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민희기자

노 민 희
fneyefocus 기자

사람은 누구나 해가 지날수록 발전하기 마련이다. 사람이 기획하고 진행하는 전시회도 마찬가지다. 기존에 마쳤던 전시회의 실수와 보완해야 할 점을 학습하고 다음 전시회는 이전보다 조금이라도 더 낫게, 완벽에 가깝도록 계획하기 때문에 단 1%라도 발전할 수밖에 없다.

올해 다녀온 북경전시회가 내게 주는 인상이 그랬다. 2014년, 지금으로부터 2년 전 북경전시회에 첫 취재를 다녀왔을 때와는 느낌이 사뭇 달라져 있었다. 물론 중국이 주는 특유의 이미지와 저가를 고집하는 현지 바이어들은 여전했지만 말이다.

전시회 특성상 하루하루 흘러갈수록 방문하는 사람이 적어지는 것이 불문율이라지만 셋째날 정오까지 전시장이 북적거리면서 활기를 띄었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바이어들이 모인다는 1관같은 경우에는 마지막까지도 좋은 제품을 찾아내려는 인파들로 특정 부스는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전시회장에서 만난 국내업체의 한 대표도 "작년, 재작년과 비교해도 올해 참관객이 좀 많은 것 같다. 활기있다"고 말했을 정도.

또 2년 전보다 고급스럽게 인테리어 된 부스도 더 많이 눈에 띄었다. 자사만의 브랜드를 어필하기 위해 아낌없이 투자한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였다는 뜻이다. 부스 내 테이블과 안경, 선글라스를 진열해놓은 쇼케이스는 물론 부스 주변도 남달랐다.

그밖에도 부스 앞에서 악기를 연주하거나 커다란 드럼통에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 등 보는 즐거움이 가득했다. 전시회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으면 어떠랴. 바쁘게 움직이는 와중에 그들의 연주를 들으며 한 걸음 쉬어갈 수도 있을테고 어떤 그림을 완성할 지 잠시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 될 수도 있다. 말 그대로 축제의 장이기 때문이다.

이쯤되니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대구국제안경전(이하 디옵스)과 오버랩이 된다. 전시회 규모와 내용, 진행방식 등은 차치하고라도 참관객들의 시선을 홀릴만한 특별한 무언가가 있었는지 생각해봤다. 매년 안경디자인 공모전도 열고 세계 석학들의 학술대회도 진행하고 있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전시장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잠깐이라도 발길을 멈추고 찬찬히 둘러보고 싶은 그 무엇인가가 조금은 결핍돼 있는 것 같다. 첫째날과는 달리 휑한 분위기의 셋째날이 그를 입증하듯 말이다. 내년 4월 디옵스가 개최된다. 1%라도 발전한 전시회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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