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아이포커스 - 대한안경사협회

 

 

안경업계 전문 주간지 최다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주간 fn아이포커스가 (사)대한안경사협회와 함께 안경산업발전과 안경사 권익증진을 위한 하반기 공동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이번 캠페인은 코로나19 장기화 영향으로 인한 국내 경기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안경사들에게 희망을 전하고자 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으며, 안경사라는 직군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먼 미래에도 각광 받는 보건의료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어제보다 나은 내일이 있는 안경업계가 되기를 희망하며 앞으로 총 3회에 걸쳐 격주로 게재될 예정입니다.

 

 

(사)대한안경사협회 김종석 협회장은 시도안경사회 특강에서 항상 '저녁있는 삶을 사는 안경사'에 대해 강조하고 협회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피력해왔다. 사진은 김종석 협회장이 지난 9월 안경사의 날 행사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MZ(밀레니얼+Z)세대 구직자는 중소기업 취업 시에 급여 수준보다 워라밸(Work & Life Balance) 등 근무 환경에 관심이 더욱 큰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019년부터 올해 5월까지 3년 5개월 간 소셜‧온라인 미디어에 나타난 MZ세대의 중소기업 취업 관련 데이터 26만 8329건을 수집해 분석한 결과, 2019년에는 '자기성장가능성'이 40.5%로 가장 높았지만, 올해는 '근무시간'이 25.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자기성장가능성' 21.3%, '급여수준' 17.3%, '조직문화' 13.1% 순으로 조사됐다. 2019년에는 '근무시간'이 14.9%, '급여수준'이 14.4% 였다.

이같은 조사만 살펴봐도 최근 젊은 세대들의 구직과 관련한 인식이 크게 바뀌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단순히 돈을 많이 주는 직장이나 직업보다는 자신의 삶을 돌볼 시간이 보장되는 직장에 더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한 직업 또는 기업이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연봉 못지 않게 적정한 근무시간을 보장해 주는 것이 중요해졌다. 최근 정부는 워라밸 실천 우수기업을 선정하고 있으며, 근무혁신 10대 제안 캠페인을 진행해 장시간 근무 관행을 바꾸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해나가고 있다. 또 워라밸 일자리 장려금도 지원해 전일제 근로자가 가족돌봄, 본인건강, 은퇴준비, 학업 등을 이유로 소정근로시간 단축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다양한 일자리 수요를 충족시키고 일과 삶의 조화에 기여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노력이다. 

아울러 지난 2018년에는 주당 법정 근로시간이 기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되며 주52시간 근무제도가 본격 도입됐다. 이는 기업이나 조직의 공동 목표 실현을 위해 개인의 삶이 경시됐던 풍조에서 나 자신과 가족을 내가 원하는 시간 만큼 돌볼 수 있게 하는 사회적 환경이 마련돼 있는 셈이다.

하지만 안경사들은 이같은 사회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녁이 있는 삶 또는 나와 가족을 돌볼 수 있는 시간이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다. 구인을 원하는 안경원들은 저마다 주5일근무, 휴무 보장 등을 내세운다. 주5일 근무가 정착된지가 언제이며, 연차 휴무가 법적으로 보장된 지가 언제인데 안경업계에서는 주5일제 근무와 휴무 보장이 복지 혜택으로 꼽힌다. 비록 안경사라는 직군이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에 일반 기업과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손 치더라도 현재 안경사들의 근무시간은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는게 많은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서울에서 안경원을 운영하는 A 원장은 "제 경험상 오랜시간 안경원을 열어두고 있는다고 해서 매출이 크게 오르진 않는다. 실제로 우리 매장도 주일 휴무와 주말 및 단축 근무제를 하고 있는데 이전과 매출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도 안경원은 365일 문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원장님들이 많이 계신다. 그러나 집중도 있는 서비스와 예약제 등을 적절히 활용하는게 오히려 매출을 올리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업계도 근무시간이나 휴무제 같은 부분에 있어 조금 더 발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시간 근무는 안경사 복지와 직업적 가치가 떨어지는 문제도 있지만 당장의 안경사들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지난 2020년 한국안광학회지에 실린 '안경사의 건강행위와 일반 및 안구 건강관리 실태 조사(안지혜 외 2인 저)'에 따르면 수도권 근무 안경사 대상으로 건강관리에 대한 설문에서 52%가 건강관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에 대한 원인으로 오랜 근무시간과 근무 일수, 불규칙한 휴일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안경사들은 국민들의 안보건을 위해 일하고 있는데 과도한 업무시간으로 인해 안경사들의 건강이 악화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업무 효율성을 고려한 근무시간 조정과 적절한 휴무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 안경사 직업 특성상 대면 업무를 해야하기 때문에 고객응대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간과할 수 없다. 안경사들의 근무 환경 개선은 앞으로의 과제가 아니라 당장 실천해야 할 현안인 것이다. 

(사)대한안경사협회(이하 대안협) 김종석 협회장은 안경사들이 안경원 영업시간을 단축해 저녁이 있는 삶을 설계하고 집중도 있는 영업을 해나가는 것은 안경사 스스로 삷의 질을 높이고 안경사의 사회적 위상도 제고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대안협은 안경원 근무시간 단축을 위한 캠페인은 물론 협회장 특강에서도 이 부분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김 협회장은 지난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는 임금보다도 근무환경이 중요한 직업 가치의 척도라고 생각한다. 밤 11시까지 열어 놓은 안경원을 보고 어린 학생들이 안경사가 되고 싶어 할까. 가업승계가 많은 우리 업계가 최근에는 부모들 안경원을 이어 받지 않겠다고 말하는 자녀들이 늘었다고 한다. 저녁, 주말, 명절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안경원에 얽매어 있어야 하는 우리 과거를 지금 세대는 이해하지 못한다"며 "가족들과 여유있는 근사한 저녁 한끼 못하는 삶이 행복한 삶인가. 우리도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들어 가야한다. 그것이 안경사 스스로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며, 안경사의 사회적 가치도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워라밸은 MZ세대들이 흔히 사용하는 단순 신조어가 아니다. 이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부분이며, 중요시 돼야 할 단어다. 안경사들은 그동안 원활한 안보건 의료서비스 제공과 매출 증진을 위해 자신의 삶은 등한시 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안경사라는 직군이 오랜 시간 가치 있는 전문직군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춰지는지도 상당히 중요하다. 전문가로서의 지식과 기술 함양도 빼놓을 수 없지만 안정적이고 여유있는 직업으로서 보여지는 부분도 안경사의 직업적 가치를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당장의 고객 유치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안경사 미래를 위해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세울 수 있도록 5만 안경사들의 노력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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