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석호 광주시안경사회장
회원 대접하는 마음으로
보수교육 준비, 만족 높아
안경사 화합의 장 앞장
【광주=노민희 기자】 광주광역시 내 안경원 322곳에서 근무하는 안경사들의 근무환경 개선, 역량 강화 등을 위해 애쓰고 있는 김석호 회장은 18대에 이어 19대까지 광주시안경사회장을 맡아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협회부터 안경원 운영과 17년째 대학 강의까지 잠시도 쉴 틈 없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김 회장은 "내가 해야할 일이 있고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어 즐겁다"며 활기찬 모습이다. 올해로 벌써 5년째 광주시안경사회를 위해 일하고 있는 김석호 회장을 만나 그동안 광주시안경사회가 걸어온 길, 올해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안,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단축근무제, 휴무제 등 도입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들었다. 현재 진행상황에 대해 설명하자면.
▲휴무제는 시행한 지 3개월 정도 됐고 영업시간 단축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10개월째 접어들었다. 그동안 시행성과에 대해 자평하자면 낮은 점수를 매길 수밖에 없다. 우선 광주시 안경사들의 근무여건 개선만을 생각하다보니 회원들 한 명, 한 명의 사정까지 고려하지 못한 내 불찰이었다. 처음에는 의무적으로 쉬게 하고 근무도 9시까지 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했는데 혼자 안경원을 운영하는 회원들의 반발이 있었다. 그 뒤 상권별, 안경원별로 어느정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단축근무제나 휴무제를 약간 수술했다. 그리고 홍보물을 돌리고 지역 라디오광고를 실시하고 일일이 회원들의 동의서를 받은 결과 지금은 단 10여 곳 정도만 제외하고 모두 잘 따라와준다. 과거와는 다르게 변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회원분들에게 이 점에 대해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다.
―회원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 솔선수범했다던데…
▲그렇다. 광주시안경사회 회장을 연임하면서 첫 번째 목표로 세웠던 것이 단축근무제였다. 이미 오래 전부터 난 9시까지 근무하는 것을 시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 시간 정도 일찍 안경원 문을 닫는다고 해서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우리 직원들은 월차, 조기퇴근, 정기휴가 등을 적절하게 사용하면서 업무에 대한 의지를 한 번씩 재충전한다. 그래서인지 쉬고 나오면 더 열심히 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내 경험을 회원들에게 알려주면서 공감을 얻기도 한다.
―보수교육이 진행되던 시기에 회원들 사이에서 비용이나 일정 등의 크고 작은 논란이 있었다. 이에 대한 김 회장의 생각은.
▲전임 회장부터 지금까지 노력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보수교육에 대한 인식 재정비였다. 보수교육을 회원들이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면서 편의를 느껴야 하는 중요한 행사 중 하나다. 회원들이 지불한 소중한 돈으로 운영하는 만큼 교육을 들으면서 대접받는다는 느낌을 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식사제공과 다양한 편의시설 확보는 물론 고급스러운 장소를 물색·대관하고 실력있는 외부 강사를 영입하는 등 노력했다. 안경사 보수교육 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를 끊임없이 한 결과 보수교육 강평회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하고 회원들의 만족도도 높이는 등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보수교육 현장에서 함께 진행되는 수주회에 대해서도 논란이 꽤 많은 것으로 안다. 단순히 협회가 별도의 수익을 얻기 위해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행사가 아니라 교육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안경원 매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찬성하는 입장이다. 실제로 광주시 보수교육과 수주회도 내가 말한 취지로 진행하고 있다.
―회원들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활발한 교육사업을 펼치고 있다.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서울이나 수도권에서는 안경관련 기업에서 진행하는 교육이 자주 열리는 것으로 안다. 물론 가끔 지방에서도 세미나와 순회교육을 실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횟수나 수용인원이 적다. 그래서 우리 광주시안경사회는 역으로 안경관련 업체 교육 담당자들을 초청해 월 1회 무상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4월부터 6월까지는 니콘에서 누진렌즈 및 기능성렌즈에 대한 교육을, 지난 달에는 쿠퍼비젼에서 토릭렌즈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한 강의당 20~30명의 회원을 초청하는데 반응이 좋다. 서울로 굳이 가지 않아도 양질의 교육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회원들의 단합을 위해서도 시행하는 정책이 있다면.
▲스포츠를 좋아하는 성향 탓인지 회원들간의 유대관계 강화를 위해 볼링, 등산, 마라톤 등 동호회를 만들고 1년에 한 번 지부장배 골프대회를 여는 등 다채로운 활동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사실 전 세대의 안경사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다. 이들을 한 데 모으고 같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우리 협회 임원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일종의 다리역할을 하는 셈이다. 동호회뿐만 아니라 소모임을 자주 열어서 젊은 안경사들도 협회 일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 분회를 없애면서 회원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고 있다.
―대학 강의를 17년째 하고 있다.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나.
▲현재 동아보건대와 광주보건대 두 곳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안경광학 관련 강의를 맡아 진행하고 있다. 나의 모교에서 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한 지인이 강의를 해보지 않겠냐고 제의한 것이 계기가 돼 벌써 17년동안 강단에서 많은 학생들을 만나왔다. 사실 내가 안경광학과를 졸업한 1호 안경사 중 한 명이다. 그래서 더 대학강의에 열정과 애착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지인이 처음 강의를 부탁할 때 재학생과 졸업생 즉, 현장에서 뛰고 있는 안경사들과 연계하고 현장에서 일어나는 생생한 경험담과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전달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래서 내가 강의할 때는 안경원을 운영하면서 겪은 고객들과 클레임 대처 노하우와 협회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등 현장을 녹여낸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을 안경원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게 하면서 졸업 전 현장경험을 익히는 데도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 광주시안경사회가 겪는 최대 애로사항은 무엇인가.
▲아마 대부분 공감할 것 같다. 바로 젊은 안경사들이 갈수록 줄어든다는 점이다. 타지역에서는 안경광학과를 졸업하고 안경사로 잠깐 근무하다가 다른 직종으로 빠지는 등 이탈자가 늘고 있다고 하는데 광주지역의 경우 안경광학과 졸업생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한 해에 100명, 많게는 150명까지 졸업자를 배출해냈었는데 현재는 50명이 되지 않는다. 졸업생이 적다보니 각 안경원에서는 구인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안경광학과 학생들을 자주 만나다보니 얘기를 나눌 기회가 많은데 안경사에 대한 열정이나 애정이 많이 옅어진 것 같아 아쉽다. 신입 안경사들에게 열정과 의지를 다시 불어넣어주는 것도 우리 선배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근무환경 개선에 더 많은 열정을 쏟고 있는 것이다.
―안경업계는 여전히 가격파괴, 저가경쟁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책은 없을까.
▲안경사는 소명감과 애착이 있어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직업이다. 단순히 돈벌이와 생계유지로만 현업을 이어가는 것에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꾸준히 파악해야 하고 스스로 전문성을 향상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준의료인이라는 생각이 항상 각인돼 있어야 한다. 당장 눈 앞에 이익을 바라보는 것보다 자기계발을 통해 장기적인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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