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눈의 노화는 점차 빨라지는 추세다. 노안이 나타나는 연령층은 매년 낮아지고 있으며, 눈의 노화로 인해 나타나는 퇴행성 안질환 역시 비교적 낮은 연령층에서 빈번하게 발병하고 있다.

눈의 노화로 인해 나타나는 안질환 중 '안구건조증' 만큼이나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것이 바로 '비문증'이다. 비문증은 눈 앞에 까만 점이 떠다니는 것처럼 부분적으로 시야가 소실되는 증상을 말한다. 그렇다면 비문증은 어떤 원리로 발병하며, 그냥 방치해도 괜찮은 것일까? 

◇ 비문증은 왜 생길까?

비문증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노화가 가장 주된 원인인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의 안구는 수정체와 망막 사이를 채우는 젤라틴같은 투명한 조직인 '유리체'가 가득 채우고 있다. 유리체의 90%는 물이며 미세한 교원섬유가 엉켜져 마치 젤리와 같은 점도를 형성하고 있다.

유리체는 안구의 형태를 유지하고 빛을 통과시켜 망막에 사물의 상이 맺힐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데, 노화로 인해 유리체 조직이 변형되거나 다른 원인으로 혼탁해지면 비문증이 나타나게 된다. 상이 맺히는 망막에 혼탁해진 유리체 조직이 그림자를 드리우면서 눈앞에 무언가 떠다니는 듯한 증상이 발현되는 것이다.

노화로 인해 자연발생하는 '생리적 비문증'은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만 없다면 치료하지 않고 그냥 두는 경우가 많다. 특별한 치료는 없지만 대신 6개월 주기로 꾸준히 검진을 받으며 경과를 지켜보아야 한다. 떠다니는 유리체 조직이 자칫 '망막열공'과 '망막박리' 등 2차 안질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급작스럽게 나타나는 '병적 비문증'은 다른 안질환으로 인해 '비문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속한 안과적 치료가 필요하다. 유리체가 망막신경층으로부터 분리되는 '후유리체 박리'는 망막출혈을 일으켜 비문증을 초래할 수 있으며, 망막에 구멍이 나는 '망막열공' 역시 비문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밖에도 안구의 염증성 질환이나 ▲유리체 출혈, ▲당뇨망막증, ▲망막혈관폐쇄증 같은 안질환도 '병적 비문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비문증 증상이 나타났다면, 곧장 병원에 방문해 '생리적 비문증'인지 '병적 비문증'인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병적 비문증'라면 비문증의 원인이 되는 안질환을 파악하고 근본적인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