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증특례 C/L 중개플랫폼 업체, 모 온라인 매체와 인터뷰 논란
“C/L 눈건강 영향없다… 미국도 온라인 판매” 발언 안경사 공분
실증특례 안건으로 지정돼 안경원 콘택트렌즈 재판매 중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픽셀로가 최근 모 인터넷 매체 보도에서 “콘택트렌즈는 기성품이지 제조품이 아니기 때문에 눈 건강에 영향이 없다”는 다소 황당한 입장을 밝혀 안경사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3일 ‘미국선 안경도 온라인서 파는데…렌즈도 안 된다, 왜?’라는 모 인터넷 매체 보도에서 픽셀로는 업체 대표 이름으로 해당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기사 내용 중에 픽셀로는 무조건 매장 가서 사야 하기 때문에 이동이 어려운 소비자들, 군인, 야간 근무자 등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런 이유로 심지어 일회용 렌즈를 재사용하는 사례도 있어 이에 따른 눈 건강 우려도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보도됐다.
보도를 접한 안경사들은 기가 찬다는 반응이다. 서울에서 안경원을 운영하는 A 원장은 “2등급 의료기기로 분류되는 콘택트렌즈가 건강에 영향이 없다는 말은 어느 나라 말인지 모르겠다. 맞춤이 아니고 대량으로 일률적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건강에 영향이 없다는 말은 무슨 궤변인가”라고 어이없어 했다. 이어 “안경원에서 콘택트렌즈를 처방할 때는 정확한 검안과 시험 착용을 통해 고객과 계속해서 소통하고 착용감과 교정시력을 계속 확인해야 하며, 주의사항도 꼼꼼히 고지해 판매해야 한다. 의료기사법에도 그렇게 하라고 돼 있다”며 “픽셀로 대표는 무슨 자격으로 콘택트렌즈는 기성품이라 눈건강에 영향이 없다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으로 콘택트렌즈를 온라인으로 팔겠다고 나섰다면 이제라도 다시 생각을 해봐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콘택트렌즈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픽셀로는 최근 실증특례 위반으로 경고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판매 건수가 부진해 실증특례가 종료되는 내년 중순 이후 계속해서 사업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미지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경사들은 모 매체에 보도된 픽셀로 대표의 발언도 어이가 없지만 툭하면 미국의 와비파커와 한국 안경시장을 비교하는 국내 언론사들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한국과 미국은 지리적인 환경이 완전히 다르다. 한국은 집에서 5분만 걸어 나가도 검안부터 조제, 가공, 피팅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안경원이 즐비하다. 미국은 안경을 맞추기 위해서는 100달러 이상이 드는 검안비를 지불해야 할뿐만 아니라 안경을 맞추러 수십, 수백 킬로미터를 차를 타고 나가야 한다. 미국과 한국의 제도나 환경이 엄연히 다른데도 와비파커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지난 2021년 KOTRA 해외뉴스 자료에 따르면 와비파커는 국민 선호도를 고려해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고 있으며, 미국은 시력검사, 처방전 발행, 맨투맨 응대 등의 친숙한 서비스가 큰 무기인 오프라인 매장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다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미국의 많은 현지 검안사들은 온라인 상에서의 눈 검사, 테스트 등은 포괄적인 시력검사를 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플로리다를 비롯한 일부 주에서는 종합적인 검사없이 온라인으로 콘택트렌즈 및 안경 구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고 있어 온라인 마켓의 더 큰 성장은 지켜봐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에서 안경원을 운영하는 B 원장은 “걸핏하면 미국 와비파커와 한국안경시장을 비교하며 한국은 불필요한 규제 때문에 안경산업이 발전하지 못한다는 뉘앙스로 보도하는 기사를 여러개 봐왔다. 미국에서 안경을 사보고 그런 기사를 쓰는지 기자들에게 묻고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처럼 안경을 저렴하고 빨리 맞출 수 있는 곳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 이는 현재 한국 안경사 기술력이 뛰어날뿐만 아니라 제조, 유통사들과 함께 선배 안경사들이 쌓아온 안경산업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나는 오히려 거창하게 혁신과 플랫폼이라는 말로 포장해 안경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접근해 유통 시스템을 망가뜨려가며 돈만 벌어가겠다는 몰지각한 업체들이 안경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