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 영 옥 평택 안경매니져 원장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순간적으로 판단하고 식별해내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을 동체시력이 좋다고 하는데, 이들은 달리는 차 안에 있는 사람의 얼굴을 남보다 더 잘 확인하기도 한다.
날아오는 공을 잘 받아치고 상대의 펀치를 잘 피하는 등의 순간 대처능력이 좋은 편이다. 까닭에 뛰어난 운동선수 중에서 동체시력이 좋은 사람이 많다. 또 속독을 하는 사람들 역시 동체시력이 우수하다. 속독은 한 페이지를 보며 대각선 아래로 읽어나가는 방식이다. 순식간에 모든 글자를 파악하여 읽어내기 때문에 뛰어난 동체시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동체시력이 좋으면 빠르게 움직이는 문자나 물체를 볼 수 있는 능력이 남보다 뛰어날 수밖에 없다. 매우 빠른 속도의 공을 봐야 하는 야구선수, 탁구선수 등의 동체시력은 일반인보다 뛰어난 경우가 대부분이다.
야구 경기에서 투수가 던진 공이 타석에까지 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0.4~0.45초다. 시속 150km 전후의 속도로 다가오는 공을 보며 타자는 0.2초 내에 구질을 파악해 스윙 여부를 결정해야 하므로, 타자의 동체시력은 타율과 직결될 수 있다. 동체시력(DVA, Dynamic Visual Acuity)은 일반적으로 시력을 측정하고 말하는 정지된 상태로 보는 정지시력(SVA, Standing Visual Acuity)과는 별개의 것이다.
■동체시력 발달시기와 관리
동체시력은 5~10세 사이에 빠르게 발달을 한다. 15세~23세 전까지 최고 절정에 이른 후 나이가 들수록 점차 떨어진다.
그러나 개인의 노력에 따라서 동체시력을 키울 수 있다.
야구선수들이 동체시력의 향상을 위해 날아오는 테니스공에 적힌 손톱만한 숫자를 읽는 훈련을 한다거나 일부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시각 기능 향상 전문가를 두고 관리를 하고, 어떤 선수는 동체시력을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시즌 중에는 인터넷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동체시력 능력은 지하철과 버스 등 차량 안에서 차량의 속도에 따라 차량 밖의 간판이나 역명을 얼마나 제대로 읽을 수 있는지 파악하거나 날아다니는 파리를 눈으로 추적할 수 있는지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측정해 볼 수 있다.
또 상대방이 줄넘기를 하는 동안 돌린 줄의 회전수를 맞힌다거나 탁구 경기를 보면서 공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것도 자신의 동체시력 능력을 점검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성장기 때 운동을 많이 한 사람이 동체시력이 좋아지는 것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동체시력 향상시키려면
동체시력이 좋아지려면 외안근의 근육을 균형 있게 발달시켜야 한다.
이는 운동이나 훈련을 통해서도 가능하고 안경으로 하는 직접적인 교정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다. 우선 교정시력이 정확해야 하고, 카메라의 줌에 해당하는 조절능력과 조절속도가 뛰어나야 하고, 눈동자를 돌리는 능력인 이향 안구운동과 동향안구운동이 뛰어나야 한다.
가까운 곳과 먼 곳을 반복적으로 보는 연습을 하거나 안경렌즈 4개(2쌍, +와 -가 각각 다른 도수의 쌍)로 구성된 flipper로 번갈아 가면서 자극하는 조절과 이완 연습 훈련으로 안구 조절 운동을 하면서 향상시킬 수도 있다. 이와 더불어 안구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해주는 훈련도 필요하다.
필자의 고객 중에 시력교정 수술을 받은 사람이 있다. 그는 골프를 나갈 때는 수술 전에 착용하던 도수의 안경을 꼭 착용을 한다고 한다.
시력교정 수술을 했으므로 당연히 사물을 보는데 불편하지만 전에 착용하던 안경을 착용하면 필드에서 거리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서 안경을 착용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예는 아주 유능한 야구선수가 시력교정 수술 이후에 타율이 떨어지는 바람에 현역에서 안타깝게도 은퇴를 했는데 그의 경우, 수술 후 외안근의 불균형을 극복하지 못해서 동체시력 능력이 저하된 것이 원인이라고 여겨진다.
이럴 경우, 도수가 있는 안경이나 프리즘 렌즈를 이용하여 거리감을 좁혀주는 동체시력 향상 훈련을 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