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유무를 모르고 시력교정술을 받았다간 급격하게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

질병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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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의 가장 앞에 위치한 각막은 시각 정보를 만드는 빛을 통과시키고 외부로부터 안구 조직을 보호하는 얇고 투명한 막이다. 다소 생경한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각막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는 질환으로 유전적 요인으로 발병한다. 최근 라식과 라섹 등 시력 교정 수술을 하는 사람들이 늘었는데, 각막이상증을 앓고 있는 이들이 병에 대한 지식 없이 이러한 수술을 받게 되면 자칫 위험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1988년 이탈리아 아벨리노 지역에서 이민 온 가족에게서 처음 발견됐다. 각막이 손상됐을 때, 회복하는 과정에서 단백질이 침착돼 혼탁을 일으키고 시력을 감퇴 시키게 된다. 나이가 들며 혼탁의 정도가 심해지면, 최대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는 심각한 질병이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유전인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 중 ‘이형접합자’는 대부분 12세부터 각막에 흰점이 생기기 시작하고, 나이가 들면 그 수가 늘어나면서 시력 저하를 동반한다. ‘동형접합자’의 경우 약 3세부터 증상이 나타나 6세에는 시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단, 이형접합자라도 시력교정을 위한 레이저 수술을 받으면 각막혼탁이 급격하게 진행돼 일찍감치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현미경 검사를 통해 각막의 혼탁이나 흰점을 관찰함으로써 진단할 수 있다. 보다 정확한 검진을 위해 시력, 안압, 안저검사, 눈물분비검사 및 TGFBI 유전자에 대한 돌연변이 분석을 시행하기도 한다. 해당 질병이 나타났다면 혼탁된 각막층 일부를 제거하는 절제술 또는 각막이식 등으로 치료한다. 그러나 수술 이후 회복과정에서 다시 단백질 침착이 이뤄져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의 근본적인 치료법으로 현재 알려진 것은 없다. 다만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인 만큼 '유니버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질병의 유무를 파악하고 평소 관리에 신경을 기울이는 것이 최선이다. 가족 중 한 명이라도 해당 질병을 진단 받았다면 가족 모두 눈 검사를 통해 질병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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