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영 식
수원 쓰리에이 안경
나는 일본이라는 나라를 별로 좋아 하지는 않지만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여류 작가 미우라 아야코가 조그만 점포를 열었을 때 장사가 너무 잘 돼 트럭으로 물건을 공급할 정도로 매출이 쑥쑥 올랐다.
그에 반해 옆집 가게는 이상하리만큼 파리만 날렸다. 이웃가게들이 문을 닫을 처지에 놓이자 그녀는 남편에게 솔직한 심정을 털어 놓는다.
"여보 우리 가게가 잘 되고 보니 이웃 가게들이 문을 닫을 지경이예요. 이건 우리가 바라는 바가 아니고, 하늘의 뜻에도 어긋나는 것 같아요" 남편은 그런 아내를 자랑스러워 했다.
이후 그녀는 가게 규모를 더 작게 축소하고 손님이 오면 이웃 가게로 보내주곤 했다. 그 결과 시간이 남게 됐고 평소 관심있어 하던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는데, 그 글이 바로 원죄에 관한 인간의 내면 의식을 치밀하게 다룬 '빙점'이라는 소설이다. 그녀는 이 소설을 신문에 응모해 당선됐고 이후 날개돋힌 듯이 책이 팔리며, 가게에서 벌던 돈 보다 수백 배의 부와 명예를 얻게됐다.
그녀의 성공은 아름다운 '배려' 에서 시작이 된 것이다. 배려는 사소한 관심에서 출발한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다 보면 배려의 싹이 탄생하는 것이다. 배려는 거창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당신의 작은 배려가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우리 안경계도 작은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대한안경사협회일을 20여년간 해오면서 느낀 점을 말해보자면 대형 안경원들은 더 많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 혈안이 돼 지속적으로 계절에 따라 할인행사를 하며 인근 소규모 안경원의 고객들을 잠식해 가고 있다.
자신들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나만 잘되면 된다'식의 무차별적인 홍보를 해댄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현실로 인해 너나할 것 없이 많이 힘든 상황인데 말이다.
또 대형 안경원들은 근무하는 안경사가 여러명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돌아가면서 휴일을 사용하고 있다. 구정 하루, 추석 하루 문 닫고 쉬는 것을 보며 '소규모 나홀로 안경원만 너무 열악한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구나'라는 위화감 마저 든다.
이렇 듯 우리 안경업계의 근무 여건이 열악하다보니 안경광학과를 졸업하는 새내기 후배 안경사들이 주 5일제에 주말에 쉴 수 있는 안경과 관련없는 다른 업종의 회사로 취업을 하는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거 보건대학의 선호 1순위 학과였던 안경광학과가 현재는 거꾸로 뒤에서 1~3위권에 랭크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안경사들이 사회에서 준 의료인으로써의 지위와 명예를 얻으려면 선배 안경사들이 각성해야 한다. 일본의 여류작가 미우리 아야코 같이는 못하더라도 서로 조금씩만 '배려'하는 마음들을 갖기를 소망한다.
※ 본면의 외부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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