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부터 차별화
하이엔드·명품브랜드등
고가제품 위주로 보유

파피루스
경제가 불황일수록 치마길이가 짧아진다는 속설이 있다. 이 이론은 1920년대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의 폴 니스트롬 교수가 쓴 '패션 경제학'이라는 책에서 유래됐는데 석유파동으로 최고의 불경기를 기록하던때 미니스커트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에서 기인한다. 경제상황을 치마길이에 빗대서 표현했지만 그만큼 여러 분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으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사상 최악의 경제불황을 기록하고 있는 요즘은 어떨까. 안경원에서는 나름의 방식으로 불황을 이기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프로모션이나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하고 매장 분위기를 바꿔서 새로움을 주는 전략을 세우기도 한다.

경제불황이 지속될수록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면서 당연히 소비심리도 위축된다. 꼭 필요한 것도 아끼게 되는데 안경품목도 예외는 아니다. 6개월 착용하던 안경을 한 두달 더 착용하는 식으로 절약하는 것이다. 다만 특이한 케이스가 있다면 대접을 받는 것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인데 경제가 어려울수록 자잘한 것에는 아끼는 반면 큰 돈을 지출해야 하는 것에는 아낌없이 소비한다는 것이다. 명품매장이 붐비고 해외여행 하는 사람들로 공항이 북적대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소비가 양극화되는 것이다.

아이젠트리2
이처럼 현 상황을 반영하듯 타깃 마케팅을 하는 안경원이 늘고 있는데 명품브랜드 및 하이엔드 제품군 위주로 취급하거나 고가정책으로 할인, 이벤트 없이 오로지 브랜드로만 승부하는 것이다.

그 예로 아이젠트리 부산 마린시티점은 고학력의 CEO와 법조인, 부동산 투자자 등이 주거하는 곳에 위치한 만큼 인테리어부터 제품 구성까지 고급화 전략을 폈다. 매장을 유럽 중세시대의 귀족 성을 연상시키는 높은 천정과 인테리어 소품 등은 물론 입구부터 명품 선글라스 브랜드를 진열하는 등 그야말로 럭셔리한 매장이다.

또 다른 예로 최근 오픈한 파피루스 명동 롯데애비뉴엘점은 들 수 있겠다. 파피루스의 콘셉트 자체가 럭셔리 아이웨어 셀렉숍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기존의 매장에서도 명품 브랜드 등을 쉽게 만나볼 수 있었다. 여기에 애비뉴엘점은 한 층 더 업그레이드 된 럭셔리함을 자랑한다. 최고가 제품이 수천만원대고 다이아몬드 안경테도 제작이 가능하다고 하니 주 타깃이 확실한 셈이다.

매장 분위기도 17~19세기 프랑스의 한 고급 살롱을 표현했다고 하니 귀족들이 쇼파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그려지는 것 같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콘택트렌즈 전문 체인점들 중에서도 강남권에 위치한 오렌즈 매장은 체인점 중 최초로 간판에 '프리미엄'을 붙일 정도로 고급화에 나선 매장이다. 이 매장은 콘택트렌즈 주 타깃인 20~30대가 활발하게 방문하는 장소에 위치해 있다는 점, 연예인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는 점 등이 강점으로 꼽히면서 고급화 전략을 세웠다.

우선 기존 매장이 핑크가 메인 컬러였다면 이곳은 블랙 컬러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제품에 대해서도 차별화했다. 5000원 등 저가렌즈도 보유한 타 매장에 비해 아무리 가격이 저렴해도 2만원 밑의 제품은 취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매장 퀄리티를 높이는 한편 찾아오는 고객들에게도 특별함과 럭셔리함을 어필하는 것이다.

물론 안경원에서도 양극화가 심화되면 일명 소규모 동네안경원이 위축될 수도 있고 하이엔드 제품군을 뺏기면 큰 매출을 올리는데 어려울 수도 있다. 이럴 경우 럭셔리한 콘셉트와 제품군, 고가의 서비스를 내세운다면 전문적이고 세세한 검안과 상담,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 추천으로 작은 규모라도 어필할 수 있는 무기를 찾아야 한다.

분명한 것은 안경업계에도 럭셔리바람이 불고 있다는 점은 환영할 일이라는 것이다.

blessjn@fneyefocus.com 노민희 기자
서울 명동 롯데 애비뉴엘 내에 오픈한 파피루스 안경원. 이곳엔 최고가 아이웨어가 1500만원을 웃돈다.
아이젠트리 부산 마린시티점 안경원 내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제품 진열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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