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도 좋고 맛도 좋은 유럽의 봄 채소 아스파라거스를 가스파초로 만들어보자
발음하는 입 모양에서부터 아삭함이 느껴지는 아스파라거스는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다. 사시사철 구할 수 있어 봄 채소란 인식은 적지만 아스파라거스는 유럽의 대표적인 봄 채소다. 한국에 냉이가 있다면 유럽에는 아스파라거스가 있다고 할 수 있는 셈이다. 냉엄한 겨울의 땅을 뚫고 자란 아스파라거스는 심지가 단단하고 질기지만, 나긋나긋한 봄의 땅에서 자란 아스파라거스는 달고 연하다.
유럽에서 대중적인 채소이긴 해도 꼭 서양 채소만도 아니다. 조선시대의 의서인 <동의보감>에는 아스파라거스와 같은 속에 속하는 ‘천문동’이란 약재가 나오기도 한다. 아스파라거스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고, 알코올 분해와 간의 해독 작용을 도와 숙취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아스파라거스의 머리 부분에는 눈 건강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루테인이 다량 함유돼 있다. 루테인은 황반변성의 진행을 늦춰주고 노화로 인한 시력 감퇴에 도움을 준다.
냉이, 달래, 씀바귀 등의 봄 채소는 쓴 맛이 있어 갖가지 양념을 더해 먹지만 쓴맛이 적은 아스파라거스는 아주 간단한 조리만으로 먹을 수 있다. 기름을 두른 뜨거운 팬에 잘 씻은 아스파라거스를 올리고 소금과 후추를 뿌리면 아스파라거스 구이가 된다. 아스파라거스 구이는 그냥 먹어도 좋고 스테이크와 함께 먹거나 가니쉬로 곁들여도 그만이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요즘같은 따뜻한 봄날엔 가스파초로 먹기를 권한다. 가스파초는 스페인의 차가운 수프 요리로, 식전 입맛을 상큼하게 돋우기 위해 입가심하듯 먹는 ‘냉국’같은 음식이다. 아스파라거스 가스파초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작게 다진 아스파라거스를 기름을 두른 팬에 살짝 볶은 뒤, 화이트 와인, 물, 마늘과 함께 믹서기에 간다. 곱게 간 아스파라거스는 채에 걸러 부드럽게 만든다. 여기다 소금과 식초를 넣고 한번 더 믹서기에 간다. 담백함을 더하고 싶다면 달걀 노른자도 2개 정도 넣고 함께 간 뒤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식힌다. 마지막으로 완성된 가스파초를 접시에 옮겨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잘게 썬 토마토를 올려 먹는다. 빵을 곁들여도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