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판매 현행대로 금지
공동연구조사·협의체 구성 등
상호 협력 방안 심도 깊은 논의
라운즈 "안경사 위상 강조되는 계기됐다" 입장발표
단초점 안경 온라인 판매 유해성 검증조사에 귀추 주목해야
수개월간 안경업계를 뒤흔들었던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는 현행대로 금지된다.
기획재정부(장관 홍남기.이하 기재부)는 지난달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6월 '제37차 비상경제 중재본회의 겸 제3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한걸음 모델 신규과제로 선정된 '안경 온라인 판매 서비스'에 대한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합의문은 △국민의 눈 건강에 미치는 영향 및 보건의료분야의 특수성이 반영된 전자상거래에 대한 공동연구조사 진행 △안경업계 상호발전을 위한 노력, (주)라운즈와 (사)대한안경사협회의 실무협의체를 구성한다 등이다. 합의문에 따라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는 현행대로 금지되며, 관련한 공동연구조사를 이어간다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기재부는 지난 7월부터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소비자연맹, (사)대한안경사협회(협회장 김종석.이하 대안협), ㈜라운즈, 중립적 진행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단초점 안경 전자상거래 한걸음 모델 상생조정기구를 통해 8차례 전체회의 및 이해관계자 간 개별회의를 진행했으며, 단초점 안경 전자상거래 관련 소비자 눈 건강 및 편익, 안경사 제도의 의의, 이해관계자 간 상생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다. 상생조정기구 참여자들은 보건의료인으로서 안경사의 전문성과 중요성에 크게 공감했지만 눈 건강에 위해가 없는 단초점 안경 전자상거래 추진에 대해서는 서로 입장에서 다른 의견을 제시하며 첨예한 논쟁들이 이어졌다.
이번 합의안은 '보건의료인으로서 안경사의 전문성과 중요성에 공감하며' 라는 문구와 '우리나라의 안경사는 국가시험을 통해 면허를 취득한 전문가'라는 문구를 정부의 공식문서에 명시함으로써 보건의료인으로서 안경사의 전문성과 중요성은 물론 국민의 눈 건강과 직결된 사안과 관련해서는 전문가인 안경사들의 가치와 의견을 존중해 신중한 검토들이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대안협은 지난 7월1일 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앞에서 '안경 온라인 판매 반대집회'를 통해 국민 눈 건강을 해치는 정부의 정책에 강력하게 반대한다는 의지를 표명했으며, 이를 계기로 청와대 및 국회, 세종 정부청사 기획재정부, 광화문 정부청사, 이스트소프트 앞에서 약 4개월 동안 전국 시도안경사회 회원 및 일반 안경사들이 총 130여 차례의 1인 시위를 통해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를 반대해 왔다.
또한 대안협은 '안경 온라인 판매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전격 구성해, 공동위원장에 중앙회 민훈홍 수석부회장, 경남안경사회 양우혁 회장을 선출하고, 각 권역별 위원장을 포함한 비상대책위원을 구성해 안경 온라인 판매 절대불가 운동 및 청와대 국민청원, 대국민 서명운동, 1인 시위 등을 발빠르게 전개해 나갔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많은 인원이 모여 단체행동을 할 수 없음에도 안경사들의 자발적인 1인 시위 참여와 국회와 정부를 오가며 안경사들의 입장을 전한 김종석 협회장 이하 임원들의 부단한 노력이 돋보였다. 김 협회장은 국정감사 출석 및 국회, 정부, 관계부처 등 각계 각층에 안경 온라인 판매의 부당성을 호소하며, 국민들의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전문가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며 혼신의 노력을 경주해 왔다.
이번 한걸음 모델 상생조정기구 합의를 이끌어 낸 것에 대해 김종석 협회장은 "국민 눈 건강과 안경사의 전문성을 존중한 결정"이라고 입장을 밝히며, "이번 합의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게 아니라, 사회가 변화하는 만큼 우리에게는 다양한 형태의 위기가 지속적으로 찾아 올 것이다. 앞으로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안경계의 미래를 지켜 나갈 수가 없을 것이다. 협회를 중심으로 지부와 분회 그리고 회원들까지 모두가 똘똘 뭉쳐서 헤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합의에 이르는 기간 동안 1인 시위는 물론, 각자의 위치에서 혼신의 노력으로 업권 수호에 함께해 주신 중앙회 회장단과 임직원, 16개 시도회장님들과 시도임직원 및 일반 회원 분들까지 노력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우리는 사회 속에 결코 강한 존재가 아니다. 절대 협회장이나 협회 힘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결과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안경사들이 더욱 뭉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 관련 이해 당사자인 (주)라운즈의 김세민 대표도 대안협에 입장문을 보내 "이번 합의로 저희 (주)라운즈에서 신청한 규제샌드박스는 철회되었습니다. 아울러 오히려 전문가인 안경사의 위상이 강조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김 대표는 입장문에서 "그동안 저희로 인해 안경사님들께서 걱정과 우려가 많으셨음을 알고 있습니다. 또한 오늘 한걸음모델 합의문에 대한 기사들이 마치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가 허용된 것으로, 혹은 조만간 허용될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제목들로 나온 것을 보았습니다.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른 기사입니다"라며 "이번 합의로 저희 (주)라운즈에서 신청한 규제샌드박스는 철회되었습니다. 아울러 오히려 전문가인 안경사의 위상이 강조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복지부는 대한안경사협회와 함께 온라인 판매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예정입니다. 가이드라인을 만듦으로써 향후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유사한 내용이 신청될 경우, 안경사의 입장에서 방어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기재부의 보도자료가 발표되자 다수의 매체에서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가 가능해졌다'라는 기사들을 송출하며 안경업계는 한 때 혼란이 일었다. 그러나 중앙일보와 조선일보 등의 메이저 매체에서 온라인 판매가 불발됐다는 후속 기사와 함께 라운즈 대표의 입장문이 발표되며 논란은 일단락 됐다.
대안협을 비롯한 5만 안경사들의 노력으로 인해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 관련한 이슈는 당분간 사그라들 전망이다.
그러나 단초점안경 온라인 판매 유해성을 검증하기 위한 공동연구조사가 남아있는데다, 보건의료분야에 대한 현 정부의 규제개혁 의지가 강한 만큼 차기 정부에서도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 논의는 얼마든지 이뤄질 수 있다. 안경사들의 미래가 걸린 사안인 만큼 국민 눈 건강을 위한 안경사의 사회적 역할은 물론 보건의료인으로서의 중요성을 정부와 국민들에게 꾸준히 알려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