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등 서 판매방송 활발
디자인 종류·가격적 메리트
안경원 조건 사실상 불리해
전문 기술 서비스 제공 주력
자외선이 강렬해지는 계절이 다가오면서 바야흐로 선글라스 시즌이다. 요즘에는 여름외에도 선글라스 착용을 생활화하는 사람이 늘면서 1년 365일이 선글라스 시즌이라고는 하지만 계절이 계절인 만큼 선글라스와 관련된 다양한 키워드가 랭크되고 있다. 최근에는 한 정보제공 프로그램에서 눈 건강을 지키는 방법 중 하나로 선글라스 착용을 언급하기도 했다. 렌즈 컬러가 너무 어둡지 않은 제품을 고르고 자외선차단 지수를 확인해 주기적으로 교체해줘야 한다는 것을 알리기도 했다.
또 한가지 가장 대표적인 예로 홈쇼핑을 들 수 있다. 5월 초부터 14일까지 약 2주간 선글라스와 관련된 방송 일정이다. 가장 대표적인 쇼핑몰만 본다면 H사가 5회, L사가 4회, C사가 4회, S사가 2회, G사가 1회다. 횟수가 적은 쇼핑몰은 지난 회차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덜 방송한 것 처럼 보이지만 평균 3회에서 4회 정도로 봐도 무방하다. 본격적인 여름이 다가오는 6월, 7월에는 더욱 활발하게 방송될 것으로 예고된다.
물론 업계 내부에서도 선글라스를 적극적으로 판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대한안경사협회(협회장 김종석)는 지난해 4월1일~14일을 선글라스데이 기간으로 지정하고 대국민 홍보를 위해 라디오 광고도 진행했다. 또 눈 건강을 위해 전문가와 상담한 후 선글라스를 착용하자는 캠페인을 매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여름시즌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홈쇼핑과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앞으로도 선글라스를 지속적으로 판매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온라인 특성상 다양한 종류와 가성비 있는 가격대를 제안할 것이라는 것도 안경업계에는 낙담할 소식이다. 사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한계가 있다. 온라인 만큼 다양한 종류를 취급하기 힘들뿐더러 가격적인 면에서도 메리트가 낮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선글라스를 포기하고 렌즈와 안경에만 집중하는 안경사들이 적지 않은 현실도 안타깝다.
그럼 선글라스를 아예 포기해야 될까. 일부 안경사들은 선글라스 판매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그밖에 사안들에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예를 들어 이미 구입한 선글라스 피팅이나 AS, 도수를 맞추려는 렌즈 고객을 유치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선글라스 피팅과 AS에도 정당한 기술비를 책정해서 고객들에게 당당하게 비용을 청구하는 것이다. 2~3년 전부터 다른 곳에서 구입한 선글라스, 안경 등의 피팅.AS비용을 받는 안경원도 있는 만큼 전문적인 기술료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한 때다.
선글라스 고객에 한해서 피팅비를 받고 있다는 서울시 A 안경원 안경사는 "단골 고객들에 한해 무료로 제공하던 서비스였는데 아예 비용을 책정해서 전문적인 피팅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물론 항의하는 분들도 있긴 했는데 대부분 수긍하시고 이용하시더라. 또 고가의 제품 같은 경우에는 파손의 위험성 등도 미리 알려 리스크를 낮추고 있다. 피팅비용이 만원~2만원 정도라 큰 매출을 올리는 것은 아니지만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각인시키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선글라스 피팅과 AS비용을 단합해서 청구하게 되면 법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보다는 선글라스 피팅 의뢰가 많은 안경원부터 시범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홈쇼핑의 지속적인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간혹 쇼호스트가 "근처 안경점에 가시면 얼굴형에 맞춰 무료로 피팅을 해준다"라고 발언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정정을 요구해야 한다. 인천시안경사회(회장 박종달)에서는 홈쇼핑 모니터링을 통해 안경점 발언 등에 대한 정정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는 이런 활동들을 귀감으로 삼을 수 있다.
레트로가 유행 키워드가 되고 패션은 세대를 돌고 돈다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2030세대의 선글라스 트렌드를 안경원에서 모두 담기란 공간적인 제약으로 인해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안경사들이 잘 할 수 있는 기술 서비스에 더 집중해보는 것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