 끼면 산소공급이 잘 안된다. 산소는 공기 중의 산소가 눈물에 녹아서 눈에 가는 거다. 그런데 렌즈가 막고 있기 때문에 흰자에서부터 혈관이 자라서 산소를 배달한다. 서클렌즈, 컬러렌즈가 해로운 이유는 층층이 색소를 넣기 때문에 렌즈 두께가 두껍다. 그렇게 되면 산소공급이 더 어려워진다. 그래서 흰자가 자꾸 검은자 쪽을 향해서 핏줄들을 만들어 내니까 검은자 주변에 혈관들이 자라면서 점점 흰자처럼 보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해당 동영상은 약 6만3000회 정도 조회됐으며 10개월 전에 업로드 됐지만 각종 커뮤니티 등에 최근까지도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댓글이 300개 가까이 달려있을 정도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댓글에는 '안그래도 눈에 뿌옇게 보이는데 부작용인가', '당장 렌즈 빼고 다녀야겠다' 등 부정적인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이 의사의 설명이 이론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다. 아무래도 맨 눈보다는 렌즈를 착용했을때 산소전달이 덜 원활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최신 콘택트렌즈의 동향이나 기술이 전혀 적용되지 않은 발언이라는 것이다. 투명렌즈 중에서는 이미 함수율과 산소전달률이 높은 하이엔드 제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됐다. 컬러, 서클렌즈도 마찬가지다. 10여년 전만 해도 뷰티렌즈 대부분은 하이드로겔 소재였고 함수율이나 산소전달에 대해 크게 집중하지 않는 분위기였다면 몇 년 전부터는 뷰티렌즈도 안전성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디자인과 컬러로 뷰티렌즈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렌즈미(대표 서광용)의 경우에도 실리콘 소재의 뷰티렌즈가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으며 고객들에게 렌즈 착용에 대한 기본 수칙에 대해 꼭 설명하고 판매하고 있다.

안과의사 발언을 접한 한 업계 관계자는 "안과의사들이 콘택트렌즈 재질이나 소재, 기술 등의 트렌드를 빠르게 습득하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물론 콘택트렌즈 분야에 대해서도 연구를 할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안경사나 콘택트렌즈 관계자보다는 더 많이 공부할 수는 없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발언이 100%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안경원을 운영하는 A 원장은 "안과의사들이나 혹은 자칭 전문가라는 유투버, SNS 등에서 본 내용을 실제로 안경원에서 질문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올바른 정보를 설명해줄 수 있지만 그 말을 그대로 믿고 콘택트렌즈 착용을 아예 포기하는 사람들은 다시 안경원으로 유치하기가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동안 각종 SNS, 지상파 뉴스, 신문기사 등을 통해 콘택트렌즈에 대한 다양한 오보들이 있었다.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전파되는 내용들은 파급력이 크지만 잘못된 정보를 즉각 바로잡을 수 없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힌다. 대한안경사협회(회장 김종석) 차원에서도 대국민 캠페인을 펼치거나 라디오광고 등을 진행하기는 하지만 실제로 소비자들이 주의를 기울이고 있을지는 확인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안경사 개개인의 역할이 중요하다. 안경사는 콘택트렌즈 고객들 맞춤 상담을 통해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을 수 있는 유일한 안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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