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고객·시간 따라 다른 음악 틀어
고객 공감대 형성, 커뮤니티 역할하기도
어떤 음악을 트느냐에 따라 매출 달라져
최근 고객 마케팅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매장 사업주들이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고 고객들의 쇼핑 욕구를 자극하는데 있어서 음악이 지닌 파워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뮤직 마케팅'이란 음악을 통해 고객의 마음을 읽고 흔쾌히 지갑을 열게 만드는 마케팅 전략이다. 매장음악이 실제 마케팅에서 어떤 효과를 가져올까? 매장에 음악만 잘 틀면 고객이 1시간 더 머물고, 서비스 및 단기 영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음악은 카페나 의류매장에만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병원, 은행, 공공기관까지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음악만 잘 활용해도 고객 체류시간 길어
몇 년 전 뮤직 마케팅 전문 기업 ㈜샵캐스트가 한 달 간 매장점주, 마케팅 담당자 등 관계자 207명을 대상로 한 매장음악 마케팅 활용 체감도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조사 결과 음악 채널로 매장 체류시간이 늘어 마케팅에 도움 된다는 답변이 194명(93.7%)이었고, 6.3%(13명)만이 영향을 받지 못한다고 답했다.
'매장음악 활용 후 고객 체류 시간 연장은?' 질문에 △ 30분~1시간 53.6% (111명) △ 30분 이내 34.7% (72명) △ 1시간~2시간 8.2% (17명) △ 2시간~3시간 3.4%(7명) 순으로 답했다.
이는 한곡의 길이가 4~5분 사이로 각 매장 분위기, 이미지에 맞는 노래가 계속 나와 고객 체류시간이 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체류시간이 길어지면서 메뉴, 제품 등 주력 서비스 노출로 이어지는 연쇄반응이 일어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매출은 기본, 고객 심리도 파악
매장 안의 음악은 카페를 비롯, 식음료 매장이나 의류매장 등 백화점 같은 유통업체부터 은행, 심지어 병원과 관공서에 이르기까지 그 영역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엔젤리너스커피와 던킨도너츠 같은 식음료 업체를 비롯해 세븐일레븐과 다이소 등 유통업체, 그리고 서울시청과 용산구청 등 관공서에도 매장음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매장음악 서비스는 단순히 음악을 제공하는 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상당수 업체에는 선곡전문가들이 배치돼 장르별.업종별로 다양한 음악채널을 운영한다. 일반적으로 '음악채널'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사 및 매장운용사에 맞는 '맞춤형 뮤직 마케팅'을 하고 있다.
프라이빗 은행처럼 VIP 고객을 상대하는 금융업의 경우, 돈을 인출하거나 입금할 때 고객의 심적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병원에서 틀어주는 테라피 음악을 들려준다.
그런가 하면 음악은 소비자의 마음을 '혼란'시키기도 한다. 제과점에 들렀을 때 누구나 한번쯤 허기를 느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정말 배고파서일 수도 있지만 실은 음악이 범인일 확률이 높다. 왜냐하면 제과점에서는 매장 전체에 갓 구운 빵 냄새가 진동하는 느낌을 주기 위해 달콤하고 발랄한 재즈곡을 틀기 때문이다.
10대들은 맥도널드 햄버거를 먹으며 아이돌의 음악도 함께 즐긴다. 은행에서는 대출을 상담하며 심리 치료를 받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기업의 '뮤직 마케팅'이다.
■고객과 공감대 형성하는 커뮤니티 역할 톡톡
매장 음악은 같은 공간에 있는 고객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커뮤니티 역할도 한다.
맥도널드가 10대들의 인기를 독차지 하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가방 속 MP3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한 친근한 음악을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맥도널드에는 음악을 들으며 수다를 떨고 숙제를 하는 10대들이 많다. 항공사 기내음악의 경우, 즐거움과 편안함을 모토로 음악을 고른다. 무엇보다 국적 및 성별, 연령별로 다양한 승객분포를 감안해 채널을 구성한다. 항공사의 이미지에 부합하는 사회적으로 유명한 가수나 음악가를 선정하고 클래식이나 올드 팝의 경우 3~6개월로, 유행가는 1~2개월 단위로 교체한다.
■같은 시간 대·같은 음악, 고객과 약속 지키겠다는 의미 내포
보통 일반백화점의 경우 오전 시간은 주로 차분한 경음악과 클래식을, 점심 이후부터 나른한 오후 4시경까지는 가벼운 댄스음악을, 이후 폐점까지는 팝과 경음악을 선곡해 편성한다. 또 주차장이 위치한 지하층의 경우 자연의 소리와 같이 상쾌한 분위기의 음악을 방송한다. 정후문 및 지하주차장, 에스컬레이터 진입 동선 등 고객이 들어오고 나가는 공간에선 다양한 가수의 곡을 묶은 옴니버스 음반을 선호한다.
백화점 개폐점 시간대 음악에도 의미가 숨겨져 있다. 20년 넘게 똑같은 음악으로 개폐점 시간을 알리는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은 마이어베어의 '대관식'과 폴모리아 악단의 '아리랑'을 개폐점곡으로 사용한다. 부산점의 경우도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과 매리 홉킨의 '굿바이'를 쓰고 있다. 이는 고객의 무의식에 개폐점 시간을 알리는 효과도 있지만 백화점의 변함없는 이미지를 고객에게 약속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안경원도 고객과 시간에 따라 음악 선정해 볼 필요
안경원도 마찬가지이다. 번화가에 있는 안경원이라면 조용한 음악보다는 최신 음악이나 젊은 층이 선호하는 음악으로 고객을 사로 잡는 방법이 있다. 반면 동네에 있는 안경원이라면 클래식이나 조용한 음악이 효과적일 수 있다.
시간대 별로 음악이 달라질 수 있다. 너무 이른 아침에 최신 음악을 트는 안경원이라면 역효과일 수 있다. 아침 시간대는 조용한 클래식으로, 점심 시간대는 산뜻한 최신 가요나 팝으로, 저녁 시간대는 조용한 음악등 전략적으로 음악을 트는 게 중요하다.
음악전문가는 "안경원도 다른 매장과 같다. 뮤직마케팅을 이용한다면 지금 매출보다는 더 향상될 것이라 생각된다. 음악은 방문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려 마케팅을 지원하는 필수 조건이다. 각 매장 특성에 맞는 채널 구성시 단기 매출은 물론 중장기 매출까지 지원하는 필요 요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조언했다.
jun7564@fneyefocus.com 전시현 기자
전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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