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파괴' 서울O안경원, 경기·인천 분점 오픈 예정
인근 안경원들 "제살깍기 경쟁 불가피… 결국 공멸"


반값할인으로 유명한 서울 'O' 안경원이 경기도와 인천 지역에 분점을 오픈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변 안경원을 비롯한 해당 시도지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익명의 제보자에 따르면 " 'O' 안경원은 경기 지역 1곳과 인천 지역 1곳에 이미 오픈을 확정에 인테리어 공사중이며, 주변 안경원 원장들간의 대책논의가 심각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미 해당 안경원은 서울지역에서 과도한 할인 판매 정책을 고수하며 이미 3호점이나 오픈해 있는 상태"라며 "현재도 블로그에 7,8월을 맞아 콘택트렌즈, 안경렌즈, 안경테 할 것 없이 그야말로 반값에 판매중에 있어 주변 안경원들 뿐만 아니라 안경사 전체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떨어질 것으로 우려 된다"고 말했다.

'O'안경원은 이미 수년전부터 할인판매 정책을 실시하며, 블로그를 통해 '도매가 판매'라는 슬로건을 내걸어 콘택트렌즈, 안경렌즈 가격을 공개하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붙잡고 있었다. 실제 블로그 확인 결과 많게는 시중보다 50% 가까이 할인해 판매 중에 있었다. 또 해당 안경원에서 구입한 소비자들이 개인 블로그에 구매 후기를 포스팅 했는데, 이중에는 모바일 메신저나 문자 메시지로 주문과 결제를 받고 배송까지 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협회 측에서도 이러한 영업방식에 대해 법적 혹은 협회 차원에서의 제재가 사실상 불가해 지켜 볼 수 밖에 없다. 서울시 안경사회 관계자에 따르면 "안타깝지만 'O'안경원에 대해서는 손 쓸 방법이 없다. 우리도 백방으로 제재 방법을 찾아 봤지만 현행법상으로는 도저히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주변 안경원들 반응은 더 심각하다. 'O'안경원 인근 A원장은 "가뜩이나 경기도 안좋은데 가까운 안경원서 대폭 할인 정책을 하는 것도 모자라 온라인으로도 홍보를 해대니 매출 타격이 엄청나다"며 "몇 년째 지켜보고만 있다. 단골손님들 마저 단가에 불만을 표하는 손님도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오픈 예정지역 안경원 B원장은 "오픈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밤잠을 설칠 정도다. 안그래도 경쟁 안경원들이 빽빽히 들어선 상황에서 'O' 안경원까지 들어온다면 제 살 깎아 먹는 가격경쟁이 치열해질 것이 뻔하다" 이어 그는 "안경사의 전문성과 서비스 제고가 아닌 단순 가격경쟁은 누가 빨리 망하는지 경쟁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이들 안경원에 제품을 납품하는 공급업체 입장도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국산 콘택트렌즈 C제조업체 관계자는 "우리도 '어느 안경원이 우리 제품을 50% 할인해서 판매한다'는 내용은 들어서 알고 있다. 그러나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해당 안경원에서 수익을 포기하고 스스로 마진율을 낮춰서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우리에게는 금전적으로 큰 손해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D업체 관계자는 "우리 제품을 싸게 판매한다는 것이 그다지 기분이 좋지는 않다. 그러나 일부 영업사원들은 당장 주문량이 늘어나고 물건이 많이 깔리게 되다보니까 암묵적으로 눈감아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일부 안경원들의 무분별한 할인 정책이 단순히 안경원들간의 감정 싸움이나 매출 관련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안경원 신뢰 문제로 불거질 수가 있어 안경사 조직 전체에 대한 이미지 추락이 심히 우려된다는 것이다.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안경원들의 과도한 할인 판매가 나쁠 것이 전혀 없다. 똑같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는 것이므로 소비자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이러한 안경원들이 많아지면 많아 질수록 안경업계는 공멸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경기도 안경사회 E임원은 "협회일을 십수년간 해오면서 많은 일들을 겪었다. 그 와중에서도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후대 안경사들의 사회적인 처우와 환경 마련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다" 이어 "하지만 현재 안경원들간에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상황들은 미래에 안경사라는 직업이 유지될 수 있을지 심히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온라인, 백화점, 면세점, 해외직구 등 안경업계 업권을 위협하고 있는 요소들이 산재해 있다. 이와 더불어 내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소매업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상생없인 안경원의 미래도 어둡다. 서로 간의 이해와 배려를 통한 안경인들의 소통과 단합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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