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데있는 선글라스의 놀라운 역사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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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글라스의 전신은 포커페이스를 위한 용도?

태양이 뜨거운 여름철에는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한 선글라스가 필수품이다. 이제는 대중적인 제품이지만, 정작 언제부터 선글라스를 착용했는지, 선글라스의 역사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눈부심을 방지해 또렷한 시야를 확보하고 눈 건강을 지켜주는 '인류의 발명품' 선글라스. 선글라스는 언제, 어디서 시작됐을까? 

엄밀히 말하자면 빛 자극을 덜어주는 '선(Sun)글라스'는 아니지만, 오늘날 선글라스의 형태와 유사한 '검은색 렌즈 안경'은 1400년대 중국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중국의 법정에서 법관은 일반 안경을 연기에 그을려 렌즈를 검게 만든 것을 착용했다고 알려졌다. 이는 재판장에서 공명정대해야 하는 법관의 심리 변화를 감추기 위한 것으로 법관의 눈을 가리는데 쓰였다. 태초의 검은 안경은 쉽게 말해 '포커페이스'를 위한 물건이었던 셈이다.

◇ '최초의 선글라스'는 군수품이었다

오늘날 선글라스에 가까운, 시력을 보호하기 위한 '인류 최초의 선글라스'는 미국의 군수용품으로 개발된 것이었다. 1930년대 당시, 미국의 공군 조종사들은 비행 중 태양의 빛과 구름의 반사광으로 인한 시력 저하와 두통에 시달렸다. 이러한 사태를 개선하기 위해 미국 공군 존 머크리디 중장은 렌즈 생산 업체 바슈롬에 자외선과 적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렌즈를 의뢰하기에 이른다. 5~6년의 개발 끝에 마침내 녹색 렌즈의 보잉 선글라스가 개발됐고, 얼마간 공군에만 납품되던 이 선글라스는 1937년 '레이 밴'이라는 브랜드로 대중에게 개방됐다. 레이 밴 보잉 선글라스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맥아더' 장군의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후 존 F. 케네디, 할리우드 스타인 오드리 헵번과 마릴린 먼로 등, 정치인과 대중문화 인사들을 통해 선글라스는 '패션 액세서리'로 자리 잡았다. 이렇듯 선글라스가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며, 선글라스의 스타일이 다양해진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1930~1940년대에는 보잉 선글라스와 원형 선글라스, 캣아이 선글라스가 인기를 끌었고 1970년대부터는 오버사이즈 선글라스, 스퀘어 선글라스, 하프 프레임 선글라스가 인기를 끌기도 했다.  

오늘날에는 다시 '레트로 스타일'이 인기를 끌면서, 보잉 선글라스를 착용한 이들을 길거리에서 심심치않게 마주칠 수 있다. 보잉 선글라스 외에도 영화 <매트릭스>에서 '레오'가 착용한 '사이파이 선글라스', 빛을 차단하는 기능보다는 투명 렌즈에 파스텔톤의 컬러가 입혀진 '틴트 선글라스'도 스타들과 인플루언서의 아이템으로 화제를 모은다. 그러나 지금 가장 핫한 선글라스를 한 두가지 스타일로 단언하기엔 무리가 있다. '다원주의적 가치'가 높게 평가받는 오늘날엔 특정 선글라스가 인기를 끌기 보다 저마다의 개성에 어울리는 쉐입이나 그날의 룩에 맞는 디자인을 선택하는 추세이기 때문. 그날 입은 옷이나 어필하고 싶은 개성에 따라, 또는 자신의 얼굴형에 맞게 선글라스를 선택해도 좋다. 그것도 아니라면 그저 "이렇게 입으면 기분이 좋거든요" 식의 끌리는 선글라스를 고르는 것도 더할 나위 없을 터.

분명 선글라스는 자신을 표현하는 훌륭한 패션 아이템이다. 그러나 눈을 보호하는 선글라스의 기본적인 기능을 간과해선 안된다. 요즘같은 여름철엔 태양이 뜨거운 날, 심지어 흐린 날에도 선글라스는 필수 착용하는 것이 좋으며, 선글라스를 고를 때는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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